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 매년 3개국이 돌아가면서 개최하는 제 7회 동북아 공개 S/W 포럼이 열린 우시(无錫, Wuxi)에 다녀 왔다. 우시는 상하이에서 130km 정도 떨어진 태호(太湖,Taiho)라는 호수 주변 도시로 최근에 전 세계 소프트웨어 업체들을 유치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도시를 구축하고 있는 곳이다.
몇 년전 여기에 둥지를 튼 한컴 아시아눅스의 경우 3년간 임대료 면제, 5년간 세금 면제라는 파격적 대우를 받고 있으며 수십 만평에 땅에 수천 개의 업체들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상하이-우시간 고속도로변에는 계속해서 짓고 있는 건물이 끝도 없이 보였다.
우시 시내에서 약 30분 떨어진 태호반점이라는 호텔에서 며칠간 위킹 그룹 회의를 하고 나서 짬을 내서 우시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삼국성(三國城)’과 ‘수호성(水狐城)’이라는 CCTV 드라마 세트장을 찾았다. 이 곳은 삼국지와 수호전 등 유명한 드라마 세트였다.
택시로 30분 정도 걸리고 대략 30위안(우리돈 6천원) 정도 된다. 입장권은 삼국성+수호성+당성(唐城) 이렇게 세가지 세트장을 조합한 게 있는데, 연결된 삼국성과 수호성을 함께 구경하는데 90위안 정도한다.
우선 이 세트장은 진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 규모나 크기가 상상을 초월한다. 흔히 드라마 세트장이라면 전면부만 치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실제 크기의 건물들이 다 들어서 있다.
삼국성에는 위, 촉, 오의 삼국지를 배경으로 태호를 끼고 수군 병영군영과 황궁 등을 본딴 건물들이 많았다. 여기는 실제로 세트장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실제로 자신들의 역사 드라마에 익숙한 중국 내국인 관광객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듯했다.
그 중에서도 하루 두 차례 하는 삼국지 주요 인물이 출연하는 공연이 볼만 했다. 이야기 책속 당시의 전투 장면을 박진감 넘치는 기마 스턴트와 함께 넓은 운동장에서 실감나게 묘사하였다. (삼국성에 가실 분은 꼭 보시길.)
공연을 보고 난 후 오나라 황궁 세트장을 가니 실제 궁녀 복장을 한 아가씨들과 10위안에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아리따운 아가씨들과 황제가 되어 즐거운 순간을!
기분이 업그레이드 되어 너무 좋아 점프샷 한컷! 하지만 아가씨들은 한국 남자들 별로 였다는 듯 잡담을…
오후 늦은 시간이 되어 삼국성과 연결되어 있는 수호성에 들어가 보았다. 하지만 4시만 되면 문을 닫는 중국 관광지 덕분에 이미 한적해져 버렸다. 같이간 동료가 “중국은 관광객들이 하루에 볼 수 있는 갯수를 줄이려 일찍 문을 닫는게 아닐까?”하는 음모론를 제기했다.
수호성은 삼국성과 달리 명/청 시대 황궁 및 성벽 그리고 도심거리 등은 세월의 무게감이 더해질 정도로 진짜 같았다. 이 세트장이 자금성 정도의 규모는 아니지만 경복궁 정도 크기는 충분히 되는 듯 하다.
오는 길에서도 느낀 중국인 특유의 교통 습관을 몇 가지를 살펴보면!
– 좌/우회전 직진 신호등이 숫자 카운트다운이 있어 편리.
– 추월시 클락션을 눌러 대는 것이 안전 운전을 한다는 증거이다.
– 차와 사람이 서로 유연하게 피한다. (움찔하거나 양보하는게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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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년부터 1년동안 우시에서 1년간 어학연수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후에는 다른 도시에 가서 학교생활을 했는데, 떠나고 나서도 우시만의 ‘멋’ 때문인지, 쉽사리 잊혀지지 않더군요. 우시는 일본의 중국진출 계획도시라더군요. 그래서인지, 굉장히 일본색이 강항 도시입니다. 태호 근처에만 계셨다면 그리 느끼실 일이 없는데, 일본 유학생들이나 기업 주재원들, 심지어 일본어 학원에 수강하는 학생들이 타도시보다 많은 동넵지요. 망구 제 생각입니다만, 중국에서 가장 일본어 공부하기 좋은 동네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드는 동네입니다.-_-;;;
삼국성엔 06년 이맘때쯤에 일부러(?) 접대용으로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와 마찬가지로 날씨가… 상당히 우시틱하네요. ^^ 언니야들이랑 찍은 사진을 보니… 그냥 웃음만 나옵니다. 진정한 관광객이셨네요.–; 중국인들도 구경만 하지, 돈주고 찍을 생각을 잘 안하는데. ㅋ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태호 때문에 중국에서도 한차례 환경보호 문제때문에 난리난 적이 있었는데, 그 호수물이 에메랄드 빛깔인 적도 있었습니다.-_-;;; 기숙사에서 물 틀면 흙탕물 나오기 일쑤였고. ㅋ
저와는 땔래야 땔 수 없는 동네 포스트를 보니 사못! 야심한 새벽에 감수성이 북받쳐올라 글이 길어졌습니다요.
참, 우시는… 영화 ‘첨밀밀’에서 여명의 고향으로도 출현합니다. 그 당시엔 어찌나 낙후된 도시였는지, 맥도날드도 하나 없어서, 여명이 홍콩 맥도날드 쟁반 위에 얹혀주는 종이에 편지를 써서 우시에 있는 정혼자에게 편지도 쓰지요. 또 만두국이 유명하다는 말도 하고… 우리나라에선 빙어라고 부르는데, 은어(银鱼)라는 햐얗고 조그나만 물고기가 태호 특산인데, 얼마전 한국 기사에… 이 물고기를 고무로까지 표현해서 화화약품 덩어리로 해서 팔고있다는 기사도 떴었지요. ㅋ 혹시 드시진 않으셨는지? ^^
<덧> 클락션 눌러대는 것은 아마 절대 양보하지 않을려는 중국인들 습성일겁니다. 3,4일만 중국 어느 도시를 돌아다녀봐도 이 동네 교통법규 준수가 얼마나 개판인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