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보드, 오픈 소스와 커뮤니티

무료 공개 게시판 프로그램인 제로보드의 차기 버전이 오픈소스(GPL)로 전환 하면서, 주 개발자가 자신이 근무하는 NHN으로 부터 풀타임으로 그 SW를 개발 하도록 허가 받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NHN은 ‘제로보드’의 코드를 인수하고 이에 대한 상표권을 등록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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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고, 오랜동안 오픈 소스 개발 커뮤니티에 있었던 나 조차 그렇다. 이런 인식에는 개발자나 회사나 ‘오픈 소스 개발 문화에 대한 무지‘에 대한 걱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나는 제로보드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초기에는 CrazyWWWBoard를 대체할 PHP 프로그램으로 나 자신도 사용자였다. Zog로 블로그를 운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제로 보드의 문제는 소스가 공개된 그러나 오픈 소스는 아닌 원맨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보안 문제도 굉장히 취약 했었고, 기능 개선도 그렇고… 사용자가 많아졌지만 개발자는 한명인 프로그램이었다. 즉, 한명의 능력에 따라 수 많은 사용자들이 움직여야 하는 그런 상태였다. 지금도 제로보드 보안 패치 하지 못한 사용자를 위해 한국 정보보호 진흥원이 움직이고 있다.

비슷한 프로그램 중에 태터툴즈가 있었다. 하지만 태터툴즈의 주 개발자는 법인화 된 TNC에 그 소유권과 상표권을 넘겼다. TNC는 태터툴즈의 차기 버전을 오픈 소스로 전향하면서 Tatter and Friends라는 커뮤니티에 개발을 일임 했다. TNC는 이렇게 개발된 태터툴즈를 티스토리로 서비스 하였고 사용자층을 더욱 넓힐 수 있었다.

이번 발표의 이면에는 이러한 태터툴즈의 성공을 본받아(?) 모든 것을 한큐에 해결 하려는 회사와 개인 의지의 만남이라고 볼 수 있다. 개발자의 공지에서만 보더라도 주요 개발 진행은 커뮤니티 보다는 회사 주도 개발(Company driven development)로 보인다. 결국 우리가 만들 테니 너희들은 써라. 아니면 플러그인이나 테마나 만들어 주던지… (내부에서는 그 순수성을 믿어 달라고 하겠지만 PR의 결과만 봐서는 그렇게 보기 힘들 것 같다. PR도 능력 아닌가? ㅎㅎ)

초기에 태터툴즈의 오픈 소스화와 개발 커뮤니티 기반을 만들때 약간의 조언을 해 주기는 했지만 내심 우리 나라에서 오픈 소스 개발 커뮤니티가 가능할 것인가 의심을 품었었다. 하지만, 지금 TNF는 수 많은 자발적 참여자들이 역할을 분담하여 적절한 시기에 기능을 추가하여 로드맵에 따라 제품 개발을 하고 있다. 외부의 압력(?)에도 중용을 유지하면서 사용자와 개발자간의 갭을 줄이는 중립적인 의견 교환에 의해 커뮤니티가 성공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제로 보드 개발자와 NHN의 결정은 좋은 방향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떻게 오픈 소스 커뮤니티를 잘 이끌고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모든 염려는 거기에 귀결되어야 한다. 어떤 식으로 자발적인 참여자를 모으고 이들을 잘 융화 시켜 사용자에게 유용한 소프트웨어를 만들 것인가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원맨 프로젝트가 오픈 소스로 가기 위해서는 그런 문화적인 전이가 선행되어야 한다.

오픈 소스는 누가 상표권을 가지고 있느냐 누가 소스 코드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일단 커뮤니티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언제든지 다른 공헌자와 커뮤니티로 인해 분기(Forking)가 가능 한게 오픈 소스이다. (이미 제로보드의 개발자는 스스로 만든 zb5의 GPL 버전을자기 맘대로  ZB XE라는 새 버전으로 스스로 포킹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커뮤니티의 설립(Building)이 관건이다.

