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포털 NHN이 긴급 컨퍼런스콜을 열고 영업 및 인프라 부문을 NHN IBP로 물적 분리하여 기존 최휘영 대표가 맡고 대신 NHN은 김상헌 경영본부장이 새 대표를 맡는다고 발표했다.
증권가에서는 지주사 전환 혹은 M&A, 일본 서비스 진출 등 대규모 뉴스가 나올것으로 들떠서 주가가 6%나 상승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그다지 기대할 만한 건 아니었던듯 싶다.
일단 NHN이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전자공시 자료와 컨퍼런스 콜 내용을 기초로 뭐가 달라지는 지 한번 알아보고자 한다.
1. 뭐와 뭐를 분리하나?
일단 물적 분할은 회사를 형식상 완전히 2개로 쪼개는 인적 분할과는 달리 사업부를 자회사로 전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현물 출자에 따른 기업 분할에 불과하다.
대개 전혀 다른 사업 분야인 한게임과 네이버를 분리하는 인적 분할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네이버 부문의 광고 영업과 서버(인프라) 관리 부분이 분사를 하는 것이다.
즉, 한게임 및 네이버는 그대로 NHN에 남고 네이버의 일부 검색 광고, 디스플레이 광고, 쇼핑 광고의 광고주 시스템 및 매출 관리 그리고 인프라 관리 부분이 NHN IBP가 된다.
2. 뭐가 바뀌나?
일단 NHN의 주요 매출 수입원인 검색 광고(70%) 부분 중 NHN 자체로 하는 CPM 광고(?), 디스플레이 광고(1,390억원), 쇼핑 광고(830억원)가 NHN IBP로 귀속될 가능성이 크다. 2008년 기준으로 본다면 총 2,200억원 + 알파가 될 것이다.
여기서 알파에 해당하는 오버추어에 아웃소싱을 주는 CPC 검색 광고 이외 자체 CPM 광고가 얼마나 되는지는 산정이 어렵긴 한데 아무래도 그 비중이 적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면 이번 물적 분할이 이 점과 크게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 NHN은 게임 부문(3,666억원)과 알파 나머지가 주 수입원이 된다.
공시 자료에는 매출 총액이 아니라 수수료 사업을 예상하고 그 댓가에 대한 부분을 NHN IBP의 수입으로 잡고 검색 광고(660억), 디스플레이 광고(490억), 쇼핑 광고(237억)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2008년 NHN 매출의 10% 정도이다.
3. 왜 바뀌나?
지금은 솔직히 검색 광고 시장의 판을 바꿔야 하는 시점이다. 오버추어에 의지하고 있는 검색 광고 및 기타 광고 사업의 틀을 제대로 맞출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미국에서는 구글 애드워즈가 오버추어에 비해 8:2의 시장 점유를 보이는 반면 우리 나라는 정반대의 모양을 하고 있고 그 원인에 네이버가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오버추어가 불안하기 때문에 네이버는 독자 생존을 선택할 필요가 있고 그것이 이번 선택에 첫번째 요인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미국에서도 구글이 야후!나 다른 업체의 검색 광고 영역을 살 만큼 광고주 플랫폼이 튼튼한데 네이버는 아직 그럴만한 체력이 안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속 가능한 충분한 광고주의 확보가 사업의 관건이라는 판단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국내에서 다음은 구글을 이용해서 야후!코리아의 광고 지면을 사는 방식을 시작했고 이미 나무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검색 광고 전담 에이전시를 두고 다음 뿐 아니라 네이버까지도 광고를 파는 사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
즉, 검색 광고 시장이 이미 다변화 방향으로 전환했기 때문에 네이버로서는 어떻게 하든 주도권을 쥐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과거 네이버 키워드샵으로 주도권을 잡았다가 클릭당 과금을 앞세운 오버추어로 (특허 문제 때문에) 모든 포털과 주요 웹 사이트들이 모였다가, 구글의 등장으로 다음이 떨어져 나가면서 다시 다변화 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4. 앞으로 전망은?
