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에게 객관성이란?

어제 “한국 인터넷에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 그 이름은 네이버 (NAVER)“라는 글이 회자되면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댓글이 150개가 넘게 달리고 조회수가 1만회가 넘었다니 블로그 주인장도 놀랐을 것같다. 이 글은 네이버 오픈 캐스트에 걸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음 뷰에 노출된 것도 아니지만 트위터와 미투데이로 전파 되어 IT 뉴스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 보았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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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트위터에서 700개가 ReTweet을 받아 당일 전 세계 1,000등안에 드는 링크가 되었고, 급기야 미투데이의 nhn CEO께서 “비판을 경청하겠습니다. (하고싶은말은 많으나) 설명이나 반론제기는 우리 회사 미친 분들이 해주시는 편이 바람직할 듯”이라는 답까지 하셨으니 글 하나의 힘이 적지 않았다.

소셜 미디어의 파급력에 대해서도 새삼 대단하게 느꼈지만 이러한 반향에 따른 부작용으로 그 블로거에게 주는 중압감도 적지 않을 것 같다.

이 글에 대한 반론 댓글이나 글 중의 대부분은 제목이나 글 내용에 비약이 심하고 객관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와 해외 실정이나 업계 사정을 잘 모르면서 1위 사업자에게만 비판을 씌우는 것은 너무하다 등 그런 내용이다.

한 사람의 힘(The Power of One)
6년 전 Daum에 첫 입사했을 때 (지금은 없지만) 사내에 ‘서비스위원회’란 조직이 있었다. 사내 서비스 의사 결정 기구인데 재미있는 것은 평사원 부터 팀장, 본부장 그리고 CEO까지 모여서 중요한 발표를 듣고 의사 결정을 한다는 점이다.

입사 초기에 서비스 위원회에서 PT를 한 적이 있었는데, 평사원과 팀장들이 임원들 앞에서 꺼리낌 없이 이야기하는 걸 보고 약간 당황 했던 기억이 난다. 의사 결정을 위해 투표를 결정하게 되면 CEO도 평사원도 똑같은 한 표를 행사한다. 물론 CEO의 한표와 평사원의 한표가 똑같겠냐마는 그런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는게 놀라웠다.

그 후 서비스 기민성이 요구되게 되어 그 조직은 없어졌지만, 지금도 인사위원회라는 조직에서는 여전히 똑같은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어쩌면 위험해 보이지만 비록 설익고 걸러지지 않은 한 사람의 아이디어나 의견이라도 받아들이기 위함일 터이다.

블로거는 주관적이어야
내가 블로그를 사랑하게 된 이유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주관적 생각이 존중되어 그것이 인터넷을 통해 보정되고 다시 공감 받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가 보기에는 그 글이 객관성이 결여 되어 있다 할찌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그의 글이 회자된데에는 글이 담고 있는 공감성(Consensus)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뭔가를 느꼈고 그것을 전하고자 했다. 비록 개인적인 경험을 기초로 주관적으로 쓰여 있었지만 말이다.

공감성이 불러 일으키는 힘은 우리가 이미 많이 봐 왔다. 촛불 집회를 통해 광장에 모이고 아고라에 청원을 올리고 블로그로 이야기 한다. 한 사람의 작은 힘이 모여 변화가 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난 항상 블로그는 ‘주관적’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양비론 같은 객관성을 요구 받기 시작 할 때, 블로그는 그 힘을 잃을 것이다. 물론 사실(fact)이 아닌 내용이 전파되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이는 또 다른 사람을 통해 보정 되고 그것이 바로 블로그의 장점일 것이다.

“구글에 없으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구글이 잘한 것 중에 하나가 세상의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어 생각의 공유 능력을 높히는 것이다. 우리에게 뿌리 깊이 박혀 있는 나쁜 문화 중 하나인 “우리끼리 아는 건데 넌 모르지?”, “사실을 모르면 말하지마!” 같은 것이 바로 우리 사회의 투명성을 저해하는 것이다.

자신의 주관적인 아이덴티티를 가진 한사람 한사람에게 생각을 말할 자유를 주는 것. 적어도 인터넷에서는 통용 되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오늘도 블로깅을 하는 분들의 건투를 빈다.

여러분의 생각

  1. 요즘 몇몇 서비스를 보면,
    모종의 압력을 받아 어쩔 수 없이 바뀌는 것이 보이곤 하네요.
    그나마 그것을 상쇄시켜주는 것이 블로거들의 힘이었는데,
    그것도 조력해주는 포털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거늘,
    그저 아쉬울 따름입니다.

  2. 진심으로 공감합니다.
    객관성은 뉴스기사가 가져야 할 조건이지 개인 블로그에서 가져야 할 덕목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블로그에서 가져야 할 객관성이란 근거자료, 이 하나면 족하지요..

  3. 좋은 글입니다.
    솔직하기 위해서는 많은 용기와 고민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4. 사실 블로거 뿐만아니라 사람이라면 절대적인 객관성을 가질수가 없는데, 많은 사람들이 절대적인 객관성을 요구하는 것 같더군요.

