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단상

작년 9월말 네이버에 대한 마지막 글을 쓰고 나사 5개월만에 씁쓸한 ‘네이버 비디오’ 서비스 종료라는 글을 썼다.

사실 블로그에 경쟁사에 대한 글을 쓰는 것에 항상 마음 한켠이 무겁다. 거기서 일하는 지인들의 맘 상하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이야기해야 되겠다고 쓰게 됐는데,  이 사안에 대한 뉴스 기사와 블로그의 반응을 보면 대개 아래와 같이 나누어 졌다.

실제 뉴스 기사는 딱 한 곳을 제외하고 별로 우려를 표명한 곳은 없었다. 그래서 처음 네이버 비디오 서비스 종료 소식을 접하고 심각하게 느껴졌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고 동영상 서비스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

동영상 서비스는 플랫폼이다
지난번 글을 쓸 때, 참고한 통계 하나가 있다. 원래는 유료로 제공되는 통계이므로 구체적 수치를 인용하기는 그래서 넣지를 않았는데 이번 글에는 간략한 수치만 가져와 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위의 도표는 2010년 1월의 각 동영상 서비스의 외부 내부 불문 Source 기준 총 재생수와 시청자수(UV) 그리고 외부로만 스크랩 되어 제공되는 재생수와 시청자수를 나타낸 도표이다. (따라서 두 값을 뺀 것이 바로 각 웹 사이트 자체에서 재생되는 동영상이다.)

네이버와 다음 공히 밖에서 재생되는 것 보다 안에서 소비되는 동영상이 월등히 높다. 이와 반대로 판도라와 유튜브의 경우 네이버와 다음에 비해 대략 2~3배 가까이 높다.

미디어피디아님의 글에는 “네이버 사이트 전체 중 동영상이 재생되는 비중이 1월 기준 블로그가 약 60%, 카페가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비디오 서비스는  1.5%에 불과합니다”라고 되어 있으므로 마치 비디오 섹션의 폐쇄는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데,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점이 있다. 1.5%에 불과한 비디오 서비스에 올려진 동영상이 네이버 전체 재생의 7%를 차지하고, 전체 사용자의 31%인 5백만이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네이버 외의 서비스 제공자에게도 마찬가지 인데 특히 유튜브의 경우는 유튜브 밖에 사이트에서 매월 7백5십만명이 보고 있다. 즉, 현재 동영상 공유 서비스는 그 자체가 콘텐츠 플랫폼이 되어서 이는 포털간 혹은 비포털 사이트에서의 롱테일 생태계를 촉진하고 있다.

비디오 섹션 종료는 외부 공유 기능 축소
외부 공유 네이버 동영상 중 많은 수가 비디오 섹션을 통해 올려진 것이다.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설정해 주지 않으면 동영상 업로드시 기본 설정으로 외부 스크랩(소스코드 임베딩)이 불가능하게 되어 있다. 대신 네이버 비디오에서는 기본 설정이 공유이다.

물론 많은 동영상이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를 통해 만들어지고, 비디오 섹션을 통해 외부로 공유되고 있고 종료후에도 제공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간편한 업로드 및 공유 통로는 사라지는 셈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디오 섹션을 종료하면 이를 통해 공유되는 많은 동영상이 삭제된다. 자기가 올린 동영상 백업이 가능하다지만 외부 링크는 복원할 수 없다. 대략 매월 5백만명이 여기 저기 방문해서 보는 동영상 중 일부가 볼 수 없게 되는데, 이런 피해는 확 드러나지 않는다. 왜냐면 일개 개인들의 비용의 합이니까…

트래픽 비용 때문에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도 아니다. 외부 재생수는 고작 7%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돈을 훨씬 못버는 다음이나 판도라도 서비스를 하고 있다. 저작권 문제도 아니다. 이미 포털사들이 저작권 문제는 다 해결한 봐 있고, 저작권 필터링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영상은 서비스 제공자 측에서 원본 소스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문제 되는 동영상을 전체 웹에서 일시 삭제할 수 있다. 이것이 불펌 게시물과 확연히 다른점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7%밖에 안되는 재생수지만 30% 사용자가 본다는 것은 그 미디어적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렵고, 최근의 네이버의 탈 미디어화(위험요소 제거)도 요인으로서 작용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나는 그것을 ‘책임 회피’로 부르고 있지만…

우리에게 롱테일은 없는가?
UCC 동영상 서비스는 2005년을 기점으로 유튜브의 인기를 기반으로 판도라, 엠앤캐스트, 태그스토리, 다음, 싸이월드 등 국내 많은 업체들이 진입했다. 네이버도 늦었지만 진입을 했고, 이제 그 특유의 서비스 정신으로 1위에 올랐다.

