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위기

바야흐로 국내외를 할 것 없고 IT 업계가 총제적 위기다.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다시 찾아온 것 같은데, 이게 또 내부의 문제라기 보다는 외부 여파가 크다.

예외 없는 대규모 감원 본격화
우선 직격탄을 맞은 건 웹 2.0을 등에 업고 과감한 도전을 시작했던 스타트업들에게 먼저 찾아왔다. 일부 화려한 성공(exit)를 한 곳도 많지만 여전히 암울하다. 벤처 캐피털의 2008년 4/4 분기 투자액은 전 분기 대비 뚝 떨어졌고, 이에 따라 비용 절감 요청과 아울러 이른바 해고 살생부(Layoff Chart)가 작성되기 이르렀다.

감원 여파는 벤처 기업에 국한 되지 않고 올 들어 EMC, Lenovo, 오라클, Dell 등 대규모 IT 기업까지 확산되고 있다. 어제는 구글이 인력 충원을 하는 리쿠르터 100명을 해고 했고 미국 내 몇 개 지역 및 북구 유럽 엔지니어링 센터를 폐쇄했다. (실리콘 밸리에 계신 분과 통화한 바 따르면 Micosoft와 IBM이 만명 단위의 대규모 감원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IT 기업의 신규 채용을 동결하거나 규모를 줄였고 비용 절감 및 2009년 예산 축소가 일어나고 있다. 업계 내에서도 A모사가 디자이너를 몇 명을 짤랐네 B모사가 면접 중 공채를 취소했네하는 소문이 돌고 있을 정도다.

선택과 집중, 서비스 폐쇄도 줄이어
결국 선택과 집중의 시절이 왔다고 볼 수 있다. 구글은 어제 구글 노트 및 구글 비디오는 유지만 하고 카탈로그 검색, Dodgeball, Jaiku, Mashup Editor는 아예 폐쇄하는 결정을 내렸다. 구글이 최대 IT 기업이지만 어려울 때를 감지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는 건 그 만큼 몸이 가볍다는 증거일 것이다.

특히 미국 신문사의 경우, 자존심만 쎈 국내 족벌 신문사와 다르게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더이상 지면을 내지 않기로 했고 시카고 트리뷴은 파산, 디트로이트 신문사 2개는 배달을 한 주에 세번만 하기로 했다. 구글이 신문사를 도와야 한다고 할 정도다.

국내에서도 SK컴즈는 싸이월드의 해외 법인을 거의 모드 철수 시키고 엠파스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거의 모든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네이버도 월드 타운, VOD, 모자이크, 포토매니저, 포토, 보험 등  연말에 여러 서비스를 정리했다. 다음 역시 미디어 다음의 세계엔, 마이홈, 히트 UCC도 1~2월내에 종료한다.

IT 기업 특성상 인력이 곧 기업의 파워를 좌우하니 비지니스 및 운영 효율성이 낮은 서비스를 종료하고 잉여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본다.

기업 리더쉽의 문제
기업 내부의 리더쉽 문제에 봉착한 경우도 있다. 애플의 경우 스티브 잡스가 오랫동안 와병설에 시달려 왔는데, 스티브 잡스의 병가 소식이 전해지고 난 뒤 애플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불과 14분만에 60억불, 그러니까 우리돈으로 약 8조원
가까운 시가총액이 증발
했다고 한다.

야후의 경우도 마찬 가지. 전임 CEO 제리 양은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와 회사 전체를 주당 33달러, 총 475억달러에 매각하는 협상을 거부했고 검색 사업 부문만을 90억달러에 매각하는 협상마저 무산되자 주주 등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결국 오토데스크의 전임 CEO인 캐럴 바츠가 우여곡절 끝에 회사를 맡았지만 리더쉽에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주요 포털의 경우 기존 ‘오너’ 체제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접어 든지 3년 정도 되면서 내부 리더쉽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전문 경영인 체제가 단기 성과에 치중하는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황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만.

하지만, 개인의 위기로 가면 안된다
이런 소식들이 나와는 관계없는 뉴스로만 들리지 않는 요즘이다. 특히 회사의 녹을 먹는 월급쟁이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 나는 짤리지 않을까? 내가 하는 서비스는 갑작스런 종료 결정을 받지 않을까? 어떻게 살아야 하나? 외국에서는 내가 맡은 Job이 없어지면  짤리는 건데, 국내에서는 고용을 보장하니 어디 다른 팀으로 옮겨 주기는 하는데 그것 만큼 또 스트레스 받는 일도 없다.

사실 산업이나 기업의 위기는 개인의 위기는 아니다. 이전에 나의 보스셨던 분이 얼마 전 들려 주신 이야기가 있다. “회사와 나를 동일 시 하고, 회사의 일이 곧 나의 꿈인 상태로 워크홀릭 처럼 살면 기업의 위기가 곧 나의 위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분의 결론은  가급적 회사와 나를 별개로 놓고 보고 장기적으로 자신의 브랜드와 내실을 다지라는 충고였다.

나와 회사를 너무 동일시 하면 내 회사 이야기에 일희일비하게 되고, 그러다 회사가 나에게 배신 때리게 되면 그 위기는 정말 개인의 위기로 찾아올 수 있다. 개인적으로 정말 믿는 직원들에게 배신 때리는 일을 직접 시행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당해본 적도 있고…) 팀장들이 아무래 “회사의 비전=나의 비전”이 중요하다고 역설을 해도 그걸 고지곧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되는 이유다.

이럴 때 일 수록 자신의 내실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그것이 바로 총체적인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일터… 다들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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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생각 (6개)

  1. hmlwh's me2DAY 댓글:

    회사와 나를 동일 시 하고, 회사의 일이 곧 나의 꿈인 상태로 워크홀릭 처럼 살면 기업의 위기가 곧 나의 위기일 수 있다

  2. 세라비 댓글:

    ‘게다가 소셜 네트웍과 지역 정보와 모바일이 차세대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구글 조차 오픈 소셜, 지도 매쉬업, 안드로이드 등에 집중 투자하고 있고, 국내에서 Daum도 어렵지만 위젯, 모바일, 지도 분야에 투자하는 반해서 여전히 돈 많은 네이버는 검색에만 발목 잡혀 있다.

    우리가 할 줄 아는 건 검색 뿐이고 검색과 검색 광고 이외에 걸리적 거리는 건 크게 상관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것이다. 뉴스캐스트나 오픈 캐스트가 결국 우리는 그냥 이정 도 밖에 안된다는 사실을 각인 시키는 것이기에 좀 더 혁신적인 서비스와 과감한 투자를 하는 것을 모습을 보고 싶다.’

  3. 하이컨셉 댓글:

    음 … 뭔가 무지 의미심장하게 읽히는 포스트네요 …

  4. 잘 읽고 갑니다.. 이미지 맘에 쏙 들어서 제 블로그에 담아갑니다.

  5. 회사와 나를 동일 시 하고, 회사의 일이 곧 나의 꿈인 상태로 워크홀릭 처럼 살면 기업의 위기가 곧 나의 위기일 수 있다

  6. 회사생활에서 직딩에게 변화지 않는 진실 – 가급적 회사와 나를 별개로 놓고 보고 장기적으로 자신의 브랜드와 내실을 다지라는 충고였다.