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빅뉴스는 역시 Yahoo!와 Microsoft의 검색 비즈니스 제휴가 타결소식이다.
작년 한해를 뜨겁게 달군 제리 양 vs 스티브 발머 간 인수전이 불발로 끝난 이후 냉각기를 거쳐 새로운 CEO인 Carol Bartz의 지휘 아래 검색 기술 및 사업 제휴라는 결과를 내 놓았다.
이번 제휴의 핵심적인 큰 틀은 다음과 같다.
- 야후!의 검색 기술을 MS가 10년간 라이센싱 및 비용 지불
- 야후의 검색 광고는 MS AdCenter로 통합 되며, 5년간 88%의 수익을 보존.
이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이나 뉴스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승리했고 야후!가 굴복한 것 처럼 보도 하고 있다. 특히, 오늘 Yahoo!의 주가는 10% 이상 급락했고, 유명 IT 블로거인 Jason Calacanis 야후가 오늘 할복했다라고 까지 표현했다.
Yahoo! Search의 검색 기술을 Bing.com에 넘기고, 검색 광고 영업 기반도 AdCenter로 넘기는 것을 두고 비지니스의 핵심을 모두 Microsoft에 의존하게 되면서도 적게 챙겼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시장의 반응은 결국 야후!의 장기적 생존에 관심이 없는 투자자들이나 하는 이야기다. 야후!가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침략을 견뎌내지 못했다고 해서 시장에서 퇴출되어야 하느냐 하는 관점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야후!는 검색 말고도 메일, 뉴스, 오락, 사진, 동영상 등에 다양한 서비스 인벤토리를 가지고 있고 그 방면에서는 여전히 구글에 비해 경쟁력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작년에 야후!가 MS에 인수됐다면 그 많은 서비스와 관련된 야후! 직원들은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 일이다. 야후!의 투자자와 주주들만 배부르고 회사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은 낮았다.
콘퍼런스콜에서 스티브 발머도 작년과 이번 협상이 다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작년의 교섭 내용은 사원보다도 투자가에게 시점을 두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의 합의 내용은 그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선불로 돈을 주는 것이 없기 때문에 좋은 내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대신 트래픽 인수 비용(TAC)을 높혔습니다. (The deal last year was tailored more towards an investor than an operator. This deal is different, not better. Less upfront payment, and definitely a higher TAC rate.)
트래픽 인수 비용(Traffic Acquisition Cost)이란 야후!에 의해 생기는 검색 광고의 88%를 향후 5년간 보존해 준다는 것이다. 즉, 매년 5억 달러의 영업 이익이 더 생기고 검색 서비스 운영 및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들이 2억 달러가 감소하는 것이다.
물론 검색 기술 분야에 있어 약간의 잉여 인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나 대부분 야후!에서 MS로의 인력 이동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야후!로서는 새로운 생존 기회를 얻는 것이다. 이미 구글과의 검색 시장 경쟁에서 다시 시장을 쟁탈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MS로서도 구글을 상대로 이긴다는 도전을 하는 게 아니다. 단지 유의미한 경쟁 구도를 가져가고 검색 광고 시장의 일부를 점유하고 싶은 것이다.
MS는 서비스에 능한 회사가 아니다. 그들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채널 영업에 능한 회사이다. 검색 기술과 광고를 MS에 맡기고 서비스 채널로서 야후!가 자리매김하는 건 가장 최선의 선택일 수 밖에 없다.
야후의 내부 검색 및 서비스에 있어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인 검색 서비스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 양 사 CEO의 동일한 인식이다.
Bartz: When we talk about internal Yahoo search that is some of the innovation we are looking at doing. Paid inclusion we will decide on later. We have full flexibility on what to do inside our site. That is the important thing, there is a lot of value there to add search to our properties.
Ballmer: It was important to us to structure the deal to give Yahoo full flexibility (to add search to its services).
심정적으로 인터넷 역사 상 의미 있는 회사 중 하나가 그냥 소프트웨어 공룡에게 인수되어 없어지는 것 보다는 장기적 생존의 기회를 얻는 것이 낫다고 본다. 적어도 야후!는 인공호흡기를 단 게 아니라 재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p.s. 한국에서도 여전히 야후!코리아와 한국 MS는 검색 서비스에서는 마이너이지만 검색 광고 시장에서는 야후!의 자회사인 오버추어가 장악하고 있다. 최근 한국 MS에 야후!코리아 임원들이 대거 이동했고, 실탄을 확보한 본사에서 여러 가지 유연성을 가지고 검색 서비스의 시장 점유율에 유의미한 확대가 가능하다면 멋진 경쟁 시대를 예고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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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검색 제휴가 급물살을 타고 있고 조만간 어떤식으로든 결론이 날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여기에 분기 실적이 발표되었는데 야후의 실적 발표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좋은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네요. 경기 악화로 인한 온라인 광고 시장 침체로 매출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리 나쁜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비록 야후가 최근에 검색에 있어서는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검색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 있어서는 아직 업계 수위를 달리고 있다고 하..
저도 이번 제휴가 야후의 장기적인 생존 전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MS가 원하는 대로 되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야후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관련글 트랙백 걸어 놓겠습니다.
MS입장에서 본다면 기술제휴, 야후의 입장에서 본다면 조달제휴가 될텐데요.
외형적으로는 ‘제휴’형태를 띄고 있지만, 야후의 핵심전략이 공유된다는 의미에서 보면 그 실질은 ‘M&A’와 다를바 없어 보입니다.
