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참여와 개방 시대가 되면서 지금까지 인터넷 업계의 독점적인 권력을 쥐어온 포털에 대해서 ‘개방성’에 대한 요구가 뜨겁다. ‘개방성’은 자기가 가진것을 내어 놓으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쉽사리 결정을 하기 힘들다. 지금까지도 보면 경우에 따라 신문사에게 조금씩… 블로거에게 조금씩… ‘찔끔’ 거리고 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이슈가 시들해지거나 잊어버릴만 하면 원상 복구 하거나 자신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인터페이스를 만들어 버린다. 그만큼 자기가 가진것을 내놓기 힘들기 때문이다.
혁신의 딜레마
회사가 정상에 있으면 자원도 많고 인력도 많기 때문에 이른바 ‘신규 서비스’라고 하는 데 몰두 하게 되는데, 이 때 그 주축이 되는 사람들은 회사에 새로 들어온 열정 넘치는 새내기거나 기존 성공 모델(?)이 지루해진 핵심 인력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경우 경험상 성공 확률이 매우 낮다.
주된 이유는 기존 성공 서비스가 결코 가진것을 나누지 않아 결국 그 회사의 핵심과 관계 없는 분야가 선택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인력들이 볼 때, 신규 서비스 모델이 기존 서비스와 충돌하거나 그럴 조짐이 있으면 특유의 정치력으로 과감히 바꿔 준다. 그러다 보니 원래 컨셉과 완전히 다른 타협(?) 서비스가 나오게 마련이다.
캐시카우 모델을 깨뜨리는 것은 향후 비지니스에 안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기존 핵심 서비스로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신규 서비스로 뭔가 만들어 보려는 계획은 거의 헛되다. 자기의 가장 핵심을 깨뜨리는 것 그게 바로 ‘혁신’이다.
미디어 파워를 나누다
자기가 가진 핵심 역량을 나눠주는 것. 그거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 포털이 배너 중심 비지니스 모델을 가졌을 때 광고를 게재할 수 있는 페이지뷰(PV)를 나눠 주는 것은 웬만한 결심이 아니면 실행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 섹션을 보면 대충 짐작이 되는데… 다음에서는 뉴스에서 얻은 미디어 파워를 소위 UCC 섹션이라고 불리는 소통의 장을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나눠 주고 있다. 실제로 아고라, 텔존, 세계엔이 성장할 때는 뉴스 보러 왔다가 개인 게시글이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 뜬 경우가 많다. 뉴스로 받은 미디어 효과를 개인에게 나누어준 경우다.
이것을 발판으로 트래픽과 수익성까지 나눠준 대표적인 경우가 ‘블로거 뉴스’인데 이 때문에 웹 호스팅을 이용하던 어떤 개인 블로거는 트래픽 초과 때문에 고민했었을 정도이다. 최근 블로거 뉴스는 UV 6백만을 넘어섰다. 아직 갈길이 멀지만 2년만에 상당한 발전이다. 이로 인해 주목 받는 많은 파워 블로거들이 나왔고 이러한 인터넷 미디어 지형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블로그, 커뮤니티 파워를 나누다
티스토리는 2006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007년 7월 다음이 인수한 이후 한 해 만에 국내 웹 서비스 20위권에 들어오는 성장을 거듭했다. 티스토리의 플러그인 중에는온오프믹스, 믹시, 레몬펜, 블로그코리아, 포딕스, 올블로그 등 다양한 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원하면 언제든지 웹 서비스용 플러그인을 제공할 수 있다. (지금은 문을 닫은 어떤 웹 서비스는 티스토리에 플러그인을 제공했다가 서버가 다운될 정도였었단다.)
이러한 개방과 트래픽 공유 모델을 더욱 확대 시킨 것이 바로 ‘위젯 뱅크‘이다. 위젯 뱅크는 누구나 구글의 가젯 API 스펙을 이용해 만든 웹 위젯을 다음 카페, 블로그, 티스토리 뿐만 아니라 설치형 블로그 혹은 외부 웹 서비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개방형 위젯 서비스이다.
물론 웹 위젯의 개방형 모델로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다음의 내부 파워를 개방했다는 점이 주목할만 하다. 다음의 경쟁력이라하면 여전히 ‘미디어다음’과 함께 ‘한메일’과 ‘카페’라고 할 수 있다. 다음 카페는 UV에서는 네이버 검색 결과를 통한 유입 때문에 밀리지만 여전히 PV 및 체류 시간에서는 압도적이다.
다음 카페의 왼쪽 혹은 오른쪽 메뉴에 다른 웹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위젯들을 제공한다는 것은 획기적인 것이다. 블로거 뉴스를 통해 ‘미디어 다음’의 트래픽을 나누어 준 것 처럼 위젯 뱅크를 통하 ‘다음 카페’의 트래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며칠 전 다음은 개방형 소셜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모델인 ‘오픈 소셜(Open Social)’에도 국내 포털 최초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오픈 소셜을 통해 만들어진 외부 애플리케이션은 위젯 형태가 아니라 카페의 게시판, 사진첩 처럼 아예 서비스 메뉴의 하나 처럼 서비스 할 수 있다. 가령, 온오프믹스의 모임 스케줄러, 미투데이의 다음 카페 버전 같은게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말로만 개방하지 말고 실천할 것!
과거 소규모 분야별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대형 포털이라는 백화점에 물건을 진열하는 것이 생존의 전략이었고 실제로 이 와중에
많은 서비스들이 침체되거나 사라졌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 업계에서는 ‘선순환’이란 말이 사라질 정도로 특정 업체 종속도가
심하되었다.
최근 들어 웹2.0 붐을 타고 신규 웹 서비스들이 나오고 있지만 “네이버가 따라하면 어떡하냐?”라는
‘네이버 효과’와 “구글이 인수하면 어떡하냐?”라는 ‘구글 효과’가 맞물리고 있어 자력으로 일정 규모로 성장하고자 하는 스타트업
상태의 인터넷 기업에게는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이런 와중에 블로거와 외부 인터넷 서비스에 ‘자기 것을 나누어 주는’ 다음의 개방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이들 대부분은 실제 회사내에 근무하고 있는 나도 잘 모르게 진행되고 있기도 하고, 이는 경영진들이 전략적인 측면에서 의사 결정하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말로만 개방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되는 바이다. 다음이 자기것을 나누는 개방을 성공하면 포털의 순기능을 다시 되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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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가는 내용입니다~
구독하면서 늘 좋은정보와 배울꺼리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 자기의 가장 핵심을 깨뜨리는 것 그게 바로 ‘혁신’이다.
소름이 끼치도록 와닿는 구절입니다
글 잘 봤습니다
하나의 인터넷 서비스만이 아닌 현재 우리의 모습에 투영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꺼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