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개 SW기반 한국형 운영체제 개발 유감

미래부에서 윈도XP 서비스 지원 종료에 따라 탈 윈도우 로드맵을 마련하고, 공개 SW기반 운영체제(오픈소스 기반 리눅스 배포판)를 만들어 행정망 컴퓨터 46만대를 교체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 기사 출처: http://media.daum.net/digital/others/newsview?newsid=20140325180111948
* 미래부 자료: http://www.msip.go.kr/www/brd/m_212/view.do?seq=117

과거 2003년경 공개 SW 데스크톱인 한컴리눅스를 우체국, 소프트웨어진흥원 등에서 (강제) 사용 시행 해봤던 경험을 모르는걸까요? 아니면, 2006년 정부 주도 리눅스 데스크톱 ‘부요’라는 실패작에 대한 교훈을 모르는걸까요? 설마 정부에서 윈도우 업그레이드 비용이나 예산이 없어서 그러는 걸까요? 정부가 특정 운영체제를 딱 정해서 그거 안쓴다 그러면 한미 FTA 위반 사안 아닌가요?

저는 오픈 소스 옹호자이며, 정부에서 다양한 운영체제(OS)를 사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개 SW의 도입
장려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왜 기존의 공개 SW 기반 데스크톱 도입 노력이 실패했고, 왜 윈도 XP 종료가 한국에서만 문제가 되고있는지 그 근본 원인을 살펴야 합니다.

그건 바로 누구나 다 아시는 ‘비 IE 브라우저를 지원하지 않는 수 많은 액티브X와 (행정 전산)공인 인증 및 인트라넷 환경과 MS오피스 및 HWP 등 특정 SW 환경에 치우친 전산 환경’ 때문입니다. 그냥 동사무소에 가서 공무원들 PC를 한번만 들여다 보면 됩니다. 윈도를 안쓰면 공무원들이 도저히 불편해서 사용할 수가 없는 것이죠. 게다가 기존의 프로그램은 (MS에서 윈도8이나 IE 상위 버전에서 액티브X를 사용하려면 불편하게 바꾸었기 때문에) 윈도XP나 IE8 이상에서는 잘 구동하지 않아 울며 겨자먹기로 업데이트가 어려운 것입니다. OS
업그레이드 비용 보다 옛날 개발된 프로그램을 손보는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죠.
* 관공서의 IT 문제: http://yoonjiman.net/2013/07/17/it-problem-of-public-office/

따라서, 이러한 근본 원인 해결책은 공개 SW 데스크톱의 도입이 아니라, 정부 기관 내 SW 개발 용역 및 장비 조달에서 “특정 환경에서만 구동하는 소프트웨어 및 웹 기술은 배제하고, 웹 표준 기술을 이용하도록 ‘강제’하여야 합니다. 또한, 윈도 뿐 아니라 맥, 리눅스 데스크톱 기업의 조달 입찰이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금 있는 액티브X 같은 특정 기술을 강제할 수 밖에 없는 행정 공인 인증(GPKI) 제도 등도 혁신하고, 인증, 문서 작성, 전자 결재, 프린팅에 대한 액티브X도 걷어내고 비윈도 운영체제 및 비 IE 웹 브라우저 호환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저는 공무원들이 윈도도 맥도 리눅스도 자유롭게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환경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공무원들은 맥이나 리눅스를 선택해 쓰면 안됩니까? 지금의 방식대로 자체 개발한 특정(공개 SW기반) 운영체제로 닥치고 다 교체(!)라는 건 미래의 또 다른 윈도 XP 사태를 만드는 거나 진배없습니다.

제가 다니는 Daum도 입사할 때만 해도 IE가 아니면 인트라넷을 사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맥이든 리눅스든 어떤 운영체제를 선택해서 사용하더라도 불편함이 전혀 없습니다. 그로 인해, 현재 맥 사용자가 30%에 가깝습니다. 만약 선택의 자유가 있다면, 그것이 시장을 키우는 것입니다. 왜 그 많던 국산 리눅스 업체들이 없어졌을까요? 그건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 때문도 아니고 바로 행정 전산, 공인 인증, 인터넷 뱅킹, 인터넷 쇼핑 등에서 특정 OS를 사용하도록 강제할 수 밖에 없게 만든 정부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근본 원인을 살펴서 엉뚱한 곳에 국민 혈세 쓰지말고 진짜 필요한 조치를 취하세요. 그러면 자연적으로 리눅스 데스크톱 업체도 생기고 오픈 소스 산업도 되살아날 것입니다. 게다가 정부 조달에서 공정한 경쟁이 일어나면 자연적으로 국민의 세금도 더 절약하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사족으로 하나 덧붙이자면…

저는 (지난 10년간) 정부에서 공개 SW를 진흥하는 각종 정책을 취하는 것은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제 스스로 초기 정부 진흥 활동에 참여했었고, 시장에서 선택 가능성과 다양성을 높히는 활동에 정부의 개입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정부가 직접 SW를 만들거나 특정 기술을 배포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한 부처 내에서도 공개 SW를 진흥하는 팀과 액티브X 기반 공인 인증 시스템을 방관하는 팀이 함께 있는 모순된 모습이 나오는 것입니다.)

또한, 공무원들이 기획하고 ETRI 같은 국가 연구소가 연구 개발 (용역)으로 만들어진 특정 기술을 민간에 강제하는 구태도 끊어야 합니다. 제가 아는 한 ETRI의 어느 누구도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와 기술 개발을 하고 싶지 공무원들에게 불려다니며 꼬봉역할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해야할 일은 오픈소스가 가진 원래 의미를 되살려 SW 시장의 다양성을 높히는 기반 제도와 인력 및 인프라 등의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왜 리눅스 데스크톱인 ‘부요’와 같은 과거의 노력이 실패했는지에 대해서는 데비안 개발자인 류창우님의 글을 링크합니다.
* 츨처: http://changwoo-hacks.blogspot.kr/2014/03/os.html

그리고, 이번에 공개 SW를 가지고 돈 좀 벌어볼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일부 공개 SW ‘업자’들에게도 경고합니다. 세금으로 만들어진 정부 기금에 몇 년 빌붙을 생각하지 마시고, 장기 생존을 위한 제대로된 ‘조언’을 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생각

  1. 좋은 글이네여 많이 알아갑니다 혹시 보안쪽에 대해서 아시는거 없으세여?
    제가 3월에 대학을 입학하는데 걱정이 대서여 미리 준비 할게 없을까 한데 조언이라도 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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