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칼럼] AI 시대… 일자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진화할 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은 우리 생활과 산업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변화에 따른 미래에 대한 불안도 공존한다. 일자리 문제도 그렇다. 자동화와 로봇에 의해 우리들의 일자리가 감소하지는 않을까, 앞으로 로봇과도 취업 경쟁을 해야 할까.

글로벌 유통 기업인 아마존은 AI를 통해 누구도 생각지 못한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2015년에는 상품 수요 예측에 딥러닝이라는 새로운 AI 모델을 활용해 기존 모델보다 15배가량 정확도를 높였다. 고객이 쇼핑몰에서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기만 해도, 배송 예상 주소와 물류 센터 내 상품의 위치, 배송 단계를 정확하게 예측한다. 그해에만 총 배송 예측 횟수가 주당 500억회에 이르렀다.

아마존은 이러한 예측을 기반으로 더 빠른 배송을 제공하기 위해 미국 전역의 물류센터에 로봇을 도입했다. AI 예측 결과에 따라 배송할 상품들은 자동으로 포장하는 직원에게 이동한다. 과거 상품재고 창고에 직접 찾아가서 물건을 꺼내던 방식에서 시간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AI와 로봇 도입은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과 단순 작업 감소라는 결과를 낳았다. 단순 작업이 줄었다고 일자리가 감소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기존 노동자는 로봇 관리자로 변신했고, 로봇 엔지니어, 물류 데이터과학자 등 기존 물류 센터에서 볼 수 없던 많은 직업들이 새로 생겨났다. 아마존은 2025년까지 물류 및 배송 센터 등에서 근무하는 기존 직원 10만명을 대상으로 7억 달러 규모의 재교육 투자를 통해 업무 능력을 향상 시키고, 시간 당 임금을 기존의 2배로 올리는 조치도 취했다. 노동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이 신규 고용 창출과 더 높은 임금, 복지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된 것이다. 미국진보정책연구소는 지난 10년간 오프라인 유통업 일자리가 14만개 줄었지만 전자상거래 업종과 해당 물류 분야 일자리는 40만개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로 대변되는 AI, 로봇 그리고 클라우드 서비스의 대두는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제조업과 같은 노동 집약적 산업에서의 영향은 더 크다. 자동화를 통해 사람이 해야 하는 노동의 효율성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온라인 가구 임대서비스를 운영하는 카사원은 고객의 수요에 맞는 제품 구매를 위해 아마존포캐스트라는 클라우드 기반의 AI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상품 수요, 광고효과, 물류 배송예측 등의 정교한 기술을 AI 전문인력이 없음에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 그 결과 기존보다 20% 향상된 기능으로 선구매 비용을 절약했다. 국내에서도 AI 기반의 물류 혁신은 진행 중이다. CJ대한 통운은 택배량 예측 프로세스에 이 AI 기술을 도입해 수요에 따른 인력, 운송 및 창고 공간을 최적화했다.

클라우드와 같은 기술 발달로 이제 누구나 AI를 활용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기술의 변화가 거꾸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기술은 가치 중립적이다. 우리는 새로운 혁신 기술이 등장해 기존의 단순 작업과 업무를 대체하고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산업의 발전과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온 것을 경험해왔다. 인류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기존의 일들을 변화시키고 혁신할 역량을 갖고 있다. 100년 전만 해도 일자리의 85%는 농업 분야가 차지했지만, 지금은 10%도 되지 않는다. 사람은 반복적이거나, 노동 집약적인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AI와 같은 기술은 이러한 업무를 덜어준다. 방사능 노출현장 작업이나 화재 진압 등 위험한 일도 대신할 수 있다. 대신 AI 기술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좋아하는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AI를 통해서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은 물론 궁극적으로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기술 발달이 장밋빛 미래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결국 선택은 인간의 몫이다. AI와 같은 신기술을 이용해 사람의 노동 시간을 줄여 저녁이 있는 삶을 유지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진화를 이끌어낼 것인가. 아니면 막연한 두려움으로 도전과 변화의 시도를 뒤로 미룰 것인가. 지금 우리는 뉴프런티어에 서있다.

원문: https://view.asiae.co.kr/article/201912031132193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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