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테일 바로 알기

아거님의 과연 롱테일이 웹을 흔드는가?와 marishin님의 바보가 주장하는 롱테일 이론이라는 글을 보면, 그 동안 익숙하게 받아들여져 왔던 크리스 앤더슨의 롱테일 이론에 대한 반론을 제기 하고 있다.

물론 이 글들은 스스로 내린 반론이라기 보다는 앤더슨의 책 출판 이후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반론을 기초로 한다. 앤더슨의 적이 많긴 많았나 보다.

어떤 의견이나 이론에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Lee Gomes 같은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사람들과 동조할 생각이 없다. (어떤 사안을 두고 MBC 아나운서 실장이 SBS 아나운서 실장 보고도 뭐라고 하더라만…)

이 칼럼에서 리 곰즈는 크리스 앤더슨이 서문에서 예로 든 온라인 음반상회 랩소디와 ECAST의 마켓 데이터를 들먹이며 크리스 앤더슨이 새로 이름붙인 “98 퍼센트 법칙”이 사실이 아님을 지적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에 나온다. 리 곰즈는 크리스 앤더슨이 늘 의기양양하게 예로 드는 아마존과 넷플릭스에서 “꼬리가 머리를 앞선 구체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지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롱테일 이론의 핵심은 오프라인에서 “80/20 법칙”에서 별로 중요치 않았던 꼬리의 매출액(혹은 이익) 증가율이 온라인 상에서 급증하거나 두드러진다라는 것이었다. (이것은 그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에 의해 이야기되지 않았던 것이다. 알고 보니 별거 아니더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꼬리가 머리를 앞선”이라는 말은 애초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앤더슨이 초기에 롱테일 이론을 이야기할 때 예를 든 아마존, 넷플렉스, 아이튠즈에서는 꼬리의 매출액이 약 20~25%로 계산되었다. (아마존의 경우 초기에 57%라고 적었으나 계산 오류로 실제로 25% 정도 되는 것으로 뒤에 정정하였다. 아마존의 실수로 ‘꼬리’를 잡아서는 되겠나?)

그럼 꼬리 매출이 20% 안팎라고해서 이것이 파레토 법칙의 범주에 들어가는가? 그렇지 않다. 여기서 말하는 20%는 오프라인에서 아예 판매가 불가능 했던 상품들이기 때문이다. 굳이 말하고 싶다면 롱테일은 온라인판 파레토 법칙이라고 하면 된다는 것이다.

롱테일 이론의 원래 개념은 재고 비용이 0(Zero)에 가까워 이전에 판매되지 못했던 상품(꼬리)의 증가가 두드러 진다라는 것이다. 이것을 구글의 애드센스에도 적용되어 이전에 참여하지 못했던 소형 광고주의 출현이 두드러진다는 사실과도 일맥 상통하다. 사실 앤더슨은 이런 현상을 좀 더 포괄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영화나 음악 같은 미디어 산업까지 분석했다. 그러나 너무 나아가서 이걸 알 카이다 조직의 꼬리까지 확대 해석하는 것이 좀 무리가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러나, 원래 개념에서 본말이 전도된 해석을 하고 거기에 매몰되어 비판하는 것도 썩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롱테일 이론은 그야 말로 ‘현상학적 이론’이기 때문이다. 현상을 꽤 재미있고 직관적으로 잘 설명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공감한 것이다. 웹2.0이나 롱테일이나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키워드’이다. 누구는 혹세무민이라고 욕할지 모르지만, 현상을 분석하고 사람들이 알기 쉽게 이야기하고 공감 받는 것이 뭐가 나쁜지 모르겠다. 혹시라도 정말 원래 의도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서 뒤에 와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느니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당신이 학자라면 의미가 있을 수 있겠다. 그렇지만 롱테일 이론이 무슨 학계에 논문으로 제출된 것도 아니지 않는가?

여러분의 생각

  1. 이 글엔 댓글을 기대했는데 없구나.. 쩝.. (자작)

  2. ‘이론의 가벼움’과 ‘법칙의 영향력’이 뒤섞이는 경우가 있는데, 롱테일 또한 그런 경우인 것 같네요. 토론과 논쟁은 좋지만 지나친 안티테제 선호현상은 그닥 벌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쭉 살펴보니 롱테일 이론에 대해 정밀검증해보는 것도 필요하지 싶은데요.

  3. “앤더슨의 적이 많긴 많았다 보다.” 이런 구절 보면 댓글 달고 싶은 생각 싹 사라집니다. (댓글이 없다는 말만 아니라면 그냥 넘어갔을 겁니다.)

    그리고 제 글은 “스스로 내린 반론”입니다. 제 비판의 핵심은 앤더슨의 말도 안되는 ‘상위 100가지’식 매출 점유율 계산법입니다. 한가지를 더 들자면, 일반 상점에도 비슷한 현상이 어느 정도 나타날 거라고 저는 본다는 부분이 있구요.

    적어도 제가 기억하는 바로는 리 곰스의 비판은 이런 내용이 아닙니다. 다른 비판 글은 읽어본 적 없어서, 저와 비슷한 주장을 펴는 이가 있는지 없는지 모릅니다만.

    제 글에 대한 정확한 읽기와 그에 근거한 논평이었다면 토론할 용의가 있었을 겁니다. 물론 논쟁할 생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없긴 마찬가집니다.

  4. marishin/이 글은 님의 글에 대한 의견은 아닙니다. 링크는 걸었지만 인용은 안했으니까요.

    그런데 marishin님의 의견에 대해 한가지만 이야기 해보면 물건 1000개를 팔던 오프라인 상점에서 9000개를 팔면 저도 당연히 롱테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일단 상점에 물건 8천개를 더 들여 놓을려면 공간적 제약을 해결해야 하고 그걸 해결 하더라도 사람이 8천개 물건을 다 볼 수 없는 시간적 제약을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가장 많이 찾거나 잘 보이는 진열대만 둘러 볼 수 밖에 없다는 거죠.

    롱테일에 입각한 온라인 서비스들은 사용자 리뷰, 태깅, 별점, 검색 추천 기능 등을 통해 시공간적인 제약을 없앤 것이기 때문에 롱테일 현상이 두드려 지는 것이 가능한 것입니다. 온라인의 시공간 제약 해소가 어떤 비지니스적 효과를 가져오는 지 사례를 통해 설명해 주는 것이 롱테일 이론이라는 것이조.

  5. 음. 뒤늦게도 용어조사 포스팅 등등후 구글링중 들립니다. 키워드로서 현상으로서의 롱테일을 받아들이는 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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