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양면성 – 촛불 민심을 대변한 P2P 방송

美소고기 민심이 촛불 집회로 표출된 후 나타난 이슈의 중심은 아고라와 아프리카이다. 아고라의 기술적 도전을 통해 4천만명이 함께 토론하면 어떤일이 벌어질까라는 의문을 던졌다면 아프리카를 통해 4천만명이 함께 실시간 인터넷 방송을 볼 수 있을까라는 현실적 문제에 대응했다.

아프리카는 개인 방송 시스템으로서 자신이 가진 캠이나 파일을 실시간으로 중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이다. 이 소프트웨어가 기존의 스트리밍 기반 방송과 다른 점은 시청자가 곧 중계자가 될 수 있는 그리드(Grid) 기술의 도입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비트토런트를 통해 본 그리드 기술 개요]

스트리밍 기술의 한계
P2P 프로그램을 이용해 본 사람들은 초당 파일 전송량이 크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 ADSL의 경우 300kbps, 광랜의 경우 2~3mpbs 정도가 나오는데 우리가 300k짜리 방송을 한다면 ADSL은 1명 광랜의 경우 10명 안팎만 내 PC에서 전송을 받아 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프리카와 비슷한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Daum 팟 플레이어의 경우 촛불집회가 열리던 어느 날 새벽 캡쳐를 보면 대략 8천여명이 넘는 사람이 집회 생중계를 보고 있었다. 실제로 아프리카에 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적어도 수 만명이 생중계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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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수만명이 동시에 접속하는 서비스의 부하는 얼마나 될까? 다시 300kbp를 예를 들어 만명이 접속을 하게 되면 초당 3GB 정도의 트래픽이 된다. 요즘 기가당 월 사용료가 천5백만원 정도 한다니까 45백만원에 서버 비용까지 합치면 5천만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 실제로 기본 방식 대로 생방송을 한 오마이 TV의 경우, 트래픽이 10배가 뛰어 8천 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 하게 되었고, 시민들의 자발적 기부로 1억이 넘는 돈을 기부 받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 많았던 그리드 기술
시청자가 곧 중계자가 되는 그리드(Grid) 기술은 과거 멀티 캐스팅이라는 기술을 차용한 것이다. 멀티 캐스팅이 라우터를 중심으로 하는 별도 인터넷이라고 하면 그리드 기법은 기존 인터넷에서 SW적으로 멀티캐스팅을 구현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이미 여러 번의 논란 덕분에 우리에게 이미 익숙하다. 바로 네이버의 터보 플레이어, 싸이월드의 배경음악 플레이어, 판도라tv의 동영상 플레이어 등에서 사용자 PC 리소스 점유 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한 이슈들 때문이다.

이들 프로그램들은 사용자에게 고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일반 웹 서비스 내에 재생되는 음악이나 동영상을 사용자 PC의 일부를 점유해서 다른 사용자에게 재전송하기 때문에 스파이웨어 논란이 일었던 사건들이다. 재전송을 위해 사용자 하드 디스크, 메모리, CPU를 사용함으로서 PC가 느려지고 하드 용량을 차지 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자사 서비스 트래픽 감소를 위해 사용자들의 PC를 점유함으로서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싸이월드의 서비스를 맡았던 피어링 포털에 게재된 정보를 보면 월 15Gbps 와 90대 서버를 줄였다고 나와 있으며 대략 월 25억 정도의 비용 감소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Over 70% of cost savings in both server and network…Consequently, SK communication was able to catch all three hares at one shot, reducing approximately 90 servers and over 15Gbps of network, as well as improving the service stability while reinforcing security. from Case Study of Peering Portal

이 때문에 많은 블로거들이 사용자 고지를 명확하지 않고 비용을 감소시키는 행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고, 이들 업체들은 더 이상 그리드 방식을 쓰지 않고 있다.