    특히 블로그와 같은 공간은 개인의 생각을 올리는 지극히 주관적인 공간의 개념이 큰데, 그에 대한 이해보다는 객관적이지 않아서 틀렸다의 생각으로 지적하는 분들이 많아서 아쉽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블로거가 마음 놓고 주관적이 되기보다는 자신의 현재 위치와 그것을 그렇게 바라볼수 없는 시선을 가지게된 계기등을 밝혀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5. 공감이 많이 됩니다. 블로그는 결국 공감을 얻는 주관적 의견을 피력하는 곳 같습니다. 공감을 많이 얻는 견해라는 게 중요하겟지만요.

  6. 객관성이 필요한 글도 있겠습니다만 객관성이 강요되선 안되겠지요.
    예를 들어 블로그로 사실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아무래도
    객관성이 강조되야겠지만, 그냥 어떤 일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바를
    적은 글까지 객관적이여야한다는 건 지나친 간섭일겁니다.^^
    그런 완벽한 객관성은 신문사*방송사나 갖추라고 해야겠죠.

  7. 객관성 타령하는 자들 보면 웃기죠
    방송과 신문도 없는 웬 공정성타령?
    게다가 블로그는 원래 개인미디어인데요?
    악의적인 모함이나 허위사실유포가 아니라면 그런걸 문제삼는게 이상한거죠
    윗분들말씀대로 만인의 공감을 맞는 주관적인 글이 블로그죠
    만인의 공감을 맞는 객관적인 글은 언론인거구요
    암튼 언론은 없고 찌라시만 있는 나라다보니 별개 다..

  8.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

  9. 공감과 루머의 기준은 어디쯤일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거론한 글이나 촛불집회의 동인을 루머로 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전제합니다) ‘블로그는 주관적이어야 한다’ 는 말씀은 또한 인터넷 공간이 토론을 거쳐서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닐까요. 하지만 저는 객관성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다고 믿지는 않습니다. 모두가 주관적이면 저절로 객관성이 담보된다.. 정말 여론 시장은 그 자체로 ‘보이지 않는 거룩한 손’의 힘이 관통할까요. 언론은 객관을 지향할 수 있지만 블로거는 다르다는 말씀도 있습니다. 책임의 차이는 분명히 다릅니다. 언론은 오보에 대해 법적/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지만 블로거에까지 그런 책임을 지워서는 안됩니다. 그렇다고 블로거가 객관성을 고려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말을 하는 사람, 특히 공적인 이슈로 말을 하는 모든 개인은 이미 공적인 인간이 아닐까요? 블로거는 주관적일 수 있지만 주관적이어야만 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객관적을 지향하면서 주관적이면 안되는 건가요?. 또 객관성의 현실적 모습이 양비론도 아니고 비겁의 징후는 더더욱 아닐 것입니다.

  10. 정말 정말 공감합니다.. 블로그와 기성 언론의 성격은 분명 다릅니다. 주관적 통찰과 건전한 비판 그리고 공감(혹은 반대)이야 말로 기성 언론이 할 수 없는 블로그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객관성을 요구하는 댓글의 행간을 읽어보면 정말 객관성을 요구한다기 보다는 나는 공감할 수 없다.. 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죠. 물론 공감하지 않는 것 역시 독자의 자유이므로 충분히 이해되지만, 내가 공감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글이 객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며 따라서 이 글은 Bull Shit이다.. 뭐 이런 태도는 정말 Bull Shit 인 것 같습니다.

  11.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주관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블로그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12. 동감입니다.
    블로그는 주관이 모이고 다양한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사상과 언론의 자유를 기저에 깔고 있죠.
    논리와 근거의 풍부함으로 사회가 건강해지고 풍성해지지 않을까요?
    다만 다른 사람을 존중해주는 태도는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는 주관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의 격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욕을 해도 좋은데 논리적 근거를 갖고서 했으면 하는 것이지요.

  13. 소개한 글의 주인과 방문자들은, 대체로 주관적인 의견의 댓글로 소통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좋은 글에 좋은 블로거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는 모습이 좋아보였습니다.

  14. 좋은 말씀 이십니다…^^

    뭐, 인터넽 이라는것이 누구 특정인이 힘이 있다고 그 밀려오는 봇물을 막을 힘이 되는 것이 아니지요…

    80%의 개미들의 힘이니까요…

  15. 블로거는 1인미디어지요…
    충분히 주관인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ㅎㅎ

  16. 트윗 타고 들어 왔는데요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미디어가 꼭 객관적이어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17. 잘 읽었습니다.
    ‘객관’과 주관을 나누는 것도 웃기지만, 그 잣대를 블로거에게 들이대는 것은 더 웃기네요. 어떤 글이던 충실히 쓰시는 분들에겐 그저 화이팅입니다. 그런 잣대는 언론이나 방송사 특히 조중동에게 어울리겠지요.

  18. 글 잘 읽었습니다 🙂

  19. 스크린 샷에 제 아이디가 보이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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