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밍 언어 답사기

내가 경험해 본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해 한번 써볼까?

태어나서 처음으로 프로그램을 짠 언어는 국민학교 5학년(1985) 때 금성 패미콤 FC-100에서 짜본 더하기 프로그램이었다. 얼마전 알았는데 GS-Basic이라는 인터프리터가 내장되어 있었다고 한다.

게임을 실행하려고 책에 있는 수백줄 짜리 BASIC 프로그램을 카세트 테이프에 저장했다 꺼냈다 했던 기억이 생생…

중학교(1988) 때는 GW-BASIC으로 퍼스널컴퓨터 경진대회 예선 준비를 했었다. 도 대회 가는 걸로 만족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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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컴퓨터랑 담쌓았다가 대학교 1학년(1992) 때 교양 과목으로 컴퓨터 언어를 배웠다. 자연대 특성상 당시 다른 분반은 다들 포트란을 배웠는데 유독 우리 분반 강사만 C언어를 가르쳤다. 나름 시대를 앞서가는 여성 박사과정 학생이었는데 덕분에 숙제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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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4학년(1995) 때 웹 프로그래밍의 즐거움을 맛보게 한 첫 언어는 Perl이 었다. HTML과 함께 스크립트 언어의 특유의 빠른 구현과 다양한 라이브러리와 예제로 인해 공부하는데 도움이 컸다. 나의 첫 사랑과 같은 언어다.

대학원 1학년(1996) 때 원격 지질 답사 시스템 만든다고 자바 애플릿 개발을 좀 해봤는데 아주 어려움이 컸다. (내가 아직도 자바를 싫어하는 이유 ㅎㅎ) 석사 논문 쓸 때(1999) Arc/Info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야 해서 Arc Macro Language를 좀 다뤄 봤다.

처음 회사 들어와서(1997) 웹 프로그래밍의 생산성에 큰 도움을 주었던 것이 바로 PHP다. 각종 웹 사이트 개발, 전자 상거래 시스템, 지불 시스템 거의 모든 곳에 쓰였고 지금도 가장 자신있게 쓰는 언어다. 이 때 만들었던 웹 사이트가 아마 십 여개는 될거다.

작게는 쇼핑몰 SI 할 때 그리고 어느 교회 홈페이지 만들 때 기존에 있던 레거시 코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써본 ASP (역시 보기 싫은 언어)도 있고, 회사에서 한 개발자가 만든 코드 뒤치닥거리(유지 보수) 하느라 Visual Basic과 Borland C++을 이용해 윈도 프로그래밍도 해 본적이 있다.

당시엔 개발팀을 총괄하고 있었는데 윈도우 DRM과 계열사의 핵심 프로그램이어서 꽤 돈이 됐긴 해도 팀에게 맡길 일은 아니어서 감을 잊지 않으려고 새로 배우면서 그냥 삽질 위주로…

Daum(2004)에 와서 다시금 자바를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는데 첫 인연이 안좋아서 그런지 거의 포기. 다행히 주소록 PM(2005) 하던 중 Ajax 덕분에 자바스크립트에 관심이 더 많아졌다. 그리고 나서는 Python, Ruby 등과 친해지려 했으나 이미 개발 현업에서 멀어지니 흥미 상실…

아직도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언어는 (X)HTML/CSS, JavaScript, PHP 정도로 언제든 필요하다면 하루 이틀 안에 간단한 웹사이트(Asklift, Twi2me)정도는 뚝딱 하고 만들 수 있을 정도의 감은 잊지 않고 있다.

누구나 알듯 프로그래밍 언어는 빠른 효율성을 발휘하기 위한 도구이다. 훌륭한 프로그래머는 도구를 적절한 곳에 알맞게 사용하는 방법을 안다. 결코 연장탓을 안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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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아 그러고 보니 지난 학기에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의 아버지 뻘이라 할 수 있는 Prolog라는 로직 언어를 접해봤구나. ㅎㅎ

여러분의 생각

  1. 와, 정말 많은 언어들을 접하셨군요!
    저는 초등학생때 GW-BASIC,중학생때 홈페이지 만들어본답시고 HTML,고등학생때 C 맛만 살짝 보고 대학와서 제대로 C, VB, C++, JAVA, C# … 뭐 대부분 교과과정에서 배운 것들이고 C#만 독학해봤네요.

