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하문트님의 자존감, 자신감, 수치심, ‘왕따 당함’에 대한 두려움라는 글을 읽다 보니 오늘 수업 시간에 겪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매주 목요일 오전 8시 부터 있는 특강 수업은 학부에서 치의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대학원 석박사 과정 학생들을 위해 임상 선생님들이
돌아가면서 치의학 분야를 소개해 주는 필수 강의다.
그렇다 보니 한 학기에 5~10명 남짓 되는 학생들이 듣고 있다.
석박사과정 학생들인데다 숫자도 작으니 출석부도 서로 돌려서 체크한다.
오늘은 줄기 세포(Stem Cell)와 Dental Application에 대한 강의를 맡은 교수님이 서두에 황우석 교수 이야기를 꺼내면서 과학자가 재능과 노력 만큼 진실성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부분을 강조하셨다.
한참 강의를 하는 중 관련 질문을 하시려고 병리학 교실 학생들 출석부를 보는와중에 한 명이 대출을 한 사실을 아시게 되었다.
“10명도 안되는 사이에 대출이라니 정말 부끄러운 일이군요. 조금 전에 과학자가의 진실성이 중요하다는 말을 한 것 같은데… “
순간 교실은 경직되고 교수님과 학생들은 이 분위기를 어떻게 바꾸어야할지 난감해졌다. 대출을 해 준 학생은 용기있게 제가 했노라고 이야기했지만 저 선생님이 여기 학생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수치심에 내 스스로 몸둘바를 몰랐다. 어른들도 이런 상황에 닥치면 복잡한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다.
가끔 우리 딸도 비슷한 일을 겪고 집에 온다. 친구들이 자기랑 놀아주지 않는다던가 괴롭히는 친구 때문에 힘들다라던가 하는 이야기를
나에게 해준다. 한번은 내가 그런 아이보고 “너 나 좋아하지?”라고 이야기 해보라고 했는데 되돌아 오는 건 심한 욕설이었다고
한다.
그 때 딸래미는 수치심과 분노로 가누기 어려워 눈물을 흘리곤 했다. 엄마는 그런 아이랑 놀지 말라던가 또 그러면 엄마가 혼내 준다고 하라고 하지만… 난 좀 다른 해법을 찾아서 대화를 해 주었다.
“널 괴롭히는 애들은 네가 부러워서 그럴 수 있다. 넌 **를 잘하지만 걔는 그렇지 못하거든. 너도 네가 잘 못하는 **를 잘
하는 애들을 보면 괜히 부럽고 싫어질 때가 있을 수 있잖아? 그렇기 때문에 그 친구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게 좋아. 하지만 이해를
못하거나 용서하지 못해도 상관은 없어. 하지만 중요한건 그 친구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렴.”
둘째 아이는 꽤 자존감이 센 편이지만 어느 한순간에 쉽게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야단을 들을 때 아무렇지도 않은 듯 꽂꽂이 눈을 마주치고 듣다가 그게 끝나면 수치심에 눈물을 펑펑 흘리기도 한다.
그럴때 일수록 야단을 치는 것이 너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너의 잘못된 행동 때문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주고 안아주며 사랑한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중요한건 사랑하기 때문에 야단친다라는 말은 하면 안된다. 야단을 칠때 고성과 체벌을 사랑과 결부 시켜서는 안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느끼는 자신감과 수치심을 어떻게 제어할지 다시 한번 고민해 볼 좋은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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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y분 아이와 비슷한 일을 많이 겪었습니다.
저 방법은 곤란합니다. 너 나 좋아하지 라던지, 너 나 부럽지 라니 윽 -_-
이런 말 하는 것이 죄송합니다만
녹아드는 법을 배우게 해야지
그냥 저런 식으로 계속 툭툭 튀어나오게 하면 안 됩니다.
물론 친구들과 잘 지내기 위해서 그렇다는 거고
전 그렇게 크지 않았고
고생하면서 상처 많게 크긴 했지만 지금의 저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요즘 EBS 다큐프라임에서 “아이의 사생활”이라는 다큐를 방송하고 있습니다. 어제 방송했던 내용이 “자아존중감(자존감)”이라는 주제였는데요. 아이가 밖에서 겪은 일로 짜증을 낼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공감해주기’라고 하더군요. 물론 여러 상황에 맞는 여러 해결 방법들이 있을 겁니다. 설득하거나 타이르기보다는 우선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준 뒤 해결방안을 제시해 주는 것이 아이가 상심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끔 도와준다고 합니다. 모두가 아는 내용이긴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꼭 한번 봤으면 하는 프로그램이더군요.
저도 ‘아이의 사생활’이 떠올라서 댓글을 남길까했는데, 이미 prek님께서 적어주셨군요. 이미 전편 방송이 됐는데, 요즘 다시 나오는 건 재방송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육아에서 이 부분이 꽤나 고민입니다..
앞으로 고민하게 될 주제… 아이들의 수치심 다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