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기행(2) 과거형 미래 도시?

일정 중 하루를 쪼개 상하이 시내를 다녀왔다. 우리 일행은 아무 계획없이 간단한 명소 몇 군데를 찍어서 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호텔에서 우시역까지 가서 기차로 상하이로 가려고 했는데 웬걸 역에 도착하니 구름같이 많은 사람들이 차표를 끊고 있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1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하는 열차표를 살 수 있었다.

우시에서 상하이까지는 대략 1시간 정도에 주파하는 CHR이라는 고속철도가 있다. 39위안 정도이다. 그 외에 북경이나 항주, 서안 등으로 가는 침대 및 완행 열차들이 매 분 단위로 지나가고 있다. 사람이 많은 중국에서 철도는 없어서 안될 존재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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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 구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차표 검사와 X선 검사를 해야만 하고 들어가면 열차편 마다 기다리는 곳이 달리 있다. CHR 고속철도는 우리 나라 기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상하이역에 도착하니 출퇴근시간의 신도림역을 방불케 하는 풍경이 벌어졌다.

상해 임시 정부 기념관
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네 정거장을 지나 유명한 신천지가 있는 곳에 다달아 디파이팡이라는 유명 딤섬집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이 지역은 고층 건물과 외국계 기업과 유럽식 카페 그리고 상하이 전통 가옥들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지역으로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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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근처에는 대한민국 상해임시정부 기념관과 중국 공산당 첫번째 회의장소가 함께 있어서 역사적인 명소이기도 하다. 어렵게 얻어낸 호텔 여행 지도를 가지고 임정 기념관을 찾는데 블럭 표시가 잘못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물어물어 도착해 기념관 중국인 아가씨에게 호텔 지도에 위치 지도가 잘못되어 있다고 하니까 어눌한 한국어로 “호텔 지도 다 가짜에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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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 내에는 집무실, 부엌과 숙소 등 당시 모습과 임시 정부 수립 과정과 활동에 대한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었다. 한가로이 관람을 마치니 수십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들이 닥치고 있었다. 아무래도 한국인에게 상해하면 임정이라서 그런듯. 덕분이 돈은 중국인들이 벌고 있다.

걸어오는 도중에 ‘Young’이라는 연예 잡지의 30주년 기념 버스에 들어가 한컷! 90년대 유명한 H.O.T의 모습이 표지에 나와 있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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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번화가, 인민 공원
택시를 타고 상하이 번화가인 인민 공원앞에 도착해서 미술관에 잠깐 들어 가니 오후 4시인데 이미 폐장 시간이다. 미술관 주변에는 갖가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왜 중국인은 4시에 문을 닫을까라는 어제의 농담을 되세기면서 바로 옆 인민 공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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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공원은 도심 빌딩 사이에 숲과 호수 산책로가 어우려져 있고 많은 중국인들이 한가로이 장기와 포커를 즐기고 있었다. 공원 안을 1만보를 걸을 수 있는 경로도가 이색적이다.

주변에는 우리 나라 신세계 백화점인지는 모르겠지만 삼성 입간판이 크게 나와 있었고 마징가Z가 나올 법한 특이한 빌딩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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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유명한 인민 공원 내에는 짝퉁 스타벅스로 보이는 녹색 커피점 간판들이 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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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대로를 사이에 둔 상하이박물관과 인민 광장도 사람들의 물결로 넘실 대기 시작햇다. 실제로 다음 투어를 끝내고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다시 왔을 때도 뒷골목에는 젊은이들이 넘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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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DVD를 파은 사람들, 선술집과 이색 음식점에서 밤을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족욕 마사지를 받는 사람들로 붐볐다. 주말이어서인지 9시가 되어도 백화점이 운영이 되고 있었다. 큰 대로도 그때 만큼은 사람들과 차가 뒤엉켜 있을 정도…

동방의 허세, 동방명주?
안개낀 상하이 거리에 어둠이 깔리자 택시를 타고 동방명주로 가기로 했다. 사실 지하철로 2개역이지만 다리가 아파 택시를 타기로 했는데 가장 후회된 선택이었다. 상하이 해안 건너 있는 동방명주로 가려면 하나 밖에 없는 터널을 돌아서 통과해야 했기 때문에… (택시비 엄청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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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제일 높다는 방송탑인 동방명주앞에 도착해서 보니 꼭대기 까지 가는데 150위안!(우리돈 3만원). 세계 곳곳의 전망대를 다 다녀 봤지만 이렇게 비싼 곳은 처음 본다. 가격 때문에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은데다 안개까지 끼어 있어 전망이 별로 좋지 않을 것 같았다.

동방명주 옆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를 타기로 하고 타워 바로 옆 일본식 라멘집에서 허기를 때웠다. 그냥 들어간 곳인데 1978년 이후 장사한 좀 오래된 곳이고 라멘 맛도 꽤나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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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시간 출발하는 크루즈에서는 동방명주 양안에 있는 각종 고층 건물과 유럽식 전통 건물의 조명으로 멋진 광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외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건축물은 한쪽은 파리의 그것을 또 하나는 홍콩의 그것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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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 위기때문에 전력을 축소시켜 놓은데다 AURORA 빌딩과 시티은행 그리고 한 두개 특색있는 빌딩을 제외하고는 뭐 그리 크게 감흥이 높지 않았다. (서울의 경우 한강변 다리를 특색있게 만들어 관광 자원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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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변에 상하이 W호텔과 HSBC 상하이점 신축이 진행되고 있어서 향후 몇 년 후에는 어떻게 변해 있을지 모를 일이다.

완행 밤기차에서 중국을 경험하다
상하이에서 우시로 돌아오는 CHR 열차가 8시경에 막차인 관계로 조금 더 늦은 10시 넘어 출발하는 황산행 완행 열차를 예매하고 상하이역으로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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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의 역사에는 아직도 낮 처럼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밤 기차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입석으로 타고 있었다. 솔직히 1990년대 초반 집으로 가는 추석 기차를 탄 듯 했다.

퀘퀘한 차안 냄새 속 엄청큰 보따리를 사람들 사이로 헤집고 타는 시골 촌노들…  한국 무궁화호 정도의 크기에 한 줄에 10자리씩 110개 정도의 의자와 서있는 사람들. 주위를 아랑곳 하지 않고 여기 저기 왁자지껄 떠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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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리낌 없이 신문과 커피 그리고 과자를 파는 각각의 승무원과 마치 잡상인 물건을 파는 것 같은 승무원. 방송도 없이 소리를 질러 역 정차를 알리는 승무원 등등.

고향으로 돌아가는 듯 보이는 그들에는 도시 생활의 애로와 고향으로 가는 즐거움이 교차되는 듯 보였다. 200km 다니는 CHR 고속 기차에서 전혀 보지 못한 가장 중국적인 모습을 봤다고나 할까.

그에 비하면 상하이 지하철은 깨끗하고 세련된 중국판 문근영(?)도 우아하게 잠드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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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중국은 2000년대와 1970년대가 혼합된 이상한 도시였다.

여러분의 생각

  1. 마지막 사진 한장을 보고서 글을 쓰네요. 실제로 보면 훨씬 더 미인이었을 듯 한데요?? 🙂

  2. 마지막 사진은 몰카 아닌가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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