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개방 만든 ‘서울버스’의 딜레마

‘서울버스’라는 아이폰앱을 만들어 유명해진 유주완군이 서버 호스팅 비용을 독립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광고를 달았다가 내린 해프닝이 있었다.

나름 기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니 다행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공공 정보의 상업적 이용에 대한 딜레마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2년 전 유주완군이 ‘서울버스’ 아이폰앱을 만들 때는 버스 정보와 실시간 버스 위치가 공개되어 있지 않았다. 초기에는 HTML 스크래핑 방식으로 만들어서 수 많은 앱 사용자들이 웹 사이트 계속 긁어 가는 형태였다.

출퇴근 시간마다 앱 사용자 수십만명이 접속하여 급기야 분산 DDoS 공격 처럼 느낀 경기도 서버 관계자가 앱을 차단했다가 사용자와 언론의 엄청난 항의를 받고 다시 열어 주는 해프닝도 있었다. (사실 이 앱이 고등학생이 아니라 회사가 만드는 앱이였다면 오히려 그 반대의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

지금도 서울 버스앱이 오픈 API로 제공되는 서울시 정보 이외의 다른 경기나 인천 버스 정보는 여전히 HTML을 긁어 가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로 인해 기업의 스폰서를 받거나 매각을 하거나 할 수 없어 스스로 운영하고 있는 듯 하다. 

오픈 API의 제한점

어쨌든 유군의 앱으로 인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서울시는 올해 초 버스 노선 및 위치 정보를 100여개사에 일년간 한시적으로 오픈 API로 열게 되었다. 이제는 누구나 신청만 하면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매우 고무적인 결과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부터다. 일간 접속량 제한이 걸린 오픈 API가 열리고, 기존의 서울버스앱이 HTML 스크래핑이 아닌 서버 중계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즉, 자신이 서버를 직접 운영해야 하는 어려움이 봉착하게 된 것이다. (또, 웹 서버에 앱이 계속 직접 트래픽을 일으키는 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더구나 서울시 버스 정보 API는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 유군이 사용자들의 비난 때문에 광고를 내렸다고 하나, 서울시와의 협의 없이 원래 광고를 다는 것 자체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이 필요!
한 오픈 API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상업적 이용의 한계를 물어오는 많은 서드파티의 질문에 난감할 때가 많다. 대개 오픈 API를 사용하는 웹 사이트나 앱을 이용하기 전에 유료 과금을 하거나, 별도의 검색 혹은 배너 광고를 제공하는 경우를 한정한다.

하지만, 웹 사이트나 앱의 독립적인 기능이 존재하고, 오픈 API가 부가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라면 위의 경우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부동산 매물을 지도에 표시한다거나 채용 정보 사이트의 검색 결과 중 일부를 포털 검색을 사용하는 등.)

오픈 API를 공개하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제휴 모델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 방법은 이미 다양하게 나와 있다. 과금 정책이나 수익 쉐어 정책을 두던지 아니면 아예 제휴를 한 곳은 공짜로 계속 열어주는 것이다.

공개하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제휴 모델을 통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게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공공 정보도 수익 사업 가능해야
서울시 버스 정보가 아무리 공공정보라고 하더라도, ‘서울버스’를 비롯 이를 이용하는 업체들이 많아지고 있는 이상 상업적 이용에 대한 제한을 풀어야 한다. 공공 정보를 가지고 보다 질 높은 서비스에 투자가 지속되도록 말이다.

비슷한 경우로, 국가 GIS 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국가 수치 지도를 재 가공하여 온라인 지도 서비스, 네비게이션 업체 등이 사업으로 만들어 수익을 만들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

유군이 꽉 막힌 정부 데이터 공개에 대한 인식을 확 바꾸어 놓았듯이, 수익 창출을 위한 제휴 모델에 대한 태도까지 바꿀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는 정말 시대가 요구하는 애국자가 아니었나 싶다.

p.s. 정말 뭔가를 이루려면 사고를 치려면 젊을 때(10~20대) 다 해치워야…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아예 서울버스앱을 오픈소스로 전향하고 데이터 처리 서버를 분산 형태로 하면 개인들이 서버 기증이 가능할 것 같은데 말이죠. 오히려 서울 버스 자체가 ‘공공앱’을 표방하면서 블랙박스인게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가 아닐까 싶네요.

