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들은 묻는다. 진정 개발자들이 원하는 게 무엇일까? (즉, 무엇을 해 주면 좋은 사람을 뽑을 수 있을까)
Daum에서 1년반 정도 전사 개발자들의 교육, 채용, 커리어패스를 지원하는 CTO Staff으로 일한 적이 있다. 개발자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인터뷰를 해보면 외부 교육, 책 사기, 해외 컨퍼런스 이런 것 다 필요 없었다.
주로 이야기 하는게 좀 더 큰 작업용 모니터, 이클립스가 좀 더 빠르게 돌아갈 수 있는 램, 나만의 맞춤 PC, 더 나아가 서브 랩탑 등등 이었다.
물론 사내에 이런걸 살 수 있는 프로세스가 있긴 하지만 나름의 귀차니즘과 짜증나는 프로세스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었다. 결국 개발직군 자산 포인트라는 제도가 시작 됐는데, 대략 2006년 부터 지금도 매년 200만원 이내에서 원하는 자산을 아무거나 구할 수 있다.
업무 중에 자신의 PC와 소스코드를 가지고 싸움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컴퓨팅 환경은 그만큼 중요하다. 솔직히 좋은 PC, 큰 모니터 사주면 좋지만 그것만큼 중요한것이 있다.
소모품은 소모품이 아니다
바로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같은 것이다. 소모품 취급되는 이런 것들은 사실 개발자들의 생산성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프로그래밍은 머리 속의 알고리듬을 소스 코드를 직접 타이핑 하는 수학 문제를 푸는 것과 비슷하다.
고교 때 수학 문제를 좀 제대로 풀어본 사람이라면 샤프심의 중요성(?)을 잘 알 것이다. 나도 연습장에 사각사각 미끌리는 샤프심을 쓰면 문제가 제대로 풀리는 감 때문에 동네 문방구에 샤프심들을 하나씩 검사해서 좋은 제품을 사기도 했었다. (물론 처음 샤프를 샀을때 든 심이 최고다 ㅎㅎ).
그만큼 키보드는 중요하다. 얼마 전 쓴 요즘 개발자들이 노는 곳에 소개된 StackOverflow에서도 개발자를 위한 키보드에 대한 토론은 재미와 진지함이 어우러진 명예의 전당이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해피해킹키보드(HHK) 부터 리얼포스, 마일스톤같은 기계식 키보드는 키감을 통해 코딩할 맛을 나게 해주는 제품들이다. 키보드를 그냥 소모품으로만 보는 경영진이나 구매팀 사람들에게는 웃기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대략 가격이 10만원을 호가한다. 마우스의 경우, 손을 쥘때 인체 공학적인 설계로 인기가 높은 Logitech MX Revolution이나 트랙볼 종류가 인기가 높다. (개발자를 위한 마우스 토론 참고) 오른손을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개발자들의 코딩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잘 모른다. 이런 것도 10만원을 호가하는 것들이 있다.
집중력을 위한 헤드폰도 있다
헤드폰의 경우, 그냥 음악을 듣는 용도로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노이즈 제거용 헤드폰이 있다. 주변 PC의 팬소리, 환풍기, 온풍기 같은 울림에서 해방 시켜 주고 암실에 와 있어 오로지 PC 모니터에만 집중하도록 도와 준다.
개발자들은 프로그래밍을 하다가 전화를 받거나 회의를 하게 되면, 다시 감을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들은 야행성이라 그런게 아니라 조용한 밤에 개발이 잘되기 때문에 야근을 즐겨하는 것(?)이다. 개인적 경험으로도 일과 시간에도 집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현저히 줄여 주어 생산성에 크게 기여한다.
출장이 많은 경우, 기차나 비행기 안의 소음도 완벽하게 차단시켜 주어 편안한 휴식을 보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런 종류 헤드폰은 노이즈만 차단하지 외부의 목소리나 전화 벨소리는 그대로 들리기 때문에 업무에도 큰 지장은 없다.
의자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의자에서 가장 중요한게 넘어지지 않는거라지만 그만큼 신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국내 유명 포털의 직원들에게 그 비싸다는 허먼 밀러를 제공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어서이다.
