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이야기

학회 하루 전이라 시간을 내어 아테네 주요 유적을 돌아 다녔다.

틀에 박힌 여행기보다는 간단한 몇 가지 소감 위주로 이 동네 분위기를 전해 볼까?

우선 이 동네 너무 좁다. 딱 하루면 중요 코스는 다 돌아볼 만큼  모두 모여 있고 걸어서도 충분히 볼만하다.

서울의 경복궁과 시청 사이 정도에 거의 다 있다고 보면 된다. (물론 고대 그리스 역사와 관련해서 심층적으로 돌아보려면 어림도 없겠지만… 역사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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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로폴리스에 올라서면 회색 도시 아테네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내 곳곳이 유적지
우선 로마와 거의 비슷한 느낌이다. 시내 어디를 둘러봐도 가는 곳 마다 유적지이다. 지하철 역사안에도 발굴 한 곳이 있고, 철로 주변에도 발굴 하다 만 곳이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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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사에 있는 발굴 지역

시내에도 오래된 그리스정교회 교회들이 많이 있고 웬만하면 도리아식 건축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다운타운 역시 유적지라서 그런지 개발한 흔적도 거의 없고 지하철도 3개 노선만 운행되고 있다. 그나마 중심지역만 지하이고 나머지는 철로로 운행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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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내려서 호텔 찾아 들어오는데 여기가 다운타운 맞나 의심이 들정도였다. 길도 아주 좁고 건물도 오래됐고 딱 유적 도시이다.

수학 공식 같은 아테네 시내
그리스는 영어의 원류가 된 헬라어(그리스어)를 사용한다. 그리스 문자는 주로 수학 시간에만 보았던 관계로 모든 표지판이 수학 공식 처럼 보인다.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머리가 좀 아플 듯… 갑자기 코사인 함수와 수열이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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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영어 알파벳과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대조해 가면서 읽어 보면 1시간 정도면 지명 읽는 데 큰 무리가 없다. (지도와 지명을 세 번을 번갈아 봐야 했던 이태리어나 프랑스어 보다는 훨씬 좋다.)

개들의 파라다이스
이렇게 시내에 개들이 많은 도시는 처음 봤다. 그것도 작고 귀여운 애완용 개들이 아니고 큰 놈들이다. 그런데 순하기는 하나 같이 거의 어린 양 수준이다. (짖는 놈을 본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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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로폴리스 등 중요 유적지에는 거의 개들이 판을 치고 있고 팬더 보다도 더 귀찮은 지 거의 누워서 잠을 자고 있다.

유적지라면 아마 관리소에서 기르는 개들 같은데 시내에 있는 개들은 주인 없는 것 같은데도 그렇다(순하다). 관광객들에게 길들여진 것 같은데 이젠 귀찮아 할 정도. 시내에 새벽에 들어왔는데 버스에 내리자 마자 큰 개 한 두놈이 무심히 지나가서 깜짝 놀랬었다.

유적들은 복원 중
아테네 주변에는 몇 개의 언덕(Hill)이 있는데 사실상 돌산이라고 보면 된다. 아무래도 학부 전공이 지질학이다 보니 ‘돌’에 관심이 많이 간다.

아크로폴리스 주변은 편암 종류의 각력암/사암들이 보이는데 정상에는 주로 석회암으로 되어 있었다. 사실상 침식에 무방비 상태인데도 오랫동안 잘 버티고 있는게 신기할 정도. 하지만 기반암이 변성암류에 속하기 때문에 산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 같다. 따라서 천혜의 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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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대리석으로 지어진 유적들인데 이들 또한 부분적인 복원이 진행 중이었다. 설명 표지를 보면 니케 신전은 일단 복원한 뒤에 헐었다가 다시 짓고 있는데 석재를 고정시키는데 사용한 금속제 연결 기구가 점점 산화되어 대리석을 내부에서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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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로폴리스 아래에서 석재를 운반해서 위에서 직접 복원 작을 하고 있다.

그리스 인구의 1/3이 집중된 수도 아테네는 대기 중에 있는 아황산 가스의 작용으로 건축물의 소재인 대리석이 서서히 석고로 변질되어 기둥이나 들보에 금이 갈 뿐 아니라 붕괴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리스 주변에는 수 많은 대리석층들이 있는데 이 유적들이 과거에는 백색의 대리석이었다고 생각하니 햇빛에 반사되어 눈을 못 떴을 정도였을 것 같고 그렇다니 엄청난 감동이 밀려 온다.

로마 시대와 이슬람 시대 그리고 세계 대전을 거쳐 지금은 폐허처럼 보이는 것이 또 나름의 운치가 있지만.

아쉬우니 유적 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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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유로짜리 티켓을 사면 로만 아고라, 고대 아고라, 제우스 신전 및 아크로폴리스까지 주변 유적지에 입장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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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테논 신전에서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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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신전에서 바라본 아크로폴리스. 104개 기둥 중 14개만 남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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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 중인 디오니소스 극장. 아크로폴리스 바로 아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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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국회 의사당 수비 의장대. 런던에도 있고 서울에도 있는 부동자세 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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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대학의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상 앞에서

거의 돌아보고도 시간이 남아서 누구나 추천하는 포세이돈 신전이 있다는 수니온곶에 갔다가 저녁에 오려고 했는데 갑작스런 뇌우성 소나기로 맥도날드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미약한 무선 신호를 잡아 트위팅도 하고 메일도 읽고 뉴스도 읽으면서 한시간을 보낸 후 호텔로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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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이야기 (2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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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생각 (4개)

  1. 손영성 댓글:

    아테네.. 고대 인류의 흔적들속에 있으면 어떨까 싶네요.
    저는 로마 유적에서는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그 옛날 얼마나 고생해서 만들었을까하는 연민만 있을 뿐..
    좋은 학회 되세요.
    부럽네요.

  2. 윤지운 댓글:

    안녕하세요?
    저는 KT경제경영연구소 윤지운이라고 합니다.
    선생님 블로그를 통해 좋은 글 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재미있고 유익한 글 부탁드립니다.
    다름아니고 선생님 블로그 Feed를 저희 메타블로그에 가져오고 싶어서 연락드립니다.
    몇번 메일을 드렸는데 아직 답장이 없으셔서요.ㅠㅠ
    KT경제경영연구소에서 IT와 경제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글을 쓰고 계시는 파워블로거들의 글을 볼 수 있는 메타블로그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IT와 경제분야 올블로그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이트 구축의 목적은 온라인상의 지식을 공유하고 전파하기 위한 순수한 공익적인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4월 13일 쯤이면 오픈이 되는데 부디 선생님의 좋은 글이 저희 메타블로그를 통해 더 많은 독자들에게 구독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허락하신다면 꼭 답변 부탁드립니다. ^^
    KT경제경영연구소 윤지운 배상
    이메일 : yoon21st@kt.com

  3. Inuit 댓글:

    웃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
    아테네 잘 돌아 보시고, 남은 여정과 일 무사히 마치시기 바랍니다.

  4. 김희수 댓글:

    정말개가순한가요사나와보이는개같은데ᆞ강아지는없나요?마맞마미가감강가기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