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초가에 빠진 ‘플래시(Flash)’

요즘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플래시가 위험하다.

브라우저 전쟁 이후, 웹 브라우저들이 혁신을 게을리 하는 동안 세력을 키워왔던 플래시는 어느 순간 애물단지가 되어 여러 곳에서 공격을 받고 있다.

웹 브라우저 플러그인의 하나로서 멀티미디어 체험을 선사했던 이 기술은 AIR를 통해 데스크톱과 모바일 그리고 클라우드까지 경계 없이 확장하고 있지만, 웹 브라우저 업계의 복귀와 모바일 영역의 출현 등으로 벽에 부딪치고 있는 형국다.

1. 미워하는 애플
애플 CEO 스티브 잡스는 앞으로 나올 아이패드(iPad)에도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플래시 미지원을 기정 사실화 했다. 애플에서는 그동안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는 이유로 모바일에서 낮은 하드웨어 사양과 멀티 태스킹의 미지원 같은 소프트웨어 구조 같은 기술적인 문제를 들어 왔다.

물론 데스크톱 맥 운영 체제에서는 플래시 플레이어를 지원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의 플래시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 발언으로 인해 이미 비지니스적으로도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바일에서 플래시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애플은 그 주도권을 계속 쥐고 싶어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게다가 플래시와 유사한 기능을 대체 가능한 HTML5의 기술 스펙 일부에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어도비의 케빈 린치가 플래시는 아이폰에 들어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맞받아 치고 있지만 애플-어도비간 복마전에서 유리한 건 결국 HTML5가 될 것 같다.

2. 삐걱 거리는 마이크로소프트
어제 MWC2010 행사장에서 스티브 발머 CEO는 차세대 스마트폰 OS인 윈도폰 7을 발표했다. 윈도 폰 7 시리즈는 사람, 사진, 게임, 뮤직비디오, 마켓 플레이스, 오피스 등 모두 여섯 개의 허브를 가지고 있다.

각각의 허브는 사용자들이 가장 자주 활용하는 영역으로 이제 운영체제 뿐만이 아니라 콘텐츠 소비 도구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을 담고 있다. 즉, 아이폰에 대응하기 위해 게임에서 ‘엑스박스 라이브(Xbox LIVE)’와 음악에서 ‘준(Zune)’의 사용자 기능 등을 빌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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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표에서 흥미로운 점은 플래시 지원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도비에서도 확인했으며, 한달 후 MIX10 행사에서 윈도폰에서 실버라이트 혹은 플래시를 지원할지 여부가 결정될 것 같지만 희망적이진 않다.

그동안 어도비와 긴밀한 협조를 해 왔던 MS 입장에서 이러한 흐름은 이례적인데, 같은 행사장에서 오히려 어도비는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에 AIR와 플래시 탑재를 발표함으로서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3. 미숙한 W3C 표준 ‘정치’ 활동
주말 동안 W3C HTML5의 표준 활동 과정에서 어도비가 의도적으로 반대를 해서 HTML5 문서 규격 제정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이로 인해 트위터와 블로그에는 어도비를 성토하는 글이 쏟아졌다.

현재 W3C HTML5 워킹그룹에서는 스펙을 분야별로 문서를 나누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 그 과정에서 어도비의 대표인 Larry Masinter가 반대 의견을 제기했다.  HTML5 편집자인 이안 힉슨은 자신의 블로그에 이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서 이 내용은 웹 기술 관계자를 중심으로 일파만파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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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Larry가 자신의 반대는 기술적인게 아니라 일반적인 의견 수렴 과정에서 하는 절차상 의견이며, 어도비나 자신이 HTML5를 반대하거나 고의로 시간을 늦추려는 의도는 없다고 밝히면서 일단락 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그의 반대 의견을 보면 HTML5 워킹 그룹 활동 영역안에 2D Canvas 및 메타데이터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W3C 특유의 폐쇄적인 의견 교환 내용이 공개된 영역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았다는 점이다. HTML5가 투명한 표준 과정을 거치고 있는데도, 어도비가 W3C에서 흔히 하던 정치 행위로 행동했기 때문이다.

4. 멀어지는 사용자와 개발자
플래시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사용자 스스로가 아닌가 싶다. 사실상 플래시 기반 서비스가 진정한 고객의 요구에 의한 혁신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10년 전 글이지만 Flash 99% Bad (한국어 번역)에서 디자인 남용을 부추기고 웹 기반 사용성을 해치고, 웹 서비스의 핵심을 놓치게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얼마전 올라인 한 일본인 UX 전문가의 글 Flash 는 어째서 미움받는가? (한국어 번역)에서도 여전히 사용성의 문제가 있다.

클라이언트 기업측의 “무지함”를 이용해서 일을 수주받아온 Flash 제작자가 적지 않았다….사용자에의 배려를 무시한 제작자(운영자)의 자기만족이 아직도 많은 Flash 어플리케이션에 존재하고 있다. 덕분에 이렇게 사용자와의 사이에 많은 갭이 생겨나고 말았다. Flash 제작자와 사이트는 운영자는 이러한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플래시 자체 태생이 가지고 있는 성능상 문제는 개발자들에게도 비난을 받고 있다. 개발자 포럼에서 어느 곳을 막론하고 플래시에 대한 글이 올라온 곳에서는 CPU 점유율과 성능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Flash는 윈도우를 제외한 모든 플랫폼에서 퍼포먼스가 거의 재앙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게다가 정상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지요. 비 윈도우계열에서의 관점으로 봤을때 Flash는 ActiveX와 거의 동급 수준입니다. 개발자의 관점에서 쉽고 익숙하기 때문에 사용한다는 논리는 ActiveX를 옹호하는 개발편의적 사고 방식과 일맥상통 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되어 지네요.