여러분의 생각

  1. 좋은글이네요 동감합니다

  2. 안녕하세요, zero입니다.
    화창한 주말에 오랫만에 웹서핑하다가 좋은 글 보게 되었네요.
    제가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서 잘 찔러(?) 주셔서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차니님께서 언급하신 보안문제의 취약, 기능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가 모두 저 한 사람의 문제인 것을 알고 있고 또 그에 대해 많은 고민과 좌절도 적잖이 하였습니다.

    전 제로보드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제가 만들어서 그런게 아니라 수 많은 분들께서 팁과 자료를 공유하고 발전되어 가는 모습이 너무 좋더군요.
    다만 99년도에 제가 오픈 프로젝트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여 그 당시 국내에서 널리 사용되던 재배포 금지조항이나 copyright등을 명시하게 되었습니다.
    또 후일 오픈 프로젝트로 바꾸기 위해 고민도 해보았으나 수 많은 분들의 스킨 저작권을 지켜줄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해 포기하였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NHN와 제로보드”라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말씀해주시지만 저에게는 NHN은 첫눈처럼 제로보드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준 여유 있는 회사라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그리고 차니님은 아시겠지만 NHN에서 준비하고 있는 오픈 프로젝트 관련 준비나 재단 설립등의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져서 짧은 시간에 더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상황이라는 거죠.

    현재 제로보드4, zb5 beta등을 거쳐서, 그리고 사용자들이 원하시던 내용들을 총 정리하고 열심히 개발중입니다.
    제 능력이 모자라 결과는 어떨지 모르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공개 라이센스를 걸고 오픈프로젝트로 진행되면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커뮤니티의 진행방법에 대해 나름 벤치마킹도 하고 알아보고는 있지만 너무 무지하네요.
    저의 무지가 결과를 나쁘게 만든다면 그것보다 마음 아픈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차니님께 많은 조언 부탁드려보고 싶네요.
    잘 부탁드리고 좋은 말씀과 질타도 부탁드립니다.

    ps 1.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아 트랙백을 걸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ㅡ.ㅜ

    ps 2. 사소한 것이지만 ZB XE는 zb5 beta의 forking 버전이 아닙니다. ^^
    zb5 beta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쓸만하다고 생각하여 GPL로 배포한 것이지만 제가 만들고자 하는 XE와는 많은 차이가 있어서 처음부터 새롭게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3. 이렇게 오랫동안 하나의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여 오는 zero님의 고민에 비해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주 작을 것입니다. 커뮤니티를 만든다 해도 아직 nzeo.com에 오는 사람들 중의 아주 소수 만이 nzeo님을 도와 줄 수 있을 것이구요. (개발 커뮤니티와 사용자 커뮤니티는 명백히 다르니까요.)

    하지만 제로보드가 모두의 것이다라고 인식하는 순간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런 이야기를 계속 하시고 사용자 기반 혁신이 일어나도록 이야기를 들어 주세요.

    그러면 제가 했던 이야기가 잠깐동안 쓴 약일 거고 기우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것입니다. 건승을 빕니다.

  4. 저는 한 번은 동경에서 SI프로젝트 하는데 프로젝트 전체에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DLL을 한사람이 만들었는데 정말 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더군요. 소스 공개는 당연히 그 사람이 안 해줬고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처럼 여기저기 숨겨진 부분이 많고 엄청 다운이 잘 되서 모두가 고생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T.T

    그렇다고 그 DLL의 사용법을 속시원히 100프로 다 열어놓고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사용법 하나 물어볼 때마다 엄청 개폼 잡고 사람 무시하고…

    매우 중요한 컴포넌트의 개발을 한사람이 독점하게 하는 것도 안 되지만 일단 단체 프로젝트는 사전에 인성검사를 철저히 해서 오픈 마인드가 안 되있는 사람은 빼버려야 한다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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