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커(Flickr), 이유 있는 변신

야후!가 돌아왔다. 어제 텀블러 인수건에 이어 또 야후! 이야기를 쓸 줄 몰랐다.

오늘의 주인공은 플리커(Flickr)다. 1TB(1000GB) 무료 사진 저장 공간을 제공한다. 디지털 카메라 붐을 타고 사진 공유와 소셜 태깅으로 일약 웹 2.0의 총아로 부각했지만 지금은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되었는데 한방에 관심을 되돌려놨다.

야후!의 새 CEO 메리사 마이어가 뉴욕에서 어제 텀블러 인수에 대한 발표를 하는 동시에 플리커의 개선 사항과 새 서비스 정책에 대해 발표했다. 1) 새로운 디자인 개선 및 원본 저장 기능 2) 소셜 네트워크 공유 방식 강화 3) 프로 계정을 없애고, 광고를 포함한 1TB 무료 계정 지급 4) 모바일 안드로이드 버전 제공 등으로 요약된다.

1TB 무료 저장 공간의 마력
이번 1TB 무료 사진 저장 공간 제공 발표는 아마 2004년 구글의 지메일 용량 1GB 선언만큼 깜짝 발표라고 할 수 있다. 1TB라면 고해상도 사진을 하루에 24장을 올려도 60년간 올릴 수 있는 용량이라고 한다.

플리커 무료 계정은 200MB 이상 올리면 이전에 올린 사진은 보이지 않는다. 이걸 연간 20달러의 유료로 전환해야만 이전 사진을 볼 수 있는 불편한 구조이다. 무료 계정이 대다수이고 그 중 일부가 유료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미 사람들을 떠나게 하는 구조였다. 게다가 그 이후로 소셜네트워크와 모바일 붐을 타고 수 많은 사진 공유 서비스가 나왔지만 플리커는 변하지 않고 있었다. 

전혀 관심이 없었던 플리커에 정말 야후!가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것 같다. 근데 사용자가 정말 1TB를 다 쓸 수 있을까? 서비스를 위협할 만큼 사람들이 다시 되돌아 올 정도로 대박을 친다면 그건 정말 ‘대박’이다. 사실 1TB는 그냥 상징적인 숫자이고 사람들에게 되돌아 오라는 마케팅 브랜드에 불과하다. (아마 대부분 CEO들은 돈 계산 부터 하겠지만, 정말 서비스가 뭔지 아는 CEO다.)

사용성 확대로 수익성도 확대 가능
플리커는 프리미엄 유료 서비스에서 무료 서비스로 전환했다. 예전에는 연간 20불만 내면 광고 없이 무제한 용량을 쓸 수 있었는데, 이제 광고를 없애려면 49불을 내고, 용량 1TB를 더 얻으려면 연간 499불을 내라는 건 이제 유료로 쓰지 말라는 이야기다.

이는 프리미엄 콘텐츠 제공자에게는 더 많은 사용료를 물리고, 이를 다수의 사용자에게 나눠 주는 일종의 조삼모사와 같은 것으로 야후는 별로 잃을게 없다. 이는 유튜브 등 대부분 유료 모델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과거 플리커를 사용하던 사람들에게 강력한 재유인 효과가 있다. 그로 인한 사용성 확대는 바로 ‘광고 수익성 증가’로 이어진다. 야후!는 디스플레이 광고에 관한 한 구글보다 한수위다. 그런데, 멋진 멀티미디어 광고 인벤토리를 썩히고 있으니 말이 안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발표로 인해 사용성 확대와 수익 증가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모바일에 더 집중해야
아울러 새로운 디자인과 안드로이드앱을 내놨는데, 정말 늦은 감이 있지만 기쁜 소식이다. 초기 모바일 시장이 성장할 때, 플리커의 가장 큰 문제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공유를 할 때 바로 사진을 볼 수 없다는 문제였다. Twitpic, Instagram 등이 틈새를 파고 들어 성장을 할 때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못했다.

(새로 출시한 안드로이드 플리커앱. 아직 한국에는 올라오지 않았다.)

타임라인과 핀터레스트와 같은 연속적 레이아웃을 채택하고 구글플러스 같은 디자인으로 좀 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한 것은 시대의 조류를 잘 따랐다고 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앱을 내고, 이제 아이폰앱도 출시한다니 기대해 볼만하다.

텀블러의 1.2조원 인수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똑같았다. 플리커나 어떻게 좀 잘하지였다.

역시 야후!의 새 CEO는 똑똑하다. 그녀는 잃을 게 없었다.

Update. 간만에 한국에서 플리커쫌 써보려고 했는데, 야후!코리아 종료로 인해 종료 페이지로 넘어가는 버그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해결 방법은 Flickr 메인 화면에서 “한글”=>”English”로 바꾼 후, 야후! US 사이트에서 로그인 하시면 됩니다. 페이스북 로그인을 활용하셔도 되는데, 과거 계정을 되살리고 싶으신 분은 위의 방법을 쓰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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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생각 (7개)

  1. 야후가 이번에 텀블러(Tumblr)를 11억달러에 인수하면서 매우 공격적인 사업전략을 피고 있습니다. 텀블러를 인수함에 따라 야후의 부족한 부분이라는 SN와 커뮤니케이션 허브를 강화한다고 하..

  2. 꼬막이 댓글:

    다음 클라우드 50G 거진 사용해서 사진 올릴 공간이 없었는데. 주말에 이전해야 겠네요.ㅎ 좋은 정보 감사요.^*^

  3. alogblog 댓글:

    참고로 이전에 Pro계정(1년 24.95불) 사용자는 여전히 프로계정을 가질수 있습니다. 신규 프로 가입은 안되구요

  4. 호연 댓글:

    야코 … 플리커 로그인이 안되길래 사진 백업한 보람이 있군 싶었는데 옆문으로 들어가면 데이터는 살아있는거군요. 후..

  5. ocaoca 댓글:

    몇 년째 사용중인데….
    요즘 느려도 너무 느려서…ㅡㅡ;;;

  6. .... 댓글:

    용량은 커도 사진 갯수가 200개로 제한되어있음
    200개 이상은 유료로 전환해야해요..

  7. 소중한시간 댓글:

    플리커 유료로 사용한지 몇년 됐습니다. 1tb로 바뀐건 총 용량이 그렇다는거죠? 한달에 1tb가 아니라요~ 한 8년간의ㅜ사진을 전부 업로드 해놓았는데ㅡ무료로ㅜ내려가면 200만 보여지고 그럴꺼 같은데.. 상세 정책이 어떤지 알수가 없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