네이버가 바라는 것은 궁극적으로 네이버 안에서 모든 콘텐츠를 소화하기를 원하는 것일테고, 그것은 다음이나 네이트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건 뭐라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다만, 지금껏 당당히 제공하던 외부 공유 서비스를 받던 사용자들은 더 이상 서비스를 받기 힘들게 됐고 그 결정을 1위 사업자가 해 줬다는 점이다.

이런 과감한 결정(?)을 내려 줌으로서 아마 타 경쟁사에게도 큰 귀감이 될 것 같다. 동영상 외부 공유  가급적 막을 것인지 아니면 더 촉진할 것인지. 앞으로 판도라나 유튜브에게 기회가 될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어쨌거나 우리 나라 웹 서비스는 가두리 양식장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도 네이버가 승리할 것이다. 대부분 그들의 뜻대로 됐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생태계니 다양성이니 롱테일이나 하는 것은 더욱 요원한 것 같다.

한 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네이버 블로그, 카페, 붐에 올리는 동영상의 외부 스크랩이 가능하게 해 줬으면 하는 것이다. 사용자를 잘 아는 똑똑한 기업이라면 말이다.

업데이트. 네이버측에서 오늘 (2월 9일) 기존 비디오로 업로드 된 동영상의 삭제 및 향후 외부로 링크된 동영상에 대한 재생 중지라는 기존 입장을 뒤엎고, 재생
서비스 유지라는
새로운
공지
를 내었군요. 발빠르게 문제를 인식하고 대처한 네이버에 박수를 보냅니다. 처음 부터 그러시지…


본 글은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인이 속한 Daum 및 서울대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사실 여부 확인과 투자 판단 책임은 전적으로 독자에게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

  1. 통계 보니 후덜덜하군요.

  2. 오늘 보니깐 외부 링크된 동영상 계속 재생 된다고 꼬릴를 내린 것 같든데요.. 확 다 끊어 버리니깐 어여 백업 받으라는 공지는 사라진 듯 합니다. ㅎㄷㄷㄷㄷ

  3. 뭔가 네이버가 롱테일을 파괴하는 업체처럼인것 처럼 글을 쓰셨네요.

    롱테일이 포털 밖에 존재하는 사용자나 데이터인것 처럼 쓰셨는데, 아무데나 롱테일이란 단어를 갖다 붙일게 아닌것 같은데요 ^^;

    혹시나 네이버안에서 재생되는 동영상이 재생수/유저수의 비율이 높고, 외부에서 재생되는게 재생수/유저수 비율이 낮다고 해서 그렇게 갖다 쓰신건가요?

    이건 동영상 이용자들의 사용 패턴이 외부 링크의 경우 원래 보던 컨텐츠가 외부것이니, 동영상을 보더라도 1회성으로 그칠 가능성이높고, 당연히 이용자당 동영상 재생횟수가 많을수가 없는것이죠.

    이건 유저의 행동 패턴 문제이지, 흔히 인터넷의 긍정적인 면의 하나로 사용되는 롱테일과는 전혀 무관한것입니다.

    네이버가 롱테일의 의미에서 데이터를 삭제한다면, 최근 1년내 재생횟수 순으로 줄세워서 재생 횟수가 낮은 동영상이 갯수로는 80% 이고 재생 횟수로는 5% 라치면, 이 80%의 동영상을 삭제한다고 했을때 롱테일을 잘라냈다고 표현해야 맞는겁니다.

    IT칼럼을 쓰시는 분들이 웹2.0 이나 롱테일 같은 단어를 너무 좋아하시는 경향이 있지만, 이 경우에는 맞지 않는것 같네요.

