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개발자의 비전

어제 두번째 웹 표준의 날 모임이 있었다. 지난 번 모임과 달리 세 개의 발제 주제를 놓고 난상 토론을 벌이는 방식을 취했다. 실제로 토론이기 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정도였지만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다는 점에서 참 좋은 시간이었다.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진 발제는“웹 프로듀서의 역할”에 대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에 관해 발제자의 이야기 외에 딱히 공감되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그럴만한 게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게 쉽지 않으리라.

노동집약적 HTML코더의 한계
내 경험으로 보면 이전 회사에서 웹 개발자와 웹 디자이너를 모두 관리(?)하고 있었다. 될 수 있으면 HTML 코딩은 웹 디자이너에게 하도록 했지만, 그리 쉽지 않았고 웹 개발자들도 그 일을 맡는 것을 꺼려 했다.  특히 자바스크립트까지 다뤄야 했기 때문에 그 몫은 회사에서 유능한 몇몇 개발자들에게 돌아갔다. (한 마디로 모든 걸 다 잘하는 친구에게 맡긴 것이다.)

회사가 작은 곳에서는 큰 문제가 안되는 것이 큰 회사에 오니 상황이 달랐다. HTML 코딩을 전문적으로 하는 ‘UI개발’이라는 영역이 있었고, 이들은 디자인과 개발 어디에서 속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큰 회사 뿐만 아니라 웹 개발을 전문적으로 하는 에이전시에서도 비슷한 상태라는 것을 알 게 되었다. 흔히 HTML 코더 혹은 이미지 커터(Cutter)로 불리는 이들은 고용 상태도 불안하고 업무의 성격상 노동 집약적이었다. UI개발은 기획, 디자인, 개발로 가는 기초 단계로 보는 시각이 강했다.

회사에서 웹 개발자의 교육이나 커리어패스를 고민하는 일을 맡고 있기 때문에 이들 또한 나의 주요 관심사 중에 하나였다. 개발자로 전향하거나 액션 스크립트를 더 잘 하거나 해서 몸값을 높히는 방법밖에 없었다. HTML 코딩을 더 잘하는 또는 자바스크립트를 좀 더 잘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지 못했다. 실제 이 직군에 있는 사람들을 개발자 컨퍼런스때 데리고 갈것이냐 말것이냐 부터 시작해서 무슨 교육을 어떻게 하고 어떤 비전을 줄지가 항상 고민꺼리였다. 사실 고민만 했지 해결될 방법도 없었다.

클라이언트 사이드 기술의 부각
다행히 2004년 부터 국내에 웹 프론트엔드(Front-end) 개발 혹은 클라이언트 사이드(Client-side)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다. 프론트 엔드의 MVC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웹 표준 개발 기법”과  “에이젝스(Ajax)의 부각”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초적인 기술이라고 여겨졌던 HTML 코딩이나 자바스크립트 개발이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이런 기술적 전파 활동이 이들 직군의 사람들을 자극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게다가 외국에서 브라우저 확장 기능, 위젯(Widget) 등 가벼운 웹 어플리케이션의 기반이 XHTML(XML), CSS, 자바 스크립트를 기반하는 표준 플랫폼으로 대거 출현됨에 따라 익혀야할 지식의 폭이 대폭 늘어났다.

몇몇 소수의 사람이 이런 기술과 개발 방식을 스스로 익히고 주변의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몸소 실천해 역할 모델(Role Model)이 되었다. 실제로 2004년과 2005년에 거의 혼자 웹 표준 이야기를 하고 다녔지만, 지금은 커뮤니티도 생기고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함께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많은 기업들이 이런 역량을 가진 사람을 요구하는 상태까지 왔다. 사실 구조적 마크업과 CSS 레이아웃은 웹의 근본 원리에 충실하는 제작 방식이지만 이를 배우고 익히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

기업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크로스 브라우징이다. 웹 표준을 도구로 하더라고 모든 것을 완벽히 제공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기술은 큰 무기가 된다. (그것은 엔지니어의 커리어 패스도 마찬가지다.) 특히 Ajax에서 어플리케이션 사용자 경험을 웹에 접목하는 것이나 재 사용 가능한 자바스크립트 프레임웍 개발 같은 것은 아직 미개척 이슈들이다. 데이터 구조를 유지하여 정보 제공이 가능하면서도 동적인 기능 구현을 하는 구조(Structure)와 동작(Behavior)의 분리 같은 문제 또한 해결 해야되는 문제들이다.

스스로의 길은 스스로 만드는 것
이런 다양한 과제에 직면한 사람들은 다름 아닌 UI 개발자들이다. 웹 표준의 날 모임 때 느낀 것이지만 커리어 패스는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다. 스스로 몸값을 높혀야 하는 것이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최근 업계에서 UI 개발자에게 대한 대우가 좋아 지고 있다고 한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좋은 대우에는 반드시 자기 계발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산업이 그렇듯이 트렌드는 주기적으로 흥망을 거듭한다. 이제 클라이언트 기반 개발이다시  중요시 되는 시절이 왔다. 이런 기회를 잘 이용하여 UI 개발이 중요한 분야가 되고 안되고는 이 시대를 사는 각자에게 달려 있다. 선구자들은 좀 더 미래를 보고 책임감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현업 보다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것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미래를 담보해 준기 때문이다. 새로운 비전에 맞는 이름이 ‘UI개발자’든 ‘웹 퍼블리셔’든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든 크게 중요하지 않다.

웹 서비스 업계에서 일하는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모두 자신들의 커리어 패스를 찾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 이제 10년 남짓된 유년기에 접어든 인터넷 산업에서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바로 선구자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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