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칼럼] 클라우드가 지속가능 경영을 앞당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글로벌 기업 평가의 중요한 지표로 대두되고 있다. ESG 경영의 핵심이 친환경 전략으로 수렴하면서 IT 분야에서도 지속 가능 경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속가능성은 IT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느냐, 아니면 클라우드로 이전하느냐 하는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이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경우 많은 전기를 소모하는 대량의 컴퓨터와 스토리지(저장공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항온·항습 장치를 24시간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는 소위 ‘전기 먹는 하마’가 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역시 이러한 데이터센터의 집합으로 이뤄져 있지만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스토리지 등을 가상화해 원하는 기업들에 필요할 때마다 원하는 만큼 나눠서 쓸 수 있도록 제공한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가 운용되는 데이터센터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인프라 효율성을 극대화해야만 수익 창출이 가능한 클라우드 사업 특성상 서비스 제공자들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장비가 쉬게 두지 않는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에서 원하는 자원을 가져다 쓸 수 있기 때문에 낮 시간의 한국 사용자는 밤 시간의 미국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장비를 저렴한 비용에 빌려 사용할 수 있고 그 반대 역시 가능하다. 전 세계에서 밤낮 없이 24시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센터의 효율성은 더 높아진다.

451 리서치 연구에 따르면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도하는 AWS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은 미국 기업의 데이터센터 중앙값보다 3.6배 더 높다. 데이터센터에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아마존은 ‘2024년까지 데이터센터 내 재생 에너지 80% 활용, 2030년까지 100% 활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태양열과 풍력 에너지 생산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현재도 6.5GW 이상의 전력을 생산해 AWS 데이터센터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서버 효율성에 따른 소비 전력 감소와 재생 에너지 구매 등을 고려해 볼 때 AWS의 데이터센터는 기존 기업 데이터센터 대비 88% 정도 탄소 배출량을 낮추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센터의 전력량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한 노력도 주목할 만하다. 클라우드 업체들이 저전력의 ARM 기반 맞춤형 반도체를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에 들어 있는 인텔이나 AMD에서 제공하던 X86기반 CPU 등을 사용하는 대신 모바일 폰에 들어가는 ARM 기반 칩을 직접 생산해 제공하는 것이다. 예컨대 AWS가 만든 ‘그라비톤’이라는 ARM 기반 칩셋을 사용하는 서버는 기존의 X86 기반 CPU 대비 최소 2.7배, 최대 3.4배의 전력 효율성을 가진다. 일반적인 모바일·웹 서비스 기업의 경우 X86보다 40% 나은 가격 대비 성능을 보여준다. 글로벌 채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유니콘 스타트업 기업인 센드버드 또한 그라비톤 기반의 가상 서버로 이전해 비용을 42%까지 절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ESG 경영이 대세적 흐름이 된 요즘 기존 데이터센터에서 클라우드로 옮기기만 해도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클라우드 업체가 직접 구축하는 맞춤형 실리콘 기반 가상 서버로 옮긴다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량을 낮추는 동시에 클라우드 사용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ESG 경영은 멀리 갈 필요 없이 우리 가까이에 있다.

출처: http://www.asiae.co.kr/news/noon_view.htm?idxno=20211102_021001270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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