여러분의 생각

  1. 상업적 이용에 대한 제한은 비단 공공정보 뿐만이 아닙니다. 윤석찬님이 근무하고 계시는 다음을 비롯해서 구글, 네이버등 대부분의 API 제공업체는 상업적목적에의 open API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약관에는 단순히 상업적이용에 불가능하다고 되어 있을뿐 어디까지가 상업적 이용인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한 경우가 대부분이죠. 개인이 간단한 어플이나 서비스를 만든다고 봤을때 여기에 광고가 안들어간 무료라고해도 저는 상업적 이용이라고 충분히 판단할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날씨 정보를 이용한 어플을 만들때 기상청 API 는 물론이고 야후의 API 조차 상업적이용이라는 약관때문에 사용하지 않고 유료API 를 구매 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어플들을 보면 이부분을 크게 고려하지 않고 우선 사용하고 보는 경우가 많더군요. 제가 알기로는 윤석찬님이 다음 open API 와 관련된걸로 아는데 다음부터 이 약관에 대한 자세한 해석을 해준다거나 상업적 이용일경우 open API 과금체계를 별도 메일 문의 형식이 아니라 투명하게 공개된 상태로 제시하는것도 좋겠구요.

  2. 좋은 지적이십니다. 하지만, 저희가 FAQ로 만들어 두더라도 항상 질문을 받습니다. 따라서, 제휴 문의를 통해 케이스별로 모든 응대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상업적 이용이다 하더라도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이용해야 하므로 계약을 꼭 해야 하는 경우도 있구요. 규모에 따라 그냥 계약으로 가늠하거나 제휴를 하거나 하고, 제휴 프로그램이 다 있습니다. 사실 개발자들이 관여하지 않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특히, 개발자들의 경우 저희가 키 제한을 하고 있으나 일일 트래픽이 넘을 경우 다음날 자동으로 키 제한이 풀립니다. (물론 저희가 노티를 받습니다만…)

  3. 정말 안타깝습니다. 비록 공공으로 제공되는 데이터를 이용해 만들었다 해도 공공의 목적을 위해 만들었는데 이 데이터를 원활히 사용하게 한 ‘앱 개발자의 수고’는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다니요. 그 보상의 수단이 기부 혹은 광고로만 귀결되는 현실도 안타깝습니다.
    정말 같이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세우는게 시급합니다.

  4. 정말 어이없네요. 마치 불법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 무슨 죄가 있냐는 듯이 들리에요. 서울시의 버스 정보도 공공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데이터지만 엄연히 컨텐츠입니다. 이것으로 돈을 벌려면 당연히 컨텐츠 제작자에게 돈을 지불하거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요?

    남의 것으로 돈을 버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뎃글에 어처구니가 없네요. 렌즈캣님은 시민들이 왜 유주완군을 비난했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자신의 것이 아닌것으로 돈벌이를 했다는 것 자체에 시민들이 분노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당연한 것이네요. 오히려 서울시가 파렴치한 짓을 한 유주완군을 검찰에 고발해야 마땅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법을 어기고 타인의 것을 훔치는 행위를 한 유주완군을 옹호하는 이 사회가 정말 안타깝네요.

  5. 제가 보기에는 두 분 다 맞는 말씀입니다. 사실 새로운 시장의 개척은 파괴로 부터 시작되지요. 유주완군이 고교생이었기에 가능한 것이죠. 칭찬과 명예 등 그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졌더라도 앱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보상이 이루어지는 풍토도 마련되어야 하겠지요. 불완전한 서비스 상태로 주완군 스스로 여전히 회색 지대에 있기 때문에 누구도 쉽게 돕기가 어려울 겁니다. 그럴 때 일 수록 정부 기관들이 더 개방적인 사고를 해야 합니다. 그냥 아직 일개 대학생이잖아요.

  6.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었군요
    자주는 아니지만 필요할 때 정말 유용하게 쓰곤 하는데,
    월급 받으면 조금이나마 기부를 해야겠네요.

  7. 잘 읽었습니다. 딜레마를 해결하고 상생의 방법을 찾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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