    연장탓 안하고 도구를 적절히 잘 쓸 수 있을 그날까지 노력해야겠습니다 ㅎㅎ

  2. 금성 광고가 참 인상 깊네요!

  3. 마지막 문단이 컴퓨터 비전공자인 저에게 힘을 주는 글이군요..^^
    (다행이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에…흐흐흐)
    몰론 저 깊숙한 코어 프로그래밍을 잘 하는 사람도 능력이 뛰어난것은 맞지만,
    제 생각도, 있는 도구를 정말 잘 사용하는 사람 또한 대단한 능력자라고 생각되어집니다.

  4. 많은 책들중 그래도 제일 포스를 내뿜는 책은 Programming Perl(일명 Camel book)이군요 🙂
    Camel Book은 유명한 미국드라마인 Chuck에서도 등장( http://sergemadenian.com/?p=22 ) 했다는..

    1995년에 Perl하셨다고 하셨는데 사진의 책은 2000년 출간된 Programming Perl 3판이네요.

  5. 참고로 사진 속의 책은 제 서고가 아닙니다 ㅋㅋ 솔직히 대학원 졸업 후에 웬만한 책들은 다 버렸네요. 책장에 책이 거의 없어요. 당시 cgi-lib.pl 하나 덕분에 아주 재미난 시간이었습니다.

  6. ㅎㅎ 저도 패미콤이 있었죠.
    저희 아버님이 금성쪽에 다니셔서 싸게 사왔더랬습니다.
    그 때의 감동은 정말 ㅜㅜ
    결국은 오락기로 전락 했지만요…
    그나저나 참 많은 경험을 하셨군요.

  7. 핫! 전 촌에 살고 있어서 살 형편은 못됐고 학교에 교육용으로 4대가 들어왔었어요. 컴퓨터반 하면서 그거 만질려고 방학 때 학교에 출근했었다는…

  8. 저랑 싫어하는 언어가 순서까지 똑같으시네요. -_-b

  9. 스크립트 언어하니까 marx 라는 것이 생각이 나네요. 미국 한 대학에서 만든 건데 당시 제가 레퍼런스도 번역하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구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잊혀진 언어.. 🙂

  10. 저는 자바 언어를 가장 좋아하는데 (그 철학이라던가 오픈소스 같은 것들까지 포함해서) 싫어하신다니 유감이네요 ㅠㅠ

    저는 PHP를 많이 써보지는 않았는데, 남이 써놓은 코드를 분석할 때마다 JSP가 떠올라서 ‘왜 코드랑 표현(HTML, CSS, SCRIPT)이 뒤섞여있는거야!’라고 절규했었지요.

    특별히 PHP에도 JSP처럼 로직과 뷰를 분리하는 노하우가 있는건지… 아니면 그냥 익숙해지면 상관없는건가요…?

  11. 제가 자바를 싫어하는 이유는 생산성 때문입니다. 자바가 미학적인(?) 측면에서는 제일 깔끔하고 견고하다는 점은 충분히 공감하구요.

    PHP 같은 경우 파일 처리, 소켓/쉘, 웹 프로그래밍 다방면에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아합니다.

    요즘에는 스크립트 언어 대부분 mvc framework을 쓰고 있기 때문에(php의 경우는 cakephp나 sympony) 로직과 뷰를 분리하는 건 당연하게 합니다. 물론 이전에도 자체적으로 템플릿 엔진을 만들어 사용했지만…

    http://en.wikipedia.org/wiki/Comparison_of_web_application_frameworks

  12. 아~ 저도 옛 추억이 아련거리는군요…
    저도 초등학교때 8비트 컴퓨터 게임팩같은거 설치해서 해보는거..아마 그것이 금성 패미콤이였지 않나 생각이 되는군요..
    그리고 카세트 테이프로 저장하는거나..ㅋ

    그리고 어릴때 5.25인치 디스켓에 3가지 게임(페르시아 왕자도,ㅋ) 넣어다니며했고.. pctools로 약간의 수정을 가하기도했죠..