정말 필요하다면, 내 PC 쓰세요!
그리드 기술은 어떤 중계를 보고 있는 사람이 시청 뿐만 아니라 가까운 또다른 시청자에게 전송하도록 해 줌으로서 최초 중계 서버의 부하를 줄일 수 있는 기법이다. 사용자가 원하기만 한다면 트래픽 부담도 줄고 다수의 사용자들이 함께 시청할 수 있는 좋은 도구이다. 촛불 집회에 사용된 아프리카다음팟플레이어 같은 그리드 소프트웨어가 바로 그것이다.

이 기술은 앞서 본대로 웹 서비스 제공자들이 잘못 사용하어 논란이 많았지만, 비트토런트와 같은 P2P 프로그램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실제로 참여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 수록 전송 속도가 더 좋아지고 품질이 더 높아지는 결과를 얻게 되기 때문에 많은 시청자가 한꺼번에 몰리는 라이브 이벤트 등에 유용하고 실제로 이번 촛불 집회 생중계에서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중계를 하고 싶은 사람은 캠 카메라가 담긴 작은 노트북과 HSDPA 모뎀 하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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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경우, 드라마를 함께 보면서 채팅하거나 축구 경기를 재전송하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전파를 사용해야 하는 TV 생중계를 대신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그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한 사람의 현장 생중계가 막대한 파급 효과를 일으킬 수 있게 된 사례 또한 무시 못할 변화이다.

물론 촛불 집회 생중계를 본 사람들이 생중계에 내 PC가 사용되었다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는 않겠지만 알더라도 기꺼이 사용 허가를 했을 것이다. 외국에서는 아직 우리 나라 처럼 브로드 밴드 환경이 뛰어나고 고사양의 PC를 가진 국민들이 없기 때문에 수 만명이 함께 생중계를 봤다는 것을 믿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이런 게 가능했고, 민주적 소통에 대한 인터넷의 새로운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계기가 되었다.

p.s. 그리드 기술은 특히 과학 연구에 많이 사용한다. 대용량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슈퍼 컴퓨터를 사용하는 대신 수 많은 사용자들의 PC 자원을 이용하는 것이다. 외계 전파 정보를 분석하는 seti@home, 단백질 정보 분석을 통한 암 연구에 사용하는 folding@home, 국내 연구 분석에 사용되는 korea@home 그리고 입자 가속기 실험 정보를 제공하는 lhc@home까지 매우 다양하다.

여러분의 생각

  1. 진보신당이 진보답게 아프리카를 잘 활용하는거 같더군요…

  2. 아프리카든 팟플레이어든… 저같은 비 윈도우 사용자에게는… ㅠㅠ

  3. 정말 엄청난 위력(?)이네요. 글을 읽고 보니 정말 공감합니다. 우리나라 만큼 인터넷 파워가 생긴 나라도 거의 없을 겁니다. 3월부터 아프리카TV와 다음 팟플 개인방송을 안봤더니 요즘 어떤지는 잘 모르겠네요. 듣기로는 생중계 소식은 듣긴 들었는데 도통 접근을 못하니..(Joo님 처럼 비 윈도우 사용자) 아쉬울 뿐입니다. 흑흑

  4. 아 . .감동적이네요 . 아프리카 TV나 다음을 통해 집회생중계를 듣는 분들이 주변에 많습니다. 이런 기술적 배경이 있기에 가능했군.. 멋집니다 !

  5. 아… 촛불생중계에 이런 배후 기술이 있었군요. 근데, 아프리카는 프로그램 설치가 안되고 다음 비디오팟은 서버접속이 안되네요. 방화벽 때문일까요? T.T

  6. 하지만 슬픈 건 아프리카는 해외에서 유료라는 거지요…. ㅠㅠ;

  7. 아프리카나 다음 팟플레이어가 그리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지는 몰랐습니다. 말씀처럼 사용허가는 기꺼이 했겠지만 고지에 대한 부분은 좀 아쉬운 부분이네요.

  8. 좀 퍼가겠습니다.
    출처 달겠습니다.
    blog.naver.com/jopa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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