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매년 봄 대청소라는 이름으로 종료하는 서비스안에 ‘구글 리더’를 포함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소위 ‘멘붕’을 겪었다. 반응은 국외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은 그만큼 충성도가 높은 고객이 많은 서비스임을 반증하고 있다.
당장 구글 리더를 대체할 만한 것을 찾고자 클릭하신 분이라면 google reader alternative라고만 구글에 검색해봐도 많은 기사가 떠 있다. 대개 기존 구글 리더 API를 기반한 Feedly나 Reeder 등이 가장 유력한 대체제이고, 해외 Netvibes 국내 HanRSS가 여전히 생존해 있다. 여전히 블로그 구독목록(OPML) 파일만 이동을 하면 쉽게 서비스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구글 리더의 종료는 이제 콘텐츠 배포 수단으로서 RSS의 종말을 의미한다. RSS는 2000년대 중반 정적이었던 개인 웹 사이트 정보를 배포하는 수단으로 동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으로 각광을 받았다. 개인 미디어의 힘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덕분에 블로그가 미디어의 총아로 떠올랐다.
해외에서 허팅턴포스트, 보잉보잉, 테크크런치, RWW 등 블로그가 주류 미디어로 성장을 했고, 나 개인적으로 RSS 누적 구독자가 6만 5천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렇다면 왜 도대체 왜 RSS가 종말을 고하게 된것일까?
첫번째, 바로 RSS 그 자체가 돈을 벌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Feedburner를 인수하고, 현재 AdSense for Feed라는 광고상품을 만들어 구글 리더에 광고를 하고 있다. 차니 블로그는 RSS 전문 공개를 하고 있으므로, (돈벌이 목적이 아니라) 외부에서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읽는지 파악하기 위해 피드에 광고를 달아 두었다.
2009년 “2만명의 구독자에게 감사를“에서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RSS로 보는 비율은 웹 사이트에서 보는 것 보다 3배가 높다. 하지만, RSS 피드의 광고 클릭율은 일반 페이지 1/10로서 매우 낮다. 그에 비해 검색 키워드 광고 클릭율은 웹 콘텐츠에 비해 4배, RSS 피드에 비해 40배가 높은 효과가 있다.
이 수치는 그때나 지금이나 줄지 않았다. 즉, 구글 리더의 사용자는 광고를 전혀 클릭하지 않으며 이를 통한 수익성은 매우 낮다는 점이다. 이것이 구글 리더를 닫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머지않아 Feedburner도 구글 리더와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될 것 같다.
두번째, 소셜웹의 성장과 구글의 우선 순위의 문제다.
차니 블로그를 구글 리더에서 읽는 숫자(광고 임프레션)는 2010년까지만 해도 일간 1만을 찍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대략 4만명의 구독자의 25%가 실제 글을 읽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그전에는 더 많았다.) 하지만, 그 수치는 점점 낮아져 지금 6만 5천명의 구독자가 됐지만 이제는 2,000회를 넘기가 힘들다. 즉, 3% 밖에 안된다.
물론 최근에 자주 글을 쓰지 않은 문제도 있지만, RSS를 통한 단일 글의 영향은 계속 줄어들었다. 원인은 결국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소셜 배포 채널의 등장 때문이다. 2011년 “거스를 수 없는 소셜웹의 막차(?)를 타다“의 통계에서 보듯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유입양은 25%가 넘었다.
이 수치는 더 높아져서 최근에는 40%에 육박한다. 그러다 보니 블로그 기반 미디어들도 소셜 채널을 이용해 링크를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고, 이는 수익성에도 직결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구글리더의 전직 PM이 Quara에 남긴 답변을 보면, 구글은 2008년 오픈소셜, 2009년 버즈, 2010년 구글플러스를 개발하면서 야금야금 구글리더 팀원들을 빼갔고 소셜웹 때문에 항상 우선순위가 밀렸다고 밝혔다.
소셜웹 시대에도 콘텐츠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구글리더는 여전히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고, 웹 검색을 하는 구글로서는 계속 추구해야하는 서비스 자원인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소셜웹을 기반한 미디어가 RSS가 꽃피워줬던 1인 미디어 확산에 역할을 계속 할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과거에 차니 블로그에 글을 쓰면, RSS 전파 효과로 글쓴 첫날 방문자 숫자가 매우 높았다. 그런데, 요즘 글을 쓰면 몇명의 트위터 및 페이스북 사용자가 트윗을 해 주지만, 그로 인해 방문하는 숫자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오히려, 하루 뒤 스스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리면 그제서야 방문자수가 꽤 올라가고 리트윗이나 좋아요! 등을 통해 확산이 된다. 그나마 내 팔로가 3만명정도 되고, 페이스북 팬이 2,600명 정도 되니까 가능한 것이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 하면 과거에는 블로그가 좋으면 RSS 피드를 통해 모든 글의 접근성이 뛰어났는데, 요즘에는 단일 글이 단일 소셜 채널에 의존하게 된다는 점이다.
즉, 블로거가 스스로 트위터 및 페이스북 팔로워들이 많은 사람은 사정이 낫지만, 자신이 소셜 채널에 영향력이 없으면 이전에 블로그 영향력이 있었더라도 더 이상 배포 방법이 막히게 된다. 어쩌다 좋은 글 한 두개가 몇몇 셀레브리티의 은총(?)의 트윗에 강하게 의존하게 되는 구도가 생긴것이다.