  4. 롱테일과 정확하게 일치시키기가 힘들다는 것은 동의합니다. 코리안 클릭(이하 코클)의 모든 데이터를 열람할수 없어서 저 부분이 롱테일을 의미하는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부분은 파레토 법칙을 의미하는것 같네요.
    20%가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80%가 전체의 20% 미만을 차지한다는
    알려진 고정관념이니까요.

    롱테일은 이러한 상식이 뒤집어진 상황으로 80%의 영향이 전체의 20%~30%가 뛰어넘을 만큼 유의미한 영향을 줄때라고 할수 있습니다.
    See Also http://ko.wikipedia.org/wiki/%EB%A1%B1%ED%85%8C%EC%9D%BC

    즉, 80%의 영상의 재생횟수가 20%가 넘는 상황에서 80%의 동영상을 삭제했을때 롱테일을 잘라냈다고 표현되는게 정확할 것 같네요.

    —-
    데이터를 보니 더 재미있네요. 전체 데이터를 보지 못해서 속단할 수 없지만 적어봅니다.

    Channy님의 글의 코클 데이터 인용 중

    “그런데,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점이 있다. 1.5%에 불과한 비디오 서비스에 올려진 동영상이 네이버 전체 재생의 7%를 차지하고, 전체 사용자의 31%인 5백만이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부분만 봤을때 네이버는 파레토 법칙의 20/80 비율에서 20을 잘라낸 형국이 됩니다.

    즉, 1.5%의 고 품질의 영상을 올리는 열성 사용자를 잘라버린 셈입니다. 이 친구들은 아마 대부분 다른 업체로 갈아탈겁니다. 혹은 동영상 전용 카페를 만들던가요.

    이 친구들은 Early Adapter 정도 수준으로 매우 소중한 사용자 입니다.
    (100명이 1만원을 쓰는게 아니라 1명이 100만원을 쓰게한다는, 에반게리온이 레이 피규어 팔아먹을때 나왔던 마케팅 전략이 생각나네요. )

    하지만 여기에서 이 1.5%중에 네이버 비디오 측에서 운영을 위해 올린 영상이 있을 겁니다. (소위 알바 영상 혹은 영자 영상이겠죠.)

    이 비율이 1.5%의 99%를 차지하고 운영 비용이 부담스런 네이버 비디오에서 폐쇄를 결정했다면 이해가 가네요.

  5. 데이터도 좀 이상한것 같네요…

    1.5% 라는게 재생횟수인지, 뭔지도 정확하지 않고..
    아무래도 외부에서 재생되는 동영상은 1회성이 많을테니 당연히 사용자 비율은 높을것 같은데 저런 비교가 의미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6. 네이버가 나름으로 판단하고 내린 결정인 듯 하네요. UCC 제공업체가 무언가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가 엄청 많다고 생각했지만, 그 안에서 수익모델을 찾아내지 못하고 무너진 전례가 있으니까요.

  7. 유투브 때문 아닌가요. 어려운 결정이었겠지만 사전에 충분히 고지를 하는 걸로 보아선 비난할 수 없을 것 같네요.

  8. top_genius의 답글은 제가 느끼기에 인신 공격성이라 판단되어 삭제하였습니다.

  9. 제 글이 그렇게 느껴질지는 모르겠으나, 그게 ‘불편한 진실’이라고 봅니다.

    p.s. 제 필명을 차단했던데, 그야 주인장 마음이겠지만 참으로 속이 넓으십니다?

  10. 한 가지 분명히 하지면 저는 우리 회사의 핵심 인력이 아닙니다. Daum이 2위를 하고 있는 데는 다른 요인이 있을 겁니다. 필명 차단은 제 블로그 7년을 통틀어 두번째이고, 첫번째 경우는 이전 댓글들도 다 삭제했구요. 욱하는 마음에 기인합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1. 핵심인력이 아니라구요? 겸양도 지나치면 실례가 된다고 들었습니다.

  12. 네이버 하는짓이야 하루이틀도 아니고 별로 새삼스럽지도 않네요. 결국 네이버가 돈 벌수 있는 유일한 길은 검색밖에 없다는걸 증명하는군요.

  13. 결국 유튜브는 제한되고 네이버의 서비스가 종료되면…

    다음, 네이트, 판도라에게는 경쟁자가 없어지는 건가요… 아니면 시장의 축소로 봐야하는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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