퇴직금을 받느냐 10년 더 일하느냐의 차이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야후와 MS가 제휴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1~2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동안 구글은 뭘할까요;;
시장 독식현상을 옹호하자는 주의는 아니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차라리 합병이 낫지 않았을까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저는 적잖이 부정적인 관점이었는데, 야후 직원들 입장에선 장기 생존모델을 마련했다는 긍정적 의미를 갖기도 하는군요. 말씀대로, 이번 일을 기회로 인공호흡기가 아닌, 재활치료가 되길 바래봅니다. 🙂
태생적으로 야후는 엔지니어링에 기반한 회사가 아니라 인문학에 기반한 회사입니다. (창업자들은 공돌이였지만 말이죠.) 뭔 말이냐면 검색엔진과 같은 테크놀러지가 아니라,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한 시작 페이지, 즉 “포털”이라는 개념을 창안해 투자를 받고 성장을 하고 대박을 친 회사라는 거죠.
초창기 야후는 검색엔진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구글과 잉크토미 같은 외주 검색엔진을 들여와 자사 검색엔진으로 썼죠. 검색엔진으로 버는 돈이 많아지자 그때서야 우리도 검색엔진 하나 제대로 만들자고 뛰어든거죠. 당시 사내에선 그냥 구글을 인수하자는 의견이 많았으나 무시하고 잉크토미를 흡수장착했죠.
이제 야후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생각을 하려는 듯 합니다. 여전히 야후의 프론트페이지는 막강합니다. 여전히 영어문화권 사용자 대다수가 야후를 초기면으로 세팅해 놓고 있으니까요. 이 상황에선 독과점법만 아니라면 야후가 아예 자기들이 개발한 검색엔진을 버리고 구글을 가져다 써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오버추어가 아깝긴 하지만, 그렇게 해서 더 많은 사용자들이 야후에 붙어 있기만 한다면 장기적으로 생존확률이 더 높습니다.
마소와의 검색사업 제휴는 이런 관점에서 봐야 하는데… 야후가 자기 배를 갈랐다는 둥 뭔넘의 혹평이 이렇게 많은가 했더니, 제대로 보시는 분도 있네요.
완전 공감.
저는 이 딜을 보면서 예전에 야후가 자체 엔진 개발보다 구글 엔진 아웃소싱을 하는 바람에 도리어 구글이 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었던 일례가 자꾸 생각이 납니다.
검색 엔진은 사용자들의 로그를 먹으면서 성능이 좋아진다는 것을 볼때 MS는 기술적인 관점을 협상에까지 끌어올려 빙의 잠재력을 한껏 키운것이고, 야후는 그저 10년간 살아남을 궁리를 했던 거라 생각합니다. 살아남아서 다시 칼을 간다고 할때 인터넷 세계에서 10년의 족쇄는 너무 깁니다.
이제 야후의 경쟁자는 누굴까요?
Facebook?
저는 이런 경쟁 구도보다 구글 다음의 2인자가 더 의미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 때의 실기가 야후를 어렵게 만든건 사실입니다만 지금은 그때와 시장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IT 서비스의 특성상 이미 검색 시장은 레드오션이구요.
야후의 검색 기술자들에게는 좀 미안한 일이 될지 몰라도 작년 한해 동안의 인수전을 보더라도 Bing이 있었던 없었던 이 제휴는 필수 불가결한 것이었다고 봅니다. 일단 검색 시장에서 볼륨을 키워야 한다는 것, 검색에서 차세대 서비스 모멘텀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죠.
기업이 long-term sustainable 하기 위해 우리의 강점이 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히나 지금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검색 혹은 실시간 검색 같은게 더 중요한 시점입니다. 또 다른 웹 서비스의 모멘텀이 생기면 또 다른 기회가 생기는 것이죠.
적절한 예가 될지는 모르지만 Daum이 nhn에 대항해 자체 독자 서비스 모멘텀을 키움으로서 검색 점유율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Jason Calacanis의 블로그 내용은 Jerry Yang의 마소에 대한 시각과 별 다를바 없는 다소 감정적인 반응이라고 보입니다.
시장 전체의 관점이나 사용자의 입장, 그리고 광고주의 입장 어느면에서 봐도 구글 vs. everyone else 보다는 구글 vs. 마소+야후 vs. everyone else가 더 효과적인 경쟁관계를 유도할 수 있기에 더 바람직하고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보구요.
무엇보다도 그간 야후가 2인자이긴 했지만, 구글과는 이미 상대가 안되고 마소에 조차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2인자로 남고 독자 혁신을 모색한다는건 허울좋은 감상에 지나지 않겠지요.
실질적으로 이미 야후는 마소에 고급인력들을 뺏겨오고 있었고, Bing이 등장하면서 잠시나마 흔들렸던건 구글이 아니라 야후였음을 봤을 때 야후가 마소를 적으로 두고 살아남기란 쉽지 않음을 야후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기에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의사결정 느리고 전략적 집중이 부족하다고 비난받았던 야후입장에서 마소가 압박하는 검색영역에 집중하느니, 나는 잘하고 경쟁사가 취약하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있는 분야인 미디어, 이메일 쪽에 집중하는게 지금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보수적이지만 더 안정적이고 새로운 혁신을 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http://www.zdnet.co.kr/ArticleView.asp?artice_id=20090730091818 드디어 MS와 야후가 검색 광고 제휴 관련 10년 동맹을 맺었습니다. 인터넷의 지배자인 구글에 대항하기 위해 IT의 두 강자가 손을 잡은 것입니다. 그러나 이 동맹의 앞날이 장미빛은 아닌 듯 합니다. 직면해 있는 고비는 규제 당국의 독과점 관련 재제이다. 당국의 승인을 얻던 못 얻던 그 과정이 2년 정도 소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