어도비는 여전히 99%의 데스크톱 운영체제와 웹 브라우저에서 플래시를 지원하고 있다. 오픈스크린프로젝트라는 연합 전선을 이용해서 모바일과 클라우드 영역으로 자신의 플랫폼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상황은 과거와 달리 녹록치 않다. 어도비가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할지 지켜봐야 할 듯 하다.

여러분의 생각

  1. 어도비의 건투를 빕니다. 그래도 플래시 덕분에 디자이너-개발자 간의 협업이 성과(문제도 많지만)를 거두어 왔던 것 같습니다. 문턱을 많이 낮추었죠. RIA관련하여서는 실버라이트,WPF에서 Blend의 연동을 할 수 있는 디자이너들을 육성하는 것도 관건이었고. 웹표준을 잘지키는 웹디자이너를 찾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듯이, Processingjs (http://processingjs.org)로 최근 작업을 해보니까 텍스트에디터와 브라우져(그리고 자바스크립트 디버거)만 있으면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멋진 느낌이 좋긴 하지만, 적절한 IDE없이 그리고 그 것이 디자인툴과 연동이 심리스하게 되지 않는다면, 역시나 창작의 문턱을 높게 생각할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어도비는 그런 영역을 많이 개척해 왔고 de facto였던 것 같습니다. 어도비의 그런 경험이 지금의 재미난 상황에서 다른 곳에 많은 영감과 자극을 주었길 바랍니다. 생태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서식하고 있으니까요. IT의 애자일 문화만 하더라도 조직의 디자이너들을 끌어들이는 일에 아직 인색하더라구요.(그럴 여력이 안되어서 일수도 있지만요) 어쨋든 지금의 재미난 상황이 어도비를 일깨우고 도약할 수 있도록해서 더욱 팽팽한 구도가 펼쳐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2. 플랫폼 싸움에 어도비 등만 터지는군요. 이번을 계기로 어도비가 $을 써서 HW업체(e-book같은 거)를 하나 사지 않을까 싶소만…그래야 제대로 맞짱뜰 수 있을듯….

  3. 저는 플래시(플렉스) 기술을 아주 혐오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저는 플렉스(물론 다른 server-side도 하지만요) 개발자 입니다. 😛

    본문에서 언급하신것처럼, 사용자의 접근성을 해치고 퍼포먼스를 형편없이 떨어뜨리지요.
    웹관련 개발에 종사하면서 느낀 점인데, 개발자의 개발 편이성에서 기인한 문제점도 있지만, 우리나라 대다수 사람들의 잘못된 관점도 이러한 문제를 야기시킨 원인중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화면에 뭔가 움직이고, 인터랙티브한 효과가 있어야지만 제대로된 사이트라 판단을 하지요. 플래시(플렉스)를 사용하였을 경우의 단점을 설명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해도 들은척도 않하지요. 🙁

    개인적으로는 HTML5가 빨리 표준화 되었으면 합니다.
    좋은글 잘 읽고 있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4. MS가 윈도우 모바일 7에서 플래시 지원을 뺀 것은 아이폰처럼 HTML 5에 올인하겠다는 게 아니라 실버라이트를 넣었기 때문이죠. 그 점이 애플과 다르다 하겠습니다.

  5. 인프라적인 시스템의 재생산성 일까, 코드의 효율적 경제성으로 제고될 것인가, 그 많던 RIA는 다 어디갔을까?, (이런 느낌),

  6. 명확한 대안없는 비판은 그리좋아보이지 않아보입니다. 물론 저역시 잡스의 철학은 지지하지만 이번만큼은 너무 기술지향적인 사고로 접근한거 아닌가도 생각되어지네요. html5는 분명히 지금보다 나은 웹환경을 만들어주겠지만 플래시의 대안은 되지못할것입니다. http://www.thefwa.com 만 보더라도 그렇지요..공생할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지 무조건 싸잡아 몰아세우는건 기존에 아무리 좋게 보아왔더라하더라도 그리 좋아 보이진 않습니다. 그리고 애플은 플래시뿐만 아니라 실버라이트, 자바애플릿도 미지원 하지않나요? 애플이 미지원한다고 시장에서 쉽게 사장되진 않을거라 보지만..이번 이슈를 기반으로 더좋은 플랫폼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7. 아래 링크에도 나왔듯이 어도브 나름대로 노력을 하도있네요 단지 애플의 보이콧이 좀 그러네요.. 10.1버전을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http://blogs.adobe.com/conversations/2010/02/open_access_to_content_and_app.html

  8. 플레쉬란... 2010 2월 17 6:24 오전

    아무리 멋지게 만들어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리뉴얼이다 머다 해서 사이트에서 쓰지 않죠..
    사이트의 리뉴얼 과정이 끝나면 그간 작업했던 것들이 모두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일이 많습니다.

    플레쉬가 처음엔 디자인적으로 멋지다고 해서 너도 나도 할것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생산적이기 보단 비용을 발생시켜 낭비적인 요소도 꽤 많은거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겉만 멋지면 다 좋은줄 아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포장을 잘해야 물건이 잘 팔리는걸 알지만 소비자들의 눈만 높이게 되었다고 봅니다. 이제 텍스트만 보이는 사이트는 왠지 구려 보인다는..

    결국 플레쉬 툴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직업이 생겨나는 세상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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