작은 것에 투자하라
솔직히 회사에서 이런 키보드, 마우스, 헤드폰 사겠다고 하면 구매 부서에서 당연히 ‘No’를 외친다. 기십만원씩 하는 고가품이니 개인 기호품이라고만 보기 때문이다. 사내 구매 규정에 묶여 다른 직군과 형평성에 눌려 실망감만 비용으로 따져 봐도 엄청난 것이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의 경우, 꼭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경영진이 한번만 사용해 보면 왜 필요한지 단박에 알만한 제품이다.
지금 열거한 제품은 모두 합쳐 1인당 1백만원이 안 되는 정도이다. 개발자의 평균 생산성 5%만 끌어 낸다고 해도 연봉 기준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는 절대 구매 부서에서는 알 수 없으니 CTO나 개발 부서장이 설득에 노력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돈이 없다고? 아마 회사 접대비를 조금만 줄여도 그 정도는 충분히 뽑을 수 있을 거다.
큰 돈을 줄여 작은 것에 투자를 한번 해보시길…
더 읽어 볼 글
※ Disclaimer- 본 글은 개인적인 의견일 뿐 제가 재직했거나 하고 있는 기업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거나 그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확인 및 개인 투자의 판단에 대해서는 독자 개인의 책임에 있으며, 상업적 활용 및 뉴스 매체의 인용 역시 금지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채널은 광고를 비롯 어떠한 수익도 창출하지 않습니다. (The opinions expressed here are my own and do not necessarily represent those of current or past employers. Please note that you are solely responsible for your judgment on checking facts for your investments and prohibit your citations as commercial content or news sources. This channel does not monetize via any advertising.)
딱 하나 지적하고 싶은점은 ‘헤드폰’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고 궁극적으로는 ‘조용하고 소음 없는 공간’을 개발자들은 원한다는거죠.
노이즈 캔슬러가 별 도움이 안된다는 점은 톰 디마르코가 밝힌 바 있는것으로 압니다.
예전에 익히 이루어진 연구들에서 소음이 낮은 공간에서 좀 더 창의적인 코딩이 많이 이루어졌다는 내용도 있고요.
굶기는게 최고. 저런거 다 해줘봐야 방세 못내서 똥줄타는넘 몇넘 철야시키는게 훨 깔끔하게 처리.
많이 굶어 보신듯..
그렇게 만든 프로그램을 수천만명이 사주지는 않겠지요.
엊그제 회사 도산해서 길바닥에 나앉은놈이 pc방은 언제 갔니? 아직도 정신못차린걸보니 넌 진짜 구제불능이구나 ㅉㅉ 빨랑 노숙 그만하고 집에들어온나 따땃한 밥줄테니..
왠지 듣보잡 회사다닐듯
회사 경영진에게 보여주고 싶은 글 입니다.^^ 결국 경영진과 개발자간에 소통이 필요한데, 어떻게 설득하고 소통하느냐의 문제가 남았네요.
하하~ 재미있는 글이군요. 저는 소프트적으로 개발자를 도와 주려고 하는데, 이런 하드웨어도 매우 중요한것 같아요.
o.o는 멍청이인가. 똥줄타서 만든 프로그램이 제대로 돌아갈까.
저도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것이
컴퓨터 모니터 사이즈, 의자, 개인서버 입니다.
개인 사비로 사 버릴까 하는 고민도 하고…
이런 것조차 해 주지 않는 회사를 다녀야 하나
하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합니다.
저도 개발자로서 저런거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짧은 경험상으로 큰모니터와 좋은 키보드와 좋은 의자가 생길수록 프로젝트 일정을 짧아지고 야근은 많아지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그런거 없이 일찍 퇴근할 수 있는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ㅋ
글 잘 읽고 갑니다.
(뭐 평소에도 트윗을 통해 너무 잘 읽고 있지만요..^^;; )
아래 글 읽다가 울컥 했어요. 정말 딱! 맞는 표현이에요!
개발자들은 프로그래밍을 하다가 전화를 받거나 회의를 하게 되면, 다시 감을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들은 야행성이라 그런게 아니라 조용한 밤에 개발이 잘되기 때문에 야근을 즐겨하는 것(?)이다.
