WWDC, 굿바이 Objective-C 굿럭 iOS X 1.0

올해 애플 개발자 콘퍼런스인 WWDC의 주요 테마는 바로 ‘소프트웨어’였다.

기대했던 새로운 하드웨어는 없었고, 모바일 시장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안방 사수’를 위한 결과물들이 대세를 이루었다. 그 중에서도 SW 개발자에 대한 중요 꼭지를 많이 담아 내었다.

올해도 라이브 스트리밍을 해주어서 애플에 대한 애정으로 야밤에 아이패드를 켜 놓고 시청을 하였다. 솔직히 간간히 졸기도 했지만… 

웬만한 뉴스 기사들이 발표 내용에 대한 요약 및 전달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그동안 해왔던 대로  ‘데블스 애드버킷(devil’s advocate·의도적으로 반대 의견을 말하는 사람)’ 역할의 측면에서 한번 바라보고자 한다.

우선 키노트 동안 즐거웠던 건 2013년 처음 등장해서 간간히 멋진 유머를 구사한 Craig Federighi가 올해는 거의 모든 프리젠테이션을 혼자 다 했다는 점이다. 작년에 앞으로 계속 나올 거라고 예언했었는데 적중!

키노트 도중에 이런 깨알 같은 유머 너무 좋음~ Thanks Craig~ (이 아저씨 팬이 될 것 같은 예감…)

Good luck, iOS X 1.0
작년에 이어 OS X Yosemiti 그리고 iOS8이 새로 선보였지만, 실제로 iOS7을 스마트폰, 패드, PC를 하나의 OS로 묶는 일종의 락인(Lock-in) 솔루션으로 보인다.

연속성(Continity)이라는 개념 아래 기존 아쿠아에서 iOS7에서 적용했던 플랫 디자인을 채용한 점, 폰 메시지 및 전화를 맥에서 받을 수 있는 점, iCloud Drive 등을 통한 폰과 패드 및 PC의 작업 동기화 등은 기존의 애플 제품 사용자를 더 편리한 환경에서 도저히 떠나지 못하게 하는 전략이 될 것 같다. 

근데 아이폰, 좀 커진 아이폰(iPad), 더 커진 아이폰(OS X) 세 개나 똑같은 디스플레이를 가지는 게 과연 소비자에게 이득이 될까?

나 처럼 윈도8 PC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아이패드 미니를 쓰는 다양한 경험을 하는 대다수의 일반인들이 과연 불편해서 이 조합을 쓰고 있는 것일까? 애플 제품은 강하게 결합된(Highly-coupled) 편리한 솔루션이지만, 모든 디스플레이가 변화가 없고 일관된 사용자 경험이 과연 재미있는 걸까?

스마트폰과 PC의 연속성을 해결해주는 기술 솔루션은 얼마든지 있다. 특히, 최근 웹 기술이 이런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데 멀티 플랫폼을 아우르는 솔루션이 대세가 될 것인지 강력한 폐쇄 플랫폼 결합이 우세할지 앞으로 주요 관전 포인트 일듯.

자신감인가? 쫓기는 것인가?
팀 쿡은 키노트 중 2가지의 외부 경쟁사 비교 도표를 보여 주었다. 하나는 매머릭(51%)과 윈도8(14%)의 사용자 적용 비율, 그리고 iOS7(89%)과 안드로이드 Kitkat(9%)의 설치 비율이다.

자신들의 운영 체제가 얼마나 훌륭하고 많은 사용자가 빠르게 구매 및 적용하는지, 안드로이드의 파편화 시스템이 얼마나 사용자에게 안좋은지를 부각하고자 하는 슬라이드였다.

