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로서 해체된 그룹 H.O.T가 결성 10년을 맞았다.
1996년 9월 6일(토) 토토즐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H.O.T는 당시 10대들의 우상이었지. 빠순이도 아니고 이걸 왜 기억하냐고 물으실 게다. 사람들은 지금의 나만 알겠지만, 나에게도 10년전의 과거(?)가 있다.
10년 전 사업 초기에 CD나우를 벤치마킹해서 전자상거래를 하려고 하다가, 음악 매니아를 잡겠다는 일념으로 음악 서비스를 시작했었다. 돈도 많이 없이 음악 뉴스, 콘텐트, 듣기 서비스와 음악 방송 서비스를 했었고, 당시에는 꽤 유명했다.
1998년 초 쯤 우리 서비스 DJ를 하던 양진석씨 소개로 SM 기획을 만나게 되었다. H.O.T가 유명세를 타고 S.E.S.가 데뷔 준비를 하고 있던 때였다.
SM기획과 제휴해 아티스트 사이트와 팬클럽 운영을 우리가 맡게 되었는데, 그 당시 홈페이지의 개념은 없었지만 프로의식이 투철했던 이수만 사장이 생각이 난다. 홈페이지 디자인을 뉴욕풍으로 해달라고 해서 디자이너가 직접 뉴욕에 가서 스케치를 해 오기 까지 했다.
그렇게 만든 디자인을 올렸는데… 웬걸 홈페이지 뜨는 게 너무 느린게 아닌가? 우리는 알고 있었지만 제작자의 우김에 어쩔 도리가 있나? 결국 다시 준비한 가벼운 그래픽 버전으로 가기로 했던 기억이 난다.
<H.O.T 팬클럽 사이트>
그리고 지금까지 SM엔터테인먼트가 자사 홈페이지 주소로 쓰고 있는 smtown.com도 내가 작명해 줬다는 사실… 우리는 S.E.S.와 신화 사이트까지 운영을 해 주었다. 새 앨범이 나올때 마다 사이트 갱신은 필수 였고, 그 때 마다 팬클럽 사이트 빠순이들은 열광했다.
팬클럽은 하루에도 글이 수백개씩 올라오는 요즘의 텔존, 아고라가 부럽지 않은 사이트였다. (우리 와이프가 당시 (운)영자를 했었는데, 별의 별 질문에 답하고 악성 댓글 삭제 하느라 하루가 모자랄 판이었다. 그 애들은 영자면 다 아는 줄 안다. 많이 올라오는 질문은 팩스로 보내서 매니저에게 듣고 공지해 주기도 하고 그랬다.)
돈은? 거의 못 벌었다. 하지만 그 뒤로 온라인 음악 서비스를 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 그쪽 생리도 많이 알게 되었고, 당시로서 엄청난 트래픽을 감당해 볼 수 있었다. (전성 시대였던 98~99년에 KIDC에서 100MB Dedicated를 쓰고 있던 회사는 몇 안되었다.)
SM기획이 코스닥에 등록되기 전 우리는 서로의 발전(?)을 위해 헤어졌다. 커피숍에서 마지막 봤던 이수만 사장의 미안해 하던 얼굴이 기억 난다.
짤방! S.E.S 홈페이지 초기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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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H.O.T.의 팬이었던 걸 생각하면..재미있는 스토리네요…ㅎㅎㅎ
오.. 이 스크린샷을 여기서 보게 될줄은 몰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