키보드가 너무 탐납니다.
무지 고가 모델로 알고 있지만,
저도 이제 개발 10년 기념으로 하나 장만 해 볼까 하고요..
대략 어느 회사 제품인지 힌트좀 부탁드립니다..^^
개발자 출신으로 좋은 의견이네요.그럼 휴가비 지원과 비교했을때 어떤게 더 나을까요?비교대상이 당연히 안되겠지만 비용측면에서 어느 쪽을 직원들은 더 선호할까요?물론 휴가는 제대로 간다고 했을때 말입니다.
Channy, “개발자들이 원하는 게 뭔지 인터뷰를 해보면 외부교육, 책, 해외 컨퍼런스 이런 것 다 필요없었다. 주로 이야기 하는게 좀 더 큰 작업용 모니터, 이클립스가 좀 더 빠르게 돌아갈 수 있는 램, 나만의 맞춤 PC, 서브 랩탑 등등 이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링크하신 Happy Hacking Keyboard Lite 버전은 사실 가격대 성능비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제품입니다. 겉모습만 Pro 버전과 비슷하지 실제 내용물은 ‘맴브레인’ 방식으로 Pro 버전의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과 다릅니다. 기왕이면 언급하신 리얼포스와 같은 급인 Pro 버전 그림을 링크해두시면 더 좋지 않을까요? 🙂
“HHKB Pro”로 검색한 이미지 중 하나 입니다. http://hackingthevalley.com/wp-content/uploads/2010/02/hhkb_pro2__854331.jpg
개발자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것들 정말 공감가는 이야기다. 처음에는 나혼자만 체리키보드(10만원대의 기계식 키보드)와 10만원정도의 마우스를 사용하는데 지금 현재는 다른 개발자들도 비슷하게 세팅해놓고 개발을 하고 있다.
전 개발자가 아닌데도 인체 공학적인 키보드와 마우스가 필요합니다. 정말 한참 키보드를 치고 나면 손가락 마디가 아파요. 그리고 키보드에서 마우스로 손을 옮기는 것도 귀찮아서 키보드에 트랙볼이 달린게 필요합니다!!!
개발자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것들 http://ping.fm/pFWlZ
ㅋㅋㅋ 중고 가격이 10만원 후반으로 넘어가죠.
리얼포스나 해피해킹 정말 좋습니다. 둘 다 비슷한 방식이지만 좀 더 보통 키보드스러운게 리얼포스.. 소리도 작지요.
개발자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들 1년에 200만원 자유 구입이라니!!!
말씀하신 의견에 동의하구요.
회사에서 정책적으로 컨퍼런스 같은것을 보내야해요.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중에 자신보다 낳은사람, 팀, 회사를 볼수 있고, 자극 받을수 있기 때문이죠.
전적으로 동의하는데 중소기업들에서는 더더욱 어려운 일인듯하네요.
전 그래서 다 제돈으로 구입해서 쓰고 있지요. 제것이라 언제든지 가지고 다닐수 있으니 뭐 나를 위한 투자로 나쁘진 않은듯
아직도 저런 게 사치라고 생각하는 분도 많아서리..
의자는 첫번 째 직장에서 써봤고..
키보드랑 마우스 일부러 개인적으로 사서 쓰고 있는데..
키보드의 경우는 오덕이라고 놀리더군요.
15만원 밖에(?) 안하는 키보드인데;;
테스트 기기도 자기가 사서 테스트 하는 환경도 있습니다..
뭐.. 부럽기도 하고 배부른 소리 같기도 합니다.
생산성을 올려주는 저런 쉬운 방법이 있는데도 불구 하고 회사에서 사주기를 바라는 개발자들의 마음이 오히려 문제인거 같은데요..
프로로써 회사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며 일해야 하는데 자신의 작업환경이 맘에 들지 않아 생산성이 안나오는데 그대로 참고 대충 일하고 있다면 그런 사람들에게 억만금을 주고 장비를 사줘봐야 일 제대로 못합니다.
자신의 역량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대한 환경, 시간 등을 관리하고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성과를 낸다면 그런 개발자에게 회사에서 10만원 짜리 키보드가 문제겠습니까?
쯧쯧..