    그덕에 대학교전공을 컴퓨터공학을 선택하게 되었고..대학때 배운 C, C++, JAVA, 파워빌더, 비주얼 베이직..포트란은 원로교수하테 자료구조가 걸려서 억지로 배우게 되었군요..ㅋ
    학교에선 HTML, javascript 같은 스크립 언어를 따로 배우진 않았는데, 홈페이지 작업을 하느라 독학을 했던 기억도 나는군요.

    군대갔다온후엔 C#이 새로 나와서 많은 이들이 그것을 배우던데..

    전 졸업후 진로를 신학으로 바꾸는 바람에..ㅋ

    대학전공이 컴퓨터공학이라
    아직도 IT에 관심이 참 많이 가는군요..
    PDA놀이도 즐기고 블러깅도 즐기고..^^

  13. 해본언어는 GW-basic, q-basic,, 예전에 초등학교 학교다닐때요;; 지금은 C,,C++<<이건 배우는 중이고,, 자바는.. 맛만 봤고..ㅠㅠ 언제 저만큼 배우나ㅠㅠ

  14. 그냥 나이들면서 이것 저것 하다보면 저절로요…

  15. 코딩에서 손땐지 오래인데.. 다시 슬슬 책을 보게 됩니다.
    뭐 그래봐야 허접 프로그램을 만들지만 하하…
    요즘은 코딩보다는 문서 작업이 많아서 ㅠㅠ;
    글 잘보고 갑니다.

  16. 초등학교 5학년이 85년 이시면…(나이 계산중 ㅋ)
    오랜 경륜의 사람들이 걸어온 길을 보면 재미있습니다 🙂

  17. ^^ 저도 접해봤던 언어들이 열거되니…
    ㅡㅅ-);; 나도 나름 프로그래밍을 오랜시간 접해왔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뿌듯해집니다.

    ‘난 결코 게임만 했던 건 아니었어!!’라는 자기 위안입니다.
    ㅎㅎ… OTL… 이제는 프로그래밍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18. APPLE Basic – 6502 Assembler – Pascal – Prolog – C – Python – Java 를 “건드려” 보았는데… 웹프로그래밍도 재미있을것 같은데… 나이가….. 머리가….. 🙂

  19. 아… 학교에서는 Fortran, COBOL도 했었군요 ^^

  20. 저는 초등학교 때 QBasic + Visual Basic으로 시작했고, 중학교 때 HTML이랑 Flash(!)를, 나머지(C, Java 등)는 대학 와서 제대로 배웠지요. 태터툴즈를 접하면서 PHP에 빠졌지만 2년만에 Python으로 돌아섰죠; 포트란, 코볼, 파스칼 이런 건 저한테는 전설의 언어라는…ㅋㅋ (85년이면 태어나기도 전이군요.)

    요즘 이야기를 하자면 PHP에 비해서 Django의 웹어플리케이션 개발 생산성이 너무 차이가 많이 나서 텍스트큐브 개발자(?)면서도 소스코드에 손대기 싫은 상황입니다. ㅠㅠ; 다만 아쉬운 건 스팍스 동아리 사람들 말고는 Django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라서 회사에서 제가 우겨서(?)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후임자를 찾기 어렵다는 게 문제더라구요. 같은 이유로 TNF에서도 그리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지는 못한 게 아쉽습니다. 써본 사람은 좋다는 걸 알던데 다들 PHP 아니면 ASP/JSP에만 머물러 있어서…;;

    항상 자기가 익숙하던 걸 벗어나서 하는 게 힘들던데, 저도 그렇게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겠지요.

  21.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천부적 재능을 지니고 있는 차니님의 프로그래밍언어 간략일대기, 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군요. ^^

  22. 전 학교 근처에 있는 컴퓨터 학원(지금으로 따지면 대리점일지도요)에서 삼성의 컴퓨터(이름도 기억이 안나는)로 남들 1달 배울걸 2달인가 3달동안 독학으로 BASIC을 공부했습니다. 물론 그 후로 뚝하다가 뒤늦게 MFC 조금 하다가… 결국 c#/java/PHP 조금 하다가 말았네요.
    이제는 코드가 생소한 일을 하고 있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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