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칼럼] 디지털 한류와 클라우드 기술

디지털 한류의 열기가 뜨겁다. K팝과 드라마, 영화 등 문화 콘텐츠를 넘어 한국 기업의 온라인 서비스와 게임에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등에 업고 온라인 전용 콘텐츠들이 전 세계인을 만나는 한편, 핑크퐁의 아기상어 노래는 유튜브에서 80억뷰를 넘어서 이른바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 현상도 일으켰다. 배틀그라운드 게임은 현재 수억 명이 함께 즐기는 대세 게임이다. 이처럼 온라인 콘텐츠들이 국경을 쉽게 넘나들 수 있는 건 기업들이 전 세계 사용자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술 기반 덕분이다.

기존의 한국 소프트웨어(SW)들의 경우 유독 클라우드 혜택에서 한걸음 비켜나 있던 것이 사실이다. 규모의 경제가 형성되지 못해 패키지 SW로 공공 조달에 의존하거나 시스템 통합(SI) 같은 외주에 의해 생존해왔다. 그런 한국 SW 산업계가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게 된 것은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들이 제공하는 생태계에 합류하고 난 후 생긴 변화로 볼 수 있다.

AWS는 ‘AWS 마켓플레이스’라는 온라인 장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 장터를 이용하면 기업은 수백만의 AWS 고객에게 소프트웨어를 판매할 수 있고 홍보·과금 대행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클라우드에 맞춰 소프트웨어를 구성하면 한 번의 클릭만으로 클라우드에서 설치해 사용해 볼 수 있다. 한국 대표 데이터베이스 기업인 티맥스소프트는 AWS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티베로 데이터베이스, 미들웨어 제우스8 클라우드 에디션을 출시했다. 세계인 누구나 무상으로 이를 체험해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도 인기다. 우리나라 최초로 기업 대 기업(B2B) 소프트웨어 분야 유니콘 기업이 된 센드버드는 실시간 채팅 기능을 SaaS로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 넥슨, 배달의민족 같은 한국 기업뿐만 아니라 DHL, 버진항공, 딜리버리히어로 등 해외 기업들이 모두 센드버드의 고객이다. 센드버드는 채팅 메시지 건당 과금을 매긴다. 한국의 작은 스타트업이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대용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은 클라우드 덕분이다. 사용 트래픽에 따라 유연하게 가상화 인프라를 증설하거나 반납할 수 있다. 쓴 만큼만 과금되는 합리적인 방식은 기업의 선(先)투자와 운영비 효율화를 가능케 했다.

한국의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인 한컴은 AWS의 클라우드 기반 문서 공유 서비스인 아마존 워크독스에 웹 기반의 문서 공동 편집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전 세계의 워크독스 사용자는 한컴이 제공하는 씽크프리 웹 편집기를 이용해서 웹브라우저에서 문서를 실시간으로 작성하거나 편집, 공유할 수 있다. 유수 클라우드 서비스에 한국 소프트웨어 개발사의 기능이 탑재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비대면 업무와 스마트 협업을 위한 도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상황이다.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들에는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기회인 셈이다.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개발한 기업들은 해외시장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 다국적 기업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 올라탔다. 거인의 어깨 위에서 더 큰 세상으로 진출하는 우리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성공을 기원한다.

출처: http://www.asiae.co.kr/news/noon_view.htm?idxno=20210706_021001270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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