소셜 채널의 악영향은 그것만 있는게 아니다. 사람들이 사고하고 깊이 있는 정보 보다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글에 더 반응한다는 점이다. 나의 트윗 중 870여번의 리트윗을 받는 건 그냥 달아날 헐(?)자에 대한 짤방이었고, 4만 5천명이 본 페북글은 스티브 위즈니악이 여고생에게 보낸 편지였다.
소셜웹에서 인기 있는 것은 이외수의 짧은 글이나 세.웃.동의 짤방 동영상 그리고 혜민스님 글 정도이다. 소셜 미디어를 콘텐츠의 배포 수단이므로 콘텐츠 생산을 생각한다면 허상이다. 소셜 미디어는 블로그와 RSS가 만들어 놓은 1인 미디어의 가치와 콘텐츠 민주화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우리가 과거에 겪었던 기술로 인한 미디어 민주화를 다시 겪을 수 있을까? 2013년 3월이 차니 블로그를 시작한지 딱 10년이 되는 달이니 더 감회에 젖게되는 것 같다. 하긴 역사는 돌고 도니까 새로운 배포 기술이 언젠가 그 날을 다시 만들 수 있으리라. 그렇게 기대해 본다!
RSS여, 이제 안녕!
p.s. 구글이 진정 웹 검색 회사라면 구글 리더의 폐쇄를 재고해야 한다. 구글은 90년대 중반 유즈넷(Usenet) 뉴스 서비스를 하던 데자뉴스(DejaNews)를 인수해서, 구글 그룹으로 변모시키면서도 그 당시 글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유즈넷 처럼 역사적으로 구글 리더 내 블로그 콘텐츠 가치도 그만큼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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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분석글에 동의합니다.
구글의 리더 서비스 종료는 철저히 사업적인 측면으로 보이기에 RSS의 종말을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제조업에서 생산기지가 개발도상국으로 가는 것과 비슷한, 필요하지만 수익성이 낮아서 구글 같은 기업에서는 접는 것이니까 작은 수익으로도 적합한 작은 회사들이 이어나가겠지요. 한국이라면 구글이 내부하청을 줘서 명맥을 유지하겠지만 그러면 욕먹을게 분명하니까..
Flipboard나 Google Currents등의 서비스를 보면, 아직 RSS의 종말을 이야기하기에는 섣부른 것 같습니다. 물론 소셜서비스를 통한 컨텐츠 배포의 비중이 높아진 건 부정할 수 없는 트렌드이겠고요.
결국 ‘수익’성이 모든 서비스 사업자의 고민이다보니, Google도 카카오도 광고 혹은 유료컨텐츠화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도입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PC보다는 모바일 기기가 사용자들의 손에서 좀더 많은 시간을 차지하게 되었기에 모바일 최적화된 형태로 진화가 되어야 하는데, Google내에서는 Google Plus가 종착지가 될 것 같습니다.
쓰던 서비스가 없어지면 …서비스 의존도가 높을 수록 피곤해집니다. 갑자기 카카오톡이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많은 대체 서비스들이 이미 있지만 친구추가하랴 카카오톡 스토리 글 옮..
정말.. 구글리더의 폐쇄 소식은 헐~ 이었는데..
글을 읽으니 이런 사정이 있었네요..
이곳도 rss를 통해서 정보를 접하고 찾아오고 하는 곳인데..
역시 수익의 문제인 걸까요…
지금 이 상황에서도 구글 리더로 이런 분석글을 읽고 있으니
왠지 씁쓸하네요..ㅎㅎ
오늘도 좋을 글 잘 읽고갑니다.
Reeder를 아주 아끼며 몇년동안 사용해 왔는데 Reeder가 대체제가 되면 아주 좋겠네요. 단 현재까지는 구글 리더 로그인만 지원하기 때문에 현재 상태라면 구글 리더 서비스 종료와 동시에 Reeder를 쓸 이유가 없을것 같습니다.
잘읽었습니다. 쏙쏙 들어오게 너무 잘써주셨네요.
이 블로그는 부정기적으로 글이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정말 나를 흠모하는 누군가가 아닌다음에야 매일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미친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꾸준하게 하루 100명에서 200명 정도..
돈 안되는 사업은 접는 것이 기업의 생리이긴 하지만 신뢰받는 기업으로서의 자세는 아닌듯 합니다. 구글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생각에 전부터 다른 서비스 이용도를 늘리고 있는 중이긴 합니다만 이 일이 기회가 되어 사람들의 탈 구글화가 가속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은 너무 성급한 걸까요? 새로 내놓는 서비스가 지속성이 의심된다면(사용자가 많은 구글리더까지 종료하는 마당에!) 섣불리 믿고 이용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구글의존도라는 말 자체가 의미하는바가 큰거같아요. 헐.. 기사나 혜민스님 멘트등이 인기있는 이유는 전문사용자보다는 일반유저가 그만큼 숫자가 많다는 거겠죠. 기업의 입장에서는 수익구조를 무시할수 없을테고.. 이번계기로 구글리더가 아닌 다를 것으로 이동히는 분들이 많겠네요. 광파리님이 피들리와 버퍼등을 추천하시는데 함 해봐야 겠습니다.
야금야금 빅브라더의 길을 가는 구글…
안녕하세요
좋은글 잘읽고있습니다
올해 십년되셨는데 전 얼마전에 알게됐네요 ㅠㅠ 전 이 블로그를 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를 통해서 들어와서 알게되었습니다
에스티마님의 블로그는 핸드폰의 즐겨탖기에 등록해놓고 주기적으로 방문해서 읽고있습니다. 이 블로그도 즐겨찾기로 등록해놓았습니다 ^^ 시간이 걸리더라도 글을 하나씩 다읽어볼 예정입니다 하루남은 휴일 잘보내시고 좋은글 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