의자와 키보드가 가장 중요한 듯.. 그 다음으론 모니터 ^^
그사람이 만약 100만원어치의 일을 하지 못하였을때,
그때는 퇴직금에서 뺍니다.
1000% 공감되는 이야기 입니다.
저는 마우스는 한 종류의 마우스만 10년 넘게 사용하고 있으며, 아마 5개 정도 구비하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키보드.
원 글에는 개발자를 위한 것이라고 하나 사실 저런 부분들은 컴을 많이 사용하는 계열이라면 누구나 필요한 것이다.콜센터나 총무부 같은 곳도 그러하다.물론 기획쪽도 마찬가지이다.
궁극적으로는 사무환경을 개선시켜 보다 높은 품질의 업무성과를 얻고자 하는 구글의 사무환경으로 귀결되리라 생각된다.
나같은 경우 키보드는 컴퓨터 환경이 이동할때마다 들고 다닌다. 마우스는 굳이 불편하지 않으면 그냥 쓰는 정도인데만일 새로 마우스를 산다면 레볼루션 시리즈라…
기계식 키보드로 손목의 편안함을 누리고 있는데.. 뒤에서 한마디..
“야 씨끄러”
그 뒤로 만원짜리 씁니다. 이게 현실 아닌가요? ㅡㅡa
맨날 모니터보면서 앉아만 있다보니 아무래도
키보드, 마우스라도 좋은걸 써야 겠다 하고
MX 레볼루션과 MS 내츄럴 키보드를 구입했습니다.
키보드는 금전적 무리를 해서라도 리얼포스 정도로
가려고 했으나 시끄러움으로 인해 hoony님 처럼
저런 말 들을까바 아예 생각하지도 않게 되네요…
뭐 회사에서 해주면 좋겠지만 안해준다면
자신의 건강과 개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다면
전 사서라도 쓸 생각입니다.
리얼포스는 기계식 키보드가 아니라서 씨끄럽지 않습니다.
아.. 저역시 ..
키보드는 기계식을 회사에서 쓰기는 무리가 있더군요…
시끄럽다고들 하니…
그래도 헤드폰과 .. 레볼루션씨리즈 마우스는.. 꼭… 들고다니면서 쓰네용..
이 글을 우리사장님이 보셔야 할텐데..
저는 해피해킹 프로2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매우 듣기 좋아요 ㅎㅎ
…(가격이 비싸서 그렇지)
리얼포스 저소음용도 있답니다. ㅎㅎ
허먼밀러의자는 오래앉아있어도 땀이 차거나 배기지 않죠…당연히 생산성이 늘어날 수밖에요. 경영진을 비롯해서 회사 총무 등은 그런 경험이 없어서 비용 대비 효과를 몰라요; 실무 경험이 없어서 그런거죠. 대부분 경영진이라 하는 건 어디 유학가서 학위나 따고 온 사람들이나 들어가는곳이라…. 머릿속에서나 경영하고 있죠 뭐….
요즘 다시 여러가지로 진지한 생각을 하면서 인터넷을 뒤지다보니 “구글의 기업문화와 프로젝트의 진행”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종전보다 훨씬 많이 공개가 되어있더군요. 조금지는 떡밥이기는 합니다만… 충분히 지속성이 있는 화제이기도 한데요.. 덕분에 좋은회사의 조건은 어느것일까에 대한 고민들과 제가 하고있는 “좋은 팀으로 가기위해서는 어떤것이 좋은 방법일까” 라는 화제와 어느정도 교집합이 있지 않겠나….
기계식 키보드는 독립된 공간이 아니라면 제발 자제를 당부드립니다.
자신의 생산성을 위해 타인을 스트레스의 나락으로 빠트리지
말아주세요.
길거리에서 담배피기 = 지하철/버스안에서 큰 소리로 이어폰 듣기 = 밀집된 사무실에서 기계식 키보기 치기
동급입니다.
잘 보고갑니다. 지금껏 프로그래밍하면서 이런 외적인 요소들이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되네요.
앞으로도 좋은글 계속 부탁드려요.
기계식 쓰는 xx들 다 죽여버리고 싶던데.
니만 코딩하냐..라고..마음속으로만 외침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