개인적으로 국내에서 CPC 광고가 계속 성장할 거냐는 것에는 의문이 있다. 왜냐면 국내 소형 광고주들은 검색 최적화, 키워드 조사 및 최적화 구매 이런데 별로 관심 없고 돈만 가져다 주고 에이전시가 해 주는 대로 한다. 클릭당 과금이 일견 좋아 보이지만 부정 클릭이나 관리상의 단점 때문에 월 정액제 상품이 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NHN IBP가 꼭 NHN에만 광고를 팔라는 법은 없고 좀 더 공격적으로 다른 주요 웹 사이트에 광고를 팔 수도 있게 될 것이다. 다른 포털 이나 조중동 같은 언론사에…
게다가 일본 시장에 진출하면 똑같은 광고주 시스템이 필요로 한다. 현재 일본은 야후!저팬과 구글이 박빙의 경쟁을 하고 있는데 광고주 시장이 양분 되어 있으면 다원화 하는 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네이버 일본 검색이 꽤 성공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물적 분할에 인프라 분야가 포함된 것이 관심을 끈다. 과거 IDC 사업을 진행했던 분들이 대거 이번 분할에 주요 위치를 점하시고 있기 때문에 향후 NHN IBP의 인프라 사업이 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버 가용성을 확보하고 아마존 웹 서비스 처럼 소프트웨어 인프라 서비스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돈을 벌면 이것 저것 해볼 수 있는 게 많을 거니까.
그나저나 NHN은 다시 한게임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먹고 살게 됐다는 게 좀 아이러니하다.
p.s. 대표 이사 변경에 대해서는 글쎄… 기자 출신 CEO에 대한 리스크 감소 정도가 아닐까? 인사도 분리하고 비지니스도 분리하고 장기적으로 한게임, 네이버도 분리하면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의 일부분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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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IBP가 따로 생기는군요…
과연 앞으로 네이버가 어떻게 변화될지도 궁금하네요…
사업부를 분리시키는 것 자체가, “우리자체에서 필요한 물량만으로 만족하지 말고 다른 회사들이 집행하는 물량 – 광고던 인프라던 – 을 일부라도 더 받아와서 매출액도 키우고 이익도 높여야” 의미가 있는 것이겠지요. 어떻게 다른 회사들의 집행물량을 가져올 수 있을지가 제일 관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가져와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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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NHN IBP가 꼭 NHN에만 광고를 팔라는 법은 없고 좀 더 공격적으로 다른 주요 웹 사이트에 광고를 팔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조중동 같은곳에. ]
꼭 이런 식으로 뭐 하나를 묻어두시는군요. 🙂 “언론사 같은 곳에” 라고 써도 충분했을 일을.
그러면서 경쟁사라서 그렇게 쓰는 거 아니냐는 말에는 항상 그렇듯 아니라고 발끈하실테고…
위에 답글 단 분은 joins.com과 chosun.com의 순방문자 수를 보고 말하는 건지 모르겠군요. 이제 야후 파란과 거의 맞먹습니다. “언론사 같은 곳에”라고 쓰는 거하고 “조중동 같은 곳에”라고 말하는거 완전히 다릅니다. 조중동 제외한 언론사 웹사이트는 도저히 광고를 팔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트래픽이 처참한 수준이니, 코리안클릭 수치 좀 보고와서 답글 다시기 바랍니다.
http://www.koreanclick.com/information/freedata_rankings.php
코리안클릭 수치 좀 보고 와서.. 운운하시는 말을 그대로 돌려드려야 할 듯하군요. 한국일보, kbs, sbs는 뭐죠?
그리고, 설사 조선과 중앙이 순방문자 숫자가 다른 곳보다 높다고 하더라도 이 블로그 주인장은 항상 자신의 글에 대해 ‘자꾸 회사라는 필터로 보지 말아달라’고 누차 주장해왔는데, 정작 경쟁사에 대해 저런 형태로 ‘조중동’과 은근히 한 이익공동체인 듯한 뉘앙스의 그룹짓기를 하면 누가 이 블로그 주인장의 글을 필터를 통하지 않고 볼 수 있을까요?
말씀하신대로 “다른 포털 이나 조중동 같은 언론사에…”로 글 내용을 변경했습니다.
하지만, NHN과 조중동이 같은 이익 공동체라는 뉘앙스가 풍겼나요? 그건 글 읽는 사람의 관점의 차이인 겁니다. 저는 트래픽 높은 주요 언론사라는 측면에서 하나로 지칭한 겁니다. 요즘은 MBC 뉴스에서도 주요 언론사를 지칭할 때 조중동이라고도 합니다.
NHN IBP가 조중동에 광고를 팔 수 있다는 예상을 확대 해석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팩트를 넘어서니까 오해가 생기는 것입니다.
정확히 예상한 답변이 달렸네요. 🙂
🙂
차이는 전 네이버가 싫은게 아니라 관심이 많은 것이구요. 여기에 네이버를 칭찬하는 글도 있고 비판하는 글도 있구요. 그건 구글, 다음, 네이트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적으로 네이버가 이슈가 많은편이죠.
포털 업계에 큰 이슈를 살펴 보는 것이 이 블로그 주제 중 하나 입니다. 공시 보고 30분 정도 글쓰는 거라 크게 지장 받지는 않습니다. (요즘 저는 휴직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