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IT업계 종사자이거나 블로거 같은 홈페이지를 직접 만드는 데 관심 있는 사람이면 ‘W3C’ 그리고 ‘웹 표준’에 대해 어느 정도 들었을 것이다. 나 같은 웹 표준 전도사들이 점점 늘어나게 되어 ‘구조(X/HTML)와 표현(CSS)의 분리’, ‘동작의 분리 혹인 최소화(Unobtrusive Javascript)’, ‘웹 접근성(Web Accessibility) 고려’ 등의 이야기가 낫설지 않게 되었다.
10년을 넘긴 W3C. 자타가 공인하는 웹 표준 기구이다. 당당하고 등대같은 존재가 위기에 처해 있다. 며칠 전, 웹과 HTML을 발명한 W3C를 이끌어온 팀 버너스리가 자신의 블로그에 Reinventing HTML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반향이 일고 있다.
팀 버너스 리, HTML 재발명 선언
글의 요지는 HTML을 XML로 전환 하려는 계획이 쉽지 않았고, HTML을 함께 진보시키는 방향이 옳다고 결론 내렸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수 많은 HTML 문서들이 XHTML로 전환하지 않았고, XHTML로 전환한 많은 개발자들 중 일부는 W3C Validator의 수 많은 에러에 당혹해 왔다. 그는 여전히 많은 대중은 HTML이라는 쓰기 편한 문법을 더 쉬워 하고, 브라우저 벤더는 표준화 작업을 구현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물론 그는 XTHML 전환을 통한 이익을 모두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TBL은 이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브라우저 벤더, 개발자, 사용자를 포괄할 수 있는 새로운 HTML 워킹 그룹을 만들 것을 제안 했다. 그 그룹에서는 HTML, XTHML 및 XFORM을 함께 발전 시키기 위한 그룹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Validation 서비스의 질도 크게 개선해서 웹 표준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좌절을 안겨주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의 특단의 대책이 성공할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어쩌다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되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W3C는 현재 확실히 위기다. 이 위기는 몇 년동안 축적되어 온 것이다. 특히, 시맨틱 웹이라는 목표로 가지고 가면서 부터 이런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기계 중심 시맨틱 웹의 실패와 더불어에릭 마이어가 지적한 대로 과도한 관료 주의, 전문가적인 책임감 없이 회원사에 휘둘리는 폐쇄성, 느린 의사 결정과 실행력 부재가 가져온 총제적인 결과이다.
W3C에서 웹이 빠지기 시작하다
결과는 사람들이 떠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2004년 6월 모질라재단, 오페라, 애플 등 주요 브라우저 제조사의 표준 입안자들이 WHATWG이라는 별도의 조직을 구성하였고, HTML 그룹에는 전문가들이 씨가 마르기 시작했다. (WHATWG에 대해서는 이 글을 꼭 참고하기 바란다.) 가뜩이나 일반 웹 사이트들의 XHTML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데다 브라우저 벤더 지원군과의 결별은 실 세상의 웹과 W3C의 거리를 더 멀게 만들었다.
작년 4월 외부 작업의 첫번째 결과인 WebForm 2.0이 W3C에 제출됨으로서 긴장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서는 W3C CSS 그룹에 있는 표준 전문가들 조차 W3C 비판을 서슴치 않았다. 여기엔 TBL도 언급 했듯이 Daniel Glazman, Björn Hörmann, Molly Holzschlag, Eric Meyer 그리고 Jeffrey Zeldman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웹 컨텐츠 접근성 가이드(WCAG) 2.0 초안이 구조적 마크업에 대한 부분을 무시함으로서 Joe Clark 같은 접근성 전문가들의 노여움도 샀다. MS에서 CSS3를 입안했던 Tantek Çelik도 microformat 이라는 시맨틱 마크업 표준화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개혁의 대상은 HTML이 아닌 W3C
주요 브라우저 벤더와 전문가들이 빠지고 있는 현실에서 제한된 회원사들의 참여로만 이루어지는 XHTML/CSS/DOM 표준화 그룹에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나마 발빠르게 움직인 것은 작년 11월 Ajax와 리치 웹 어플리케이션을 위한 워킹 그룹을 만들어 겨우 XMLHTTPRequest의 워킹 드래프트를 내 놓은 정도이다.
W3C는 TBL이 버티고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들은 돈을 내 가면서 무상 특허 표준을 만드는 W3C에 참여할 이유를 몰라하고, 그나마 참여한 업체들은 주도권을 잡으려는 모양 때문에 관료적이고 느린 조직을 만들어 버렸다. W3C가 의도한 방향 대로 실제 웹 세상이 따라 주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 마저 빠지고 있는 형국이다.
사람들은 재조직(Reinventing)되어야 할 게 HTML이 아니라 W3C라고 말한다. 에릭 마이어는 책임 있는 워킹 그룹 운영자와 독립된 재단 형태로 웹을 이끌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산학연이 함께 이끌어나가려는 TBL의 이상은 쉽지 않은 것이 되어 가고 있다.
(다음 글에서는 합리적인 표준 제정과 WHATWG의 (X)HTML5 의 변화의 의미를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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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자들이 WHATWG” -> Link에 오타가 있습니다. 🙂
감사! 수정.. 자면서 쓰다보니 흡..
Ubostrusive ?
그나저나 다시 html4로 돌아가는 건가요.
tbl – 나다시도라갈래~ …. 😉
죄송 unobtrusive인데.. 자바스크립트를 HTML 마크업 안에 쓰지 않고 CSS와 DOM 만을 이용해서 완전히 분리하거나 또는 자바스크립트를 꺼더라도 대체 방안을 마련해 주는 방법이죠^^
HTML4로 돌아가는지는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
그렇군요. 그럼 unobtrusive js인가요? 요즘은 노스크립트를 켜놓고 돌아댕기니 심히 공감이 가는군요. 여기도 댓글달려니 스크립트가 필요하고.
그리고 dna 페이지에 오타 있더군요. L이 두개.(난왜 이런것만 보일까)
ㅎㅎ 안그래도 디자이너가 만든 이미지 오타라서.. 수정하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잘 찾아 주세요^^ (저녁에 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