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갑은 성공할 수 있을까?

뒷북 소식이지만 구글이 윌릿(Wallet)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자세한 사항은 광파리님의 글을 미리 참조하면 좋겠다. 

구글 월릿을 보는 시각은 매우 엇갈린다. 전자 지갑의 개념은 매우 오래되었고, 특히 국내의 경우 다양한 시도들을 해 봤기 때문이다. 아마 여러분들은 모네타니 K-merce니 뱅크온이니 하는 흐린 기억 속의 브랜드를 떠올릴 것이다.

광파리님의 말을 빌어 한마디로 정리하면…

휴대폰이 신용카드를 대체할 것이란 얘기는 10년 전부터 나왔고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실패했습니다. 통신사업자들이 주도권을 잡겠다고 나섰는데, 카드 사업자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죠. 주도권 싸움만 하다가 끝났습니다. 기술도 뒷받침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전자지갑은 통신사업자, 플랫폼 사업자, 신용카드 사업자, 스마트폰 메이커, 그리고 많은 유통업자 등이 합심해 상생을 추구해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구글월릿은 그런 점에서 상당히 위협적입니다.

구글 월릿은 자신의 기업 모토라고 할 수 있는 ‘오픈’이라는 말을 써서 Open Commerce Ecosystem에 기여한다는 포부아래 마스터카드를 전자 지갑에 넣어서 스프린트기 공급하는 삼성 넥서스S폰에 탑재해서 공급하고, 상점의 단말기는 퍼스트데이터를 쓰는 곳으로 하나의 사례로 제시했다.

과거와 똑같은 방식의 사업자 줄세우기를 시도한 것이다.

구글을 믿지 마세요!
우선 경쟁사 중 Paypal의 첫번째 반응은 구글 월릿의 총괄 책임을 맡고 있는 Osama Bedier와 Stephanie Tilenius에 대한 “영업 기밀 부정 사용과 신임 의무 위반“으로한 법정 고소였다.

원래 이 두명은 페이팔의 직원이었다. 소장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2년간 모바일 결제 도입을 위해 페이팔과 협상을 해 왔고, 계약 서명 직전에 구글이 이를 철회한 후 대신 협상 담당이었던 Bedier를 채용했고, 이어 얼마 후  Tilenius도 이직했다.

페이팔은 구글의 적극성으로 작년 10월 계약이 체결하고 서명만 남은 시점이었는데, 갑자기 구글로 부터 계약 구조 변경을 요청 받고 계약은 물거품이 되었다. 이직 후, 두 명이 구글에서 새로 시작한 일이 페이팔과 이베이의 기업 기밀을 이용한 것이라는측면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오랫동안 준비해 온 페이팔의 분노는 적지 않은 듯 하다.

물론 페이팔이 구글 월릿 서비스를 막으려는 의도로 소송을 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업계에 구글이 최근 자행하고 있는 뒷모습에 대한 경각심을 주려는 것이 다분해 보인다.

협력은 가능할까
페이팔 뿐만 아니라 애플, RIM,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업체들도 떨떠름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미 애플은 NFC기반의 온라인 쇼핑 시스템을 준비중이라는 루머가 파다하다. 아이튠즈 내 카드 정보를 바탕으로 둔 일종의 가상 카드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다. 미국 상점에서 “iCard-enabled”라는 마크를 보는게 과연 불가능할까?

따라서, 독자적인 인프라를 갖추어야 하는 구글 월릿이 아이폰 앱스토어에 올라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게다가 페이팔의 차선의 파트너가 마이크로소프트였다는 측면에서 NFC칩이 탑재될 윈도폰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낳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안드로이드 디바이스가 50%를 넘고 있다고는 하나 통신사, 제조사, 신용카드사, 상점 등이 모두 만족하는 거대한 인프라를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우리 나라에서 통신사와 카드사가 이합집산했었던 과거의 모바일 카드의 모습이 재현될 수 있다.

오프라인 지갑을 존중하라
좀 다른 각도로 보자면 모바일 지불 서비스가 NFC라는 기술로 이루어지는게 과연 정답일까? 기술적으로 NFC는 RFID와 유사하고 이는 과거 칩방식의 모바일 신용카드와도 유사하다. 사람들이 왜 이런 신용카드를 선호하지 않았을까.

그 이유 중 하나가 사람들은 오프라인 지갑이 가지는 특성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주민 등록증, 신용카드, 각종 멤버쉽 카드 모두 스마트폰에 집어 넣는게 과연 사람들의 니즈를 반영하고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뭔가 손에 잡히는 도구를 좋아하고, 책과 노트와 필기구가 그것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이다. 스마트폰이 만능이기는 하나 거기에 모든 것을 집어 넣는 것은 위험 분산 차원에서도 좋지 않다.

우아하게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 후, 주인은 아이패드에 영수증을 보여 주고 식탁에 앉아서 자신의 신용 카드를 직접 긁어서 서명을 한다. 오프라인의 감성과 스마트폰앱을 활용한 새로운 방법이 있다.

모바일앱 역으로 이용하기
현물 신용카드 시장은 훨씬 큰 상태에서 스마트폰 급증세를 이용한 모바일 결제 스타트업이 바로 Square이다.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로시가 시작해서 더 유명해졌다.

Square는 상점 주인들이  현물 신용카드 결제를 수행할 수 있는 iOS와 안드로이드폰의 앱을 제공한다. 카드 리더기는 모바일 기기의 이어폰에 연결하는 식이다. (물론 우리 나라에서도 과거 스마트폰에 카드리더기를 장착하는 유사 솔루션을 제공하돈 회사가 있었다.)
 
스퀘어가 독창적인 것은 상점들에게 결제 이상의 회계 처리 기능을 가진 SquareRegister를 얼마 전 발표했다. 게다가 한번 결제를 했던 고객에게 Square CardCase를 고객에게 다운로드 시켜 일종의 멤버쉽카드와 쿠폰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주는 앱도 제공한다는 점이다.

현재 자체 카드 리더는 50만대가 출하되고, 5월 거래건수는 100 만회를 넘어섰으며, 매일 300만불의 거래를 처리한다고 한다. 얼마 전 글로벌 신용카드사인 VISA가 2700만불의 전략적 투자를 감행하기도 했다.

모바일 결제 시장은 오랫동안 다양한 시도가 이어져왔다. 비지니스에 엮인 많은 관련 당사자(Stockholder)가 있고, 이들을 서로 조율해서 좋은 비지니스를 이끈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특히, 돈과 관련한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가급적 다양한 시장의 선택 수단이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

RFID이든 칩이든 NFC든 Square든 아니면 그냥 플래스틱 신용카드이든 고객과 상점의 니즈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 가능한게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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