하지만, 비교를 당한 입장에서는 그렇게 1:1로 비교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윈도 사용자는 맥 사용자의 20배나 되고, 윈도 8 사용자는 4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수 많은 호환 기종에 다양한 요구와 경제 수준을 가진 전 세계 시장에서 맥은 여전히 마이너이고, 통제 가능한 플랫폼에서 그렇게 높은 수치도 아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의 경우다 마찬가지다. 2013년의 시장 점유율 수치를 보면 iOS 탑재 단말기의 4배가 달하고, 이 숫자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추세다. 하이엔드 기반 선진국의 모바일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고, 흔히 신규 시장이라고 불리는 중국, 남미, 동남아시아 등으로 이전 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애플이 앞으로 선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애플이 80년대 과거 PC 시장에서의 혁신과 실패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기존 사용자 베이스 안에서 머물기 보다는 뭔가 새로운 혁신이 과감하게 필요할 것 같다.

굿바이 Objective C! 굿모닝 Swift~
신규 iOS와 OS X에는 많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있었고, 4,000여개 이상의 API가 추가되었다. 특히, 폰을 통해 건강 데이터 수집을 용이하게 하는 HealthKit, 집안의 제 3의 외부 기기와 연동을 위한 HomeKit 등은 IoT(Internet of Things) 시대를 앞둔 포석이라고 보여진다. 특히, 개발자들의 백엔드 지원을 위한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CloudKit도 개발자들을 묶어 놓기 위한 중요한 계획 중 하나…

그런데, 문제는 바로 개발자들을 뻥찌게 만든 발표가 있었는데 바로 ‘Swift’라는 새로운 언어의 발표이다. 

Objective C는 거의 30년이 된 언어이고 애플에서 주요 개발 언어로 채용된것도 20년이 넘는다. Swift는 현대적 프로그래밍 언어들이 가진 요소들이 대거 채용이 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새로운 언어 발표가 사실은 가두리 양식의 대표적인 사례라는 건 인정해야 할 듯 싶다.

썬이 자바를 만든 이유도, 마이크로소프트가 C#을 만든 이유도 비슷하다. 최근에 구글은 Go, Dart 같은 언어를 만들어 내고 있고 페이스북도 PHP를 개량한 Hack을 만들었다. (Mozilla의 경우, Rust라는 언어를 만들긴 했다.) 가히 프로그래밍 언어 춘추전국시대인데 애플의 가세가 플랫폼 전략에 약이 될지 실이 될지는 또한 두고 볼 일이다.

아무튼 발표 끝나고 가장 많이 트윗된 아래 짤방이 모든 것을 대변해 준다.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큰 IT 업체 중 하나이고, 기술 혁신의 주체이다. 올해 발표는 자신의 생태계의 생태계를 잘 규정하고, 그 특유의 디테일이 정말 잘 드러난 것 같다. 하지만 시장 경쟁에서 안주할 것인가? 나아갈 것인가? 그 사이에서 방황하는 느낌 그리고 더 이상 와우(Wow)는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자세한 키노트 현장 사진 및 내용은 The Verge의 라이브 블로그를 참고하시길…

예전 WWDC 키노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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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생각

  1. 이건 반대를 위한 반대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디바이스간 통합, 사용자 경험을 동일하게 가져가는것은 득이되면 득이되지 실이 될 일은 없습니다. 특히 이곳 미국시장소비자의 특성 상 매우 가치있고 바람직한 부분입니다. 윈도우 + 안드로이드 + 아이패드? 사용하는데는 문제가 없지요. 단지 너절하고 귀찮을 뿐.

    스위프트의 공개는 화룡정점입니다. 자신의 부족한 곳, 개발자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짚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언어 자체는 오픈소스로 공개를 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파괴력이 잇습니다.

  2. 이 분이 서두에 이미 데블스 에드버킷이라는 관점이라 이야기했네요. ㅎㅎ 사실 미국처럼 애플 사용자가 많은 곳은 편리할 것이라 생각되지만 한국 또는 나머지 안드로이드 대세인 곳에서는 방어 전략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점은 대체적인 분석인듯…

    애플이 자기 플랫폼에서 기술 혁신은 너무.잘.한다는 점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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