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안드로이드 공정위 제소의 논점들

네이버와 다음이 구글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지배적 사업자의 권한을 남용하여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통사에 검색창 탑재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지난 주 국내 IT업계 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즈에도 소개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문제는 업계에서 다양한 논의가 있었던 사안이지만 일단 공은 공정위로 넘어갔고, 앞으로 업체들간의 치열한 법리 논쟁이 있겠지만 여기서 기술과 비지니스 상의 몇 가지 논점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구글은 모바일 OS의 지배적 사업자인가?
과거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윈도의 영향력을 이용해 전혀 다른 시장인 웹브라우저(IE)와 미디어 소프트웨어(WMP)를 끼워팔기에 불공정 행위로 처벌을 받은 바 있다. 따라서,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 OS의 지배적 사업자인가 하는 점은 중요 쟁점이다.

일단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만들기는 하지만 그것을 판매 하지는 않는다. 알려진 바로 소스코드는 공개되어 있고 어느 제조사나 자사의 휴대폰 OS에 탑재할 수 있다. 따라서, MS 윈도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MS와 OEM사와 같이 운영체제를 구매하지 않는다는 것이 큰 차이다.

모바일 OS의 범위에 대해서도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를 위시한 일명 스마트폰 OS와 국내 이통사가 그동안 제공해 온 피쳐폰을 포함할지도 관건이다. 얼마전 법원은 네이버가 검색 시장에 점유율이 높을 뿐 인터넷 업계 전체로서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아니라는 판결을 내 놓은 바 있다.

기본 검색창 선택은 제한 받고 있는가?
제조사나 이통사가 안드로이드폰을 제조할 때 구글 이외의 회사로 기본 검색창 선택을 제한 받고 있는지도 관건이다. 하지만, AT&T가 모토롤라와 첫 안드로이드폰을 만들 때 야후를 선택한 바 있고, 중국에서는 바이두를, 버라이존에서 출시한 삼성 갤럭시S는 Bing을 선택하였다.

국내에서도 LG전자가 옵티머스Q를 내놓을 때 네이버를 기본 검색으로 채용하기도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구글이 호환성테스트(CTS)를 늦게 해주어 2주 정도 지연 출시된 적도 있는데, 이번에 공정위 제소의 결정적 증거를 여기서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왜 제조사는 네이버와 다음을 선택하지 않는가?
지금까지 상황으로 본다면, 제조사들은 이통사들의 요구에 맞추어 검색 엔진을 바꾸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국내에서 출시되는 안드로이드폰들은 네이버나 다음이 아닌 구글을 선택하는 것일까.

구글은 자사의 검색 엔진을 택하는 벤더들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비지니스를 수행해 왔다. 예를 들어, 아이폰(사파리), 파이어폭스, 오페라 등 웹 브라우저에 구글이 기본 검색으로 되어 있고 이에 대한 트래픽에 대한 수익을 배분하는 계약을 했다. 과거 DELL의 PC에 구글 검색 SW를 탑재하는 조건으로 수익 배분 계약을 한 적도 있다.

따라서, 휴대폰 제조사와도 유사한 수익 배분 계약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과 LG 같은 글로벌 제조사가 전 세계 최대 검색 점유율을 가진 구글과 수익 배분 계약을 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고,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또 다른 수익이 생기는 것이라 거절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럼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이쯤되면 구글이나 제조사/이통사가 비지니스적으로 풀어온 문제에 네이버와 다음이 딴지를 걸고 있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오픈 소스이긴 하지만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실질적인 개발사로서 기술 지원을 맡고 있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손해나지 않는 만큼(?) 구글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여전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작년 9월 미국 유명 위치 정보 서비스 업체인 스카이훅(Skyhook)은 이번 경우 처럼, 구글이 이통사에 압력을 넣어 자사의 서비스를 안드로이드폰에서 배제하도록 불공정 행위를 했다고 법원에 고소하였다.

특히, 얼마 전 구글은 올해 태블릿의 모태가 될 허니콤(안드로이드 3.0)의 경우, 제조사에게 특별한 라이센스 계약을 요구하면서 소스 코드로 공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아이패드를 방어해야 하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구글이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기란 쉽지 않다.

즉, 구글은 개방 플랫폼이라는 명분과 수익이라는 당근으로 문제의 본질을 교묘히 흐리고 있다.

구글은 똑똑하다. 실력으로 승부해야…
지금까지 살펴 본 바로 공정위에서 조사를 시작 하더라도, 구글과 제조사 사이의 관계 혹은 계약이 검색 엔진 선택에 있어 불공정 행위에 해당하는지 밝혀 내기란 쉽지 않다. 제조사 조차도 부인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듯이 여론을 환기하고, 앞으로 좀 더 투명한 비지니스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만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네이버와 다음 스스로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선택을 받도록 노력하고, 모바일 서비스 각 영역에서 구글과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해 제조사의 선택까지 받을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은 자명하다.

파이어폭스의 경우도 지난 2006년 아시아 4개국에서 야후를 기본 검색엔진으로 변경했다가, 사용자의 불만이 거세져 다시 구글로 바꾼 적이 있다. 사용자 선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점이다.

전 세계에서 구글이 1위가 아닌 나라는 중국, 대만, 한국, 러시아 뿐이다. 다수의 데스크톱 사용자가 선택한 검색엔진을 모바일에서 쓰지 못한다면 사용자의 불만이 거세질 것이다. 국내 업체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경쟁에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번 제소가 새로 만들어진 모바일 생태계에 무임 승차하는 모습이 아닌 진정한 공정 경쟁을 위한 출사표가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본 글은 개인적인 의견으로서 본인이 속한 Daum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사실 여부 확인과 투자 판단 책임은 전적으로 독자에게 있습니다.

Update. 구글의 공정위 제소건은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무혐의 판정이 났다. 하지만, 유럽연합은 같은 이유로 구글을 제소하였고.. 아래와 같이 반독점 혐의로 기소하였다. 이에 공정위의 과거 